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헌] 고등학교 AU +

백업 by 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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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말 주의

* 매우 짧음

* 썰글

* 릴리 언니의 본편 보러 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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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재현이의 고백 아닌 고백 그 뒷얘기 하기 전에 재현이가 도헌이를 본 첫 순간 얘기부터. 재현이는 사실 모범생 스타일임. 근데 이제 훈남을 곁들인. 그래서 재현이는 도헌이 입학식 때 모범생이라는 이유로 뒤에 서있었어. 물론 재현이는 수업 시간에 빠져서 좋기도 했어. 한편으로는 걱정도 됐지만. 아무튼 재현이는 진짜 멍하게 있었어. 올해 선도부를 할까 생각했지만 2학년이라서 일부러 안 한 게 갑자기 생각났어. 재현이는 내년에는 선도부 꼭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1학년들을 둘러봤어. 그리 눈에 띄는 애들은 없어서 다시 딴짓을 하려는데 예쁘장한 아이가 있었어.

눈매도 둥글둥글하고 속눈썹이 길게 뻗어있고, 머리를 하나로 땋아서 분홍빛이 도는 리본으로 묶은 아이였어. 재현이는 게이여서 여자애였다면 오 예쁘네, 하고 지나쳤겠지만 재현이는 이내 그 아이가 남자아이라는 걸 알아챘어. 그래서 굉장히 관심이 갔지. 그래서 재현이는 입학식이 진행되는 내내 그 아이만 쳐다본 것 같아. 보니까 웃는 게 예쁜 아이였어. 대충 그 아이에 대해 알아보니 1학년 3반이래. 재현이는 어떻게든 그 아이와 친해지고 싶었어. 이름도 모르는 아이인데 말이야. 그니까 한 눈에 알아봤다고 해야하나? 자신의 운명의 짝을?

재현이는 그 아이와 어떻게 친해져야 할지 많이 고민했어. 물론 요즘은 시대가 발달해서 마음만 먹으면 인스타로 디엠을 보내서 친해질 수 있었고 번호를 딸 수 있었지만 굳이 그렇게 억지로 친해지고 싶지 않았어. 재현이는 원래 자연스레 상대방이 다가오는 걸 추구하는 스타일이거든. 그래서 생각을 해봤는데 방법이 하나밖에 없었어. 선도부에 들어가서 교문 단속을 하는 것.

참 아이러니했어, 2학년이어서 선도부를 할까말까 했는데 이제와서 선도부가 하고 싶어지다니. 그러나 신께서는 재현이에게 기회를 잘 주시지 않았어. 그렇게 재현이의 2학년은 일방적인 짝사랑으로 끝나나 싶었지.

그러다가 선도부 모집을 했어. 재현이는 바로 신청했고 당당히 합격했지. 그렇게 교문 단속을 하며 그 아이를 많이 봤어. 아, 물론 2학년 생활을 하면서 그 아이의 이름을 알게 됐지. 박도헌, 남자애들이 여자, 이성애자로 착각하고 고백했다가 다 실망하고 떠난다나 뭐라나. 재현은 어이가 없었어. 그건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외모를 좋아하는 거 아닌가?

재현이는 교문 시간 단속을 하면서 도헌이를 많이 봤어. 항상 한 여자아이와 함께 등교하더라고. 일주일에 한 두번도 아니고 매일 같이. 혹시 애인인가 하고 봤는데 가저 친구더라고. 내심 안심은 했지만 사실 마음 한 켠에서는 불안한 마음이 있었어. 둘 중 하나가 마음을 품고 있었을지도 모르니. 아무튼 재현이는 선도부가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도헌이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는 걸 느꼈어. 도헌이가 자신을 볼 때면 귀가 빨개지고 눈이 마주치면 화들짝 놀라더라고. 게다가 가끔씩 여자애와 하는 대화에서의 주제가 재현일 때도 있었어. 눈치 빠른 재현을 결론 내렸어. 도헌이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그렇게 한 달 정도 서로 눈치만 봤을까, 번호를 주고 받은 거야. 그리고 도헌이가 재현이가 있는 상담부에 들어오고 재현이가 고백 아닌 고백을 도헌이에게 하고. 여기까지가 재현이의 이야기였어. 이제부터는 그 뒷이야기를 해줄게.

재현이랑 도헌이는 말만 안 했지 서로 알았어. 우리가 서로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그니까 그야말로 썸 타는 거였어. 남들이 가는 카페도 가고 인생네컷도 찍고. 게다가 둘은 같은 동아리여서 만날 일이 많았지. 둘만 동아리방에 있을 때는 손도 잡고. 재현이는 도헌이가 손 잡을 때마다 놀라고 얼굴 빨개지는 게 귀여웠어. 

한 번은 그런 일도 있었다? 도헌이가 재현이한테 물어봤어. 선배는 고백 받아봤어요...? 사실 도헌이가 불안해서 물어본 게 맞아. 너무 잘생기고 공부 잘 하고 다정해서 인기가 많았거든. 그 말에 재현이는 웃으면서 대답해줘. 안 받아봤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근데 받아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다 거절했어. 이러면서 싱긋 웃어주는데 도헌이 얼굴 빨개져서 고개 푹 숙였다는 얘기.

그렇게 썸을 한 3개월 정도 탄 것 같아. 그러다가 재현이가 도헌이랑 동아리 활동 둘이서 하고 동아리방 정리 다 끝나고 교실에서 고백했어. 

도헌아 잠깐 할 얘기 있는데. 네? 도헌이 ㅇㅅㅇ 이 표정 짓고 있는데 재현이가 도헌이 쪽으로 왔어. 도헌이 앞에 서있는데 도헌이는 재현이와의 키차이가 이렇게까지 설렜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 재현이가 도헌이한테 말해. 난 너 좋아하는데 넌 나 어떻게 생각해? 저는... 도헌이 당황해서 뭐라고 말해야할지 고민하기 시작했어. 사실 대답은 뻔했지. 좋아한다고 말하면 됐으니까. 이런 도헌이의 필터링을 알아채기라도 했는지 재현이가 말했어. 도헌아 나는 너 마음을 솔직하게 얘기해줬으면 좋겠어. 전... 저도 선배 많이 좋아해요. 나랑 사귈래요...? 그래, 고마워. 도헌아 키스, 해도 될까? ...네. 그렇게 둘이서 교실에서 키스하고 손 잡고 집 갔어. 그렇게 둘이 사귀게 됐다는 얘기야.

선배, 선배 나 말고 다른 사람한테 다정하게 대해주지 마요. 나 질투 날 것 같아요.


너나 적당히 예뻐. 이렇게 예쁜 사람 나만 보고 싶은데,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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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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