Team ORCA

오르카 조직AU

이것도 진짜 지우고 싶은데…

안 되겠죠… 참을게요

오르카 조직AU... 쥬 헤더+권총 반 해커 결 스나이퍼 견 근접(단검) 온 스파이일 것 같단 상상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에서 정확히 미간만을 노리는 강지우 근데 우위에 있는 상황이어도 상대의 고통을 즐기는 타입은 아니라서 그냥 단숨에 보내주기 위해서 미간을 노리던 거였는데 어느 날 기계적으로 급소부터 찾는 자신 보면서 허탈하게 웃는 날도 있었을 것 같음…

맨날 여유롭게 정보 빼가고 어쩐지 얄밉기까지 해서 원한을 좀 많이 샀을 듯 어쩌다 아지트 위치 털려서 다른 조직원들 쳐들어왔는데 반 CCTV로 입구 지켜보다가 호출 버튼 누름 반요한 도움 요청 받은 본부 비상 걸려서 급하게 찾아갔는데 이미 피비린내가 훅 풍기는 아지트… 작게 욕설을 내뱉으면서 들어서니까 피 뒤집어쓴 반요한이 보이는 거임 근데 그게 반요한만의 피는 아니었고… 반요한이 두뇌 싸움에 강한 거지, 그렇다고 육탄전에 나쁘다는 말이 절대 아니었음을 몸소 증명함

제일 먼저 훈련받은 것은 숨을 죽여 기척을 숨기는 일… 하지만 그 고된 훈련이 있음에도 변수란 존재하다는 것 다른 조직과의 협상 자리에서 혹시 모를 상황에 멀리서 대기하고 있었던 날 위치가 발각됐고, 협상 결렬로 팀원이 크게 다쳤음 그때 무너질 듯한 표정을 처음 보인 결 그 후 필사적으로 변수가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함 겨울엔 꼭 얼음을 입에 물어 입김을 없애던 [더보기] 

 초반엔 많이도 울었음 어떻게 내가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지…? 사람을 죽이라는 명령이 처음 떨어졌을 때는 그 직전까지도 고민함 휘두르는 검에 망설임이 있다는 걸 안 상대가 조소를 흘리고 견을 죽이려 하자 그래도 살고 싶었던 견은 결국……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했음에도 자기 혐오가 밀려왔음 지금은 몸에 상처가 많이 늘어난 만큼 경력이 늘면서 멘탈이 전보다는 단단해짐 패배를 직감한 순간에는 급소를 향하는 칼을 손으로 막아서 피해를 줄일 정도로 베테랑인 견 하지만 여전히 살인이 목표인 임무를 나간 다음 날은 꼭 빨개진 눈가가…

 온라온은 제일 비밀로 무장된 멤버고 온라온이라는 이름조차 본명이 아닐 거라는 추측이 난무함 신원이 밝혀지는 순간 끝이니까…… 미인계 진짜 잘 쓸 듯 어어 하는 순간 그냥 넘어가는 거지 일처리는 깔끔하지만 임무 하나에 상처 하나는 기본이라서 팀원들 피 말리기 부동의 1위 다른 조직에 잠입할 때 하제라는 이름을 쓴다는 건 아무도 모름 그걸 알게 되는 사람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에

01 - 무기가 아닌 한계

“칼, 부러졌네.”

“….”

“어떻게 싸울 거야?”

명백한 도발이었다. 오르카의 견성하는 유명했다. 일대일 근접전으로는 진 적이 없다는 사람. 그와 한 번이라도 싸운 사람들은 질 것을 직감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에게서 무기를 빼앗는다면? 제 아무리 괴물이라고 불리는 사람이어도 도구가 없으면 제 능력을 백 퍼센트 발휘하지는 못 할 것이다. 어두운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래, A는 그 화려한 몸놀림이 질투났다. 그걸 한편으로는 경외하면서도, 그를 꼭 제 손으로 망쳐버리고 싶었다. 그래서 오랜 시간을 계획했다. 그에게 접근해서 친분을 가장하고, 몰래 장소를 섭외하고…… 고대하던 계획이 성공한 순간, A는 승리를 확신했다.

이겼다. 견성하를, 내가 망칠 수 있다.

전율이 온몸을 휩쓸었다. 그의 무수한 승리 기록에 단 하나의 줄을 긋는 것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실패 말이다. 이제 견성하는 전만큼 사람을 믿지 않을 것이다. 마음 하나를 줬다가 지기 바로 직전이니까. 조소가 흘렀다. 그러나 그 생각이 뒤집힌 것은, 시야도 함께 뒤집혔을 때였다. 방금…… 뭐였지? 성하의 신속하고도 정확한 움직임에 A가 제압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상황이 역전됐다. 우위에 선 사람이 바뀌었다. 무술 잘한다는 말 없었잖아. 계획이… 당황스러움에 목소리가 떨려서 나오는 것조차 몰랐다. 아니다. 목소리를 제대로 내고 있기는 한 건가. 쉴 틈 없이 가해지는 고통에 정신을 부여잡고 있기가 힘들었다. 씨발. 이 새끼, 누가…… 칼 잡게 했어? 콜록, 마른 기침을 뱉었다. 성하는 발개진 눈으로 A를 그저 내려다 봤다. 네게 무기가 아니라 한계를 뺏었구나. 생각은 더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암전이었다.


02 - 내 이름은

“이름이 뭐야?”

“하제. 하제라고 불러.”

온라온은 처음부터 시드 소속이 아니었다. 시드에게도 그는 똑같은 스파이였다. 그러다 ‘시드 내부에 비밀스러운 팀이 있다. 그 정보를 알아오라.’는 위험도 높은 임무를 받게 됐다. 라온은 고민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임무를 거절하는 건 라온으로서도 패널티가 높은 선택이었다. 또, 개인적인 궁금증이 일기도 했고. 

문제는 팀에 어떻게 섞이냐였다. 경계심이 강할 텐데. 그래서 라온은 일부러 상황을 조작했다. 팀 소속 해커를 습격해서, 지나가던 자신이 극적인 상황에 도와줄 수 있도록. 은혜를 아는 그가 자신을 팀까진 아니어도 시드로 이끌도록. 예상대로 반요한은 라온을 시드로 데려갔다. 그러다 얼떨결에 임시 팀원이 됐지만 그것도 '하제'로서는 큰 수확이었다.

생활은 제법 재밌었다. 이게 다 거짓이라는 걸 잊을 정도로. 라온은 가끔 하제의 본분을 망각한 것처럼 굴었다. 팀장이 차려주는 밥을 먹고, 반요한의 아지트를 구경하고, 견성하와 함께 놀아보고. 그러다 서문결이 하제의 목숨을 구해줬을 땐 기분이 정말 이상했다. 다른 사람이라면 하제가 죽도록 방관했을 텐데. 아니면 크게 다치기 전까지 냅두거나…. 처음 겪어보는 상황이라 이게 무슨 감정인지 몰랐다. 명명할 수 없었다. 그냥 이상하다는 말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알고 싶었다. 그래서일까. 임무를 질질 끌게 되었던 건….

“하제야. 나는 우리가 정식으로 팀이 됐으면 좋겠어.”

시드에 소속된 지도 벌써 반 년이 되어갔다. 강지우가 오랜 시간 뜸을 들이길래 무슨 말인가 했더니, 팀에 들어 오란다. 그제서야 위기감이 들었다. 끝내야 한다. 이건 엄연히 임무였고 저는 실패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이제 무슨 감정인지 알겠다. 그동안 한 번도 정에 휩쓸린 적 없었는데. 입술을 꽉 깨물었다. 생각…… 생각해볼게. 라온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도망치듯 떠났다.

“사실 우리랑 팀 하고 싶지?”

“…야. 너는 모르겠지만, 이 이름 알면 죽어야 돼.”

“야, 너, 아니고 형.”

“지금 그게 중요해?”

“응, 중요해.”

그런 하제의 흔들림을 교묘히 이용하는 쪽은 요한이었다. 늦은 밤, 다짜고짜 찾아와서는 하는 말마다 얄미웠고 또 정곡이었다. 시답잖은 말장난에 주먹을 꾹 쥐었다. 머리통을, 그러니까…. 날려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그럴 수 없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우린 네가 일부러 접근한 거 알고 있었어.”

“알고 있었다고…?”

“어.”

“그런데 왜…….”

“왜 가만 뒀냐고? 너 지금 우리 해칠 수 없잖아.”

겨우 휘두른 건 힘이 전혀 실리지 않은 칼이었다. 하지만 요한은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볼에 상처가 났다. 피가 흘렀고……. 안 맞을 수 있었잖아. 피하지 않는 반요한, 그게 걱정되는 온라온……. 정신이 퍼뜩 들었다. 나 지금 하제가 아니면 안 되잖아. 하제는 혼란스러운 낯으로 점점 뒷걸음질 치더니 그대로 도망쳤다.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지우가 한숨을 쉬었다.

“너 때문에 도망갔잖아. 우리가 얼마나 공 들였는지 알면서.”

“아니. 장담하는데, 하제 다시 와.”

하제가 그렇게 사라진 날로부터 정확히 일주일이 지났나. 그날은 매서운 폭우가 내렸다. 잠시 전화를 받으려 강지우가 건물 밖으로 나왔을 때였다. 문 앞에 익숙한 인영이 쭈그려 앉아 있었다. 그 아래 빗물이 붉었고 꼴도 온통 엉망진창이었다. 지우는 헛웃음을 지었다. 짜증나게도, 반요한은 모르는 게 없었다. 지우가 나오는 소리를 들었는지 하제가 고개를 세웠다. 그의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대충 봐도 여기저기 상처가 나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하제야.”

“형, 나…… 다 정리하고 뛰어 왔는데. 늦었어?”

“아니, 딱 맞춰서 왔어. 환영해.”

“…다행이네. 내 이름은, 하제가 아니라 온라온이야.”

그 말을 마친 하제, 아니, 라온이 그대로 엎어졌다. 몸은 붉은 기였는데 입술만은 파랬다. 몸이 차다는 반증이었다. 비 때문에 피는 계속 흐르는데, 체온이 내려가기까지 했다. 여기까지 왔는데도 용기가 없어서 문을 열지 못 했나 보다. 진짜, 못 말리는 막내가 생겼다. 그렇게 강지우는 부산스럽게 그를 안으로 옮겼다. 얘들아, 막내 아프다! 그것이 팀 오르카의 시작이었다.


03 - 강지우가 지킨 것

“…드디어 혼자네?”

어쩐지 아까부터 예감이 불길하더라. 오르카가 오랜만에 나온 합동 임무였는데 수적으로 열세였다. 고작 다섯 명이서 감당하기엔 사람이 너무 많았다. 정보에 차질이 있었나. 고전을 면치 못 하며 상대하다보니 어느새 혼자가 된 강지우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 그 앞을 막아섰다. 아, 이래서였나. 지우는 무감정하게 앞에 선 이를 훑었다. 이제 남은 탄창이 없었다. 몇 발 쐈더라. 전혀 그럴 상황이 아니었지만 머릿속으로 천천히 정리해갔다. 미치겠네. 입 안을 짓씹었다. 남은 총알이…… 없었다. 그걸 아니까 지금 나타났구나. 저 새끼 다 보고 있었어.

“전부터 네가 쥐뿔도 없는데 헤더랍시고 설치는 거 마음에 안 들었어.”

“그래? 그럼 죽여보든가.”

여유롭게 맞받아치고는 있지만 생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최상의 컨디션이라면 총이 없어도 절대 지지 않을 테지만 지금은 길어진 싸움에 매우 지친 상태였으니까. 그래서 강지우는 제일 잘하는 걸 했다.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 몸을 재빨리 굴려 제가 그 전까지 상대한 적의 시체에서 총을 빼왔다. 자세를 바로잡아 조준을 가다듬을 새가 없었다. 재빠르게 총을 올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머리가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았다. 탕! 상대가 쓰러졌다. 끝났다. 저절로 앓는 소리가 났다. 벽에 기대 잠시 숨을 고르고 있자 저 쪽도 상황이 정리됐는지 팀원들이 뛰어 오는 게 보였다.

“우리 막내! 변장한 채로 싸우느라 힘들었지.”

“지금 형이 내 걱정 할 때야?”

제 말에 라온이 작게 타박했다. 싸움 중간부터 지우가 없다는 걸 눈치챘지만 도저히 따라올 여건이 안 됐다는 것 같았다.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보고는 나중에 자세히 하고, 얼른 복귀하자. 너네도 꼴이…….”

엉망이다. 그러나 뒷말은 삼켰다. 낯이 다 죽상이어서. 반요한도 아닌 척 하지만 걱정한 얼굴이었고, 서문결도 그런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견성하는 말할 것도 없이 아직 훌쩍이는 중이었고. 아직 상처가 아린데도 웃음이 났다. 아까 들은 말을 곱씹었다. 능력도 없는데 헤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니. 그렇다기엔, 팀원들이 저를 의지하는 게 눈에 보였다. 헛생각 할 여지가 없었다. 오늘 강지우가 지킨 건 자신이 아니라 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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