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17 영원의 계곡
월드 5 마계-버닝캐니언
[EPSIODE] 마신 듀엘 걱정 받는 건 익숙하지 않다구!
엘리시스 “제로? 여긴 어떻게..”
제로 “그건 제가 묻고 싶은 말입니다. 여러분은 마계에 무슨 일이신가요?”
아르메 “우리야 말하자면 이야기가 좀 길어지지.”
카일 “어? 정말 우리편이었어?”
오즈 “흥, 저놈에게 같은편이랄 게 있을리가?”
제로 “마, 마스터..”
신디 “마스터?”
오즈 “말 그대로다. 내가 이 실패작을 만든 장본인이니 말이다.”
레이 “그게 무슨 소리야?”
제로 “……”
오즈 “기껏 내보냈더니 왜 다시 돌아온 거냐?”
제로 “마스터께서 살아계신 줄 알았다면 더 빨리 돌아왔을 겁니다. 전 정말 그란을 증명하는 것 밖에 남지 않았다 생각했어요.”
오즈 “증명이 필요한 건 실패작인 너겠지. 그란다르크는 이미 완벽하다.”
에이미 “무슨 말을 저렇게 심하게 한담?”
오즈 “그래서 무슨 수로 자신을 증명하려고 했지? 듀엘이라도 쫓아 다닌건가?”
제로 “그, 그렇습니다. 듀엘의 발자취를 쫓았고, 그를 따라 마계로 돌아왔습니다.”
라스 “잠깐만, 그러면 듀엘이 지금 마계에 있단 말이야?”
레이 “듀엘? 듀엘이라면 그 듀엘?”
오즈 “자세한 얘기를 들어봐야 겠군.”
아르메 “아, 바람 좋다!”
엘리시스 “여기서 이렇게 쉬고 있어도 되는 건지 모르겠어.”
리르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선 한 걸음 쉬어가는 것도 중요해요.”
아르메 “맞아. 서둘러서 좋을 것 하나 없어.”
엘리시스 “그건 알지만, 너무 나한테만 신경 쓰는 것 같아 그래.”
리르 “그건 엘리시스 님이 좀처럼 긴장을 풀지 못하니까 그렇죠.”
엘리시스 “알겠어. 쉴 때는 확실히 쉬도록 할게.”
아르메 “엘리시스는 옛날부터 그게 문제야. 도통 책임감을 내려놓을 줄 모른다니까?”
엘리시스 “나는 그랜드체이스의 리더니까. 처음엔 우리 셋 뿐이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친구들이 함께하고 있잖아? 점점 책임감이 더해지는 거 같아.”
아르메 “그러니까 그 부담감 좀 덜어 놓으라구!”
리르 “후훗, 엘리시스 님 답네요. 지금은 그랜드체이스 대원들만 있는 것도 아니니까.”
아르메 “하긴, 카일과 신디도 있고, 여기선 제로도 만났으니..”
리르 “정말 생각지도 못한 재회였어요.”
엘리시스 “제로의 말대로라면 듀엘도 이 마계 어딘가에 있다는 건데..”
아르메 “듀엘은 멸망한 에이션트 마족의 생존자랬지? 설마, 지금 마계가 혼란한 틈을 타서 무슨 음모를 꾸미려는 걸까? 신강경파, 헤이타로스만으로도 벅찬데..”
리르 “괜히 디오님이 베이가스를 설득하겠다는 게 아니었군요.”
아르메 “설득한다고 될까? 베이가스가 우리편이라니.. 그건 그거대로 상상이 안가는 걸?”
엘리시스 “적의 적은 아군이 될 수도 있지. 비록 일시적인 동맹이라도 말이야.”
리르 “그가 우리편이 된다고 해도 승산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듀엘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겼으니까요.”
아르메 “애초에 듀엘의 노림수가 뭔지도 모르고.”
아르메 “제로는 에이션트 마족들의 터전이었던 이 천공 도시에 듀엘이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여기 나타날 낌새는 보이지 않는단 말이야?”
엘리시스 “다행으로 생각해야지. 현재 우리들만으로는 듀엘을 상대하기 벅차.”
아르메 “카일은 좀 어때?”
엘리시스 “카일 말이야? 기본기가 없긴 하지만 재능이 없는 건 아니야. 아니 오히려 검에 대한 센스는 뛰어난 편이야.”
리르 “엘리시스 님이 칭찬할 정도라니...”
엘리시스 “하지만, 검에 기운이 실리지 않아. 주문에 마나가 실려야 온전한 마법이 되잖아? 마찬가지로 검술에는 내력이 실려야 제대로 된 위력이 나와. 하지만, 지금 카일에게는 그런 것이 전혀 없어. 앞으로 있을 싸움에선 지금의 카일을 전력으로 생각해선 안돼.”
리르 “저렇게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엘리시스 “맞아. 그래서 나도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있는 거니까. 하지만 무엇보다 지금 카일에게 중요한 건 몸을 회복하는 거야.”
아르메 “으음, 고칠 수 있다면 좋겠는데..”
리르 “레이님의 지병을 고쳤다는 오즈 박사님의 실력을 믿어봐요.”
엘리시스 “그래, 지금은 그거 이외에 방법이 없어.”
카일 “어때?”
오즈 “흥, 역시 헛수고였군. 내가 아니라 다른 누가 와도 고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카일 “그렇게 심각하게 아픈 거란 말이야?”
오즈 “영혼의 그릇이 깨진 상태라고?”
카일 “응, 그랑디엘은 분명 그렇게 말했어.”
오즈 ‘그랑디엘이란 녀석.. 일부러 숨긴 건가..’
오즈 “깨진 것이라면 차라리 고칠 방법이 있었을 거다. 하지만 네 경우는 다르다. 깨진 게 아니라 영혼 자체의 구속력이 약해져 있어. 원래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흩어지고 있다. 창생의 말로란 그런 것이지.”
제로 “그럼 이 소년도..?”
카일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오즈 “방법이 없단 얘기다.”
카일 “다행이야.”
오즈 “다행.. 이라고?”
카일 “응, 차라리 방법이 없다고 하니 속이 시원하네. 더 이상 고치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는 거잖아?”
카일 “다른 사람들에겐 나를 고쳤다고 얘기해줘. 나 검성 카일! 사람들에게 걱정 받는 건 익숙하지 않다구!”
오즈 “별난 꼬마로군.”
카일 “아, 맞다! 저기.. 나 가끔 환청? 환각? 그런걸 듣고 보는데.. 이것도 몸이 아파서 그런 거야?”
오즈 “환청이라..”
카일 “응. 누구의 목소리인지는 기억나지 않아. 분명 굉장히 익숙한 목소리인데..”
오즈 “그렇다면 환청이라기 보다는 네게 심어진 본능같은 거겠지.”
카일 “본능?”
오즈 “흥, 창조자의 성향을 따르는 것이 피조물의 본능이건만.. 이놈이고 저놈이고 죄다 본능에 저항하는 군.”
제로 “저, 저는 딱히 마스터에게 반항하지는..”
오즈 “누가 끼어들어도 된다고 했지?”
제로 “죄송합니다, 마스터..”
오즈 “네 성향에 맞지 않는다면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는 없다. 속삭임에 따르건 그러지 않건 전적으로 네 선택이다.”
알프레드 “여기 계셨군요. 오즈 박사님. 도련님으로부터 연락이 도착했습니다.”
레이 “디오도 제법인 걸? 아버님 뿐만이 아니라 연옥 자체를 해방시키다니…”
아르메 “처음 계획은 몰래 베이가스를 구출하는 것 아니었어?”
엘리시스 “지크하트가 함께 갔잖아. 그 둘이 몰래 잠입하는 모습이 상상이 가?”
라이언 “분명 시원하게 뒤집어 놨겠지.”
알프레드 “도련님께서는 이 기세를 몰아서 움직일 거라 말씀하셨습니다. 이대로 버닝캐니언의 영지도 탈환하시겠다고..”
진 “버닝캐니언 영지도 적의 수중에 들어간 상태인가?”
알프레드 “예, 그렇습니다.”
알프레드 “연옥에서 해방된 마족들이 각지로 돌아가 신 강경파에 맞서 싸울 테지요. 도련님은 그들과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려는 것 같습니다.”
엘리시스 “그럼 우리도 그곳으로 향해야겠군.”
로난 “그렇군요. 우리가 합류해 협공을 한다면 분명 버닝캐니언 영지를 탈환할 수 있을 겁니다.”
[17-1] 숲에 남은 전흔 예사롭지 않은 흔적이야.
카일 “나무랑 수풀이 모두 새빨게!”
신디 “그러게. 정말 불타는 듯한 색깔이야.”
알프레드 “이 일대에서 나고 자라는 식물은 모두 이처럼 붉은 색상입니다. 멀리서 보면 마치 큰불이 나 활활 타는 것처럼 보이지요. 버닝캐니언은 여기서 비롯된 명칭입니다.”
진 “버닝캐니언이라길래 정말 불타고 있는 계곡일 줄 알았는데”
신디 “크림슨리버도 진짜 피가 흐르는 곳이 아니라 아름다운 강이었잖아요.”
카일 “하지만 크림슨리버는 빠지면 무사하지 못한 무시무시한 장소였는걸?”
아르메 “여기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인 것 같긴 하지만..”
라스 “예사롭지 않은 흔적이야. 굉장히 위험한 몬스터가 살고있나 보군.”
알프레드 “몬스터가 아닙니다. 마계에서 제일가는 검사들이 격돌한 흔적이죠.”
카일 “마계제일의 검사?”
알프레드 “예, 버닝캐니언 가의 전대 가주이신 베르너 님과 에이션트 마족 듀엘. 두 사람은 에이션트 대전 당시 이곳에서 격돌했습니다.”
제로 “듀엘!”
알프레드 “에이션트 마족 듀엘의 검 이클립스엔 특이한 마력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전투의 흔적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겁니다. 검흔에 서린 기운 때문에 이 영원한 숲은 사람이 살 만한 장소가 못됩니다. 물론 그 기운에 이끌려 온 몬스터들도 있지만요.”
알프레드 “저들처럼 말입니다.”
신디 “역시 위험한 장소네요.”
라이언 “무슨 몬스터가 이렇게 많아?”
에이미 “영지 앞에 몬스터가 들끓는데 그냥 놔둬도 되는 거에요?”
레이 “함부로 몬스터의 생태계를 파괴하면 안되지. 몬스터도 생명이야, 생명.”
진 “제일 신나게 생태계를 파괴한 것 같은데…”
[17-2] 버닝캐니언의 죽음 아버지의 복수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해할 수 없어.
엘리시스 “전투 흔적이 온 사방에 널려있어.”
라스 “그만큼 전투가 치열했다는 얘기겠지.”
로난 “베르너 님은 정말 강하셨군요.”
알프레드 “예, 강한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그분도 듀엘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듀엘의 검이 베르너 님의 심장을 꿰뚫었지요.”
신디 “그럴수가!”
라이언 “그럼 듀엘이 디오의 원수..?”
알프레드 “분명 베르너 님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듀엘이나 디오 도련님께서는 복수를 할 생각은 없으신 듯 합니다. 전쟁 중의 죽음은 누구를 탓할 수 없는 법이라고 말씀하셨죠.”
로난 “분명 전쟁은 개인의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로난 “하지만 아버지를 살해한 상대에게 그럴 수 있다니.. 놀랍도록 이성적인 분이시군요.”
알프레드 “그 때문은 아닐 겁니다. 도련님은.. 베르너 님이 살해 당한게 아니라 그 자신이 목숨을 던졌다고 생각하고 계신 듯 합니다.”
엘리시스 “……”
엘리시스 “……”
레이 “어? 맞다, 여기 하피들이 살았었지? 파닥이들 오랜만이네.”
칼날바람 하피 “저, 저 분홍머리!”
돌개바람 하피 “우리는 저 악마를 기억하고 있다!”
에이미 “응? 하피들이 유난히 소란스러운 걸요?”
아르메 “방금 레이를 보고 반응한 것 같지 않았어?”
레이 “내가 뭐?”
아르메 “쟤들 할 말이 많은 눈치인데..”
신디 “뭔가 수도원에서 겪은 듯한 익숙한 패턴이네요.”
카일 “왜 날 쳐다봐?”
[17-3] 하르피아의 원한 버드맨 정말 좋아했는데!
아르메 “말해 봐. 어떤 원한이야?”
레이 “몬스터를 상대로 원한을 살 일이 뭐 있어?”
라이언 “흠.. 과연 그럴까?”
아르메 “넌 여기에 하피가 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잖아.”
레이 “그거야 당연하지. 어렸을 때부터 이 일대는 디오와 나의 놀이터 였는걸.”
레이 “맞아! 그 때 레슬러 버드맨이 엄청 유행했었거든? 버드맨 복장을 만들겠다고 하피들을 얼마나 쫓아다녔던지.”
엘리시스 “그래서 하피의 깃털을 죄다 뽑고 다녔단 말이지?”
신디 “하피들이 레이 님을 보고 기겁할 만 하네요.”
진 “그런 사무친 원한이라면 곱게 지나가긴 글렀군.”
하르피아 “감히 스스로의 발로 다시 찾아오다니!”
레이 “어머, 너 기억난다. 오랜만이네?”
하르피아 “그래! 무척이나 오랜만이지. 내 날개의 깃털을 전부 뽑아가던 네 악행을 하루도 잊은 날이 없다.”
레이 “에이. 깃털갈이 했다고 생각해, 그냥.”
하르피아 “기, 깃털갈이라니.. 그것 때문에 나는 오랫동안 날지 못했지. 하지만, 그 고통의 나날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 날개는 2배로 커졌고, 이제 여왕이 되었지!”
레이 “말하자면 내 덕분에 여왕이 된 거네?”
하르피아 “오냐, 네 덕에 여왕이 되었으니 그 힘을 보여주마!”
하르피아 “여왕의 이름으로 명한다. 모두 공격하라!”
아르메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전개군.”
신디 “게다가 익숙하구요.”
하르피아 “분..하다.”
레이 “레슬러 버드맨의 유행이 지나간 것을 다행이라 생각해.”
에이미 “왜요? 아니면 또 깃털을 뽑아버리게요?”
아르메 “그만둬. 그럼 다음엔 날개가 3배쯤 커져서 복수를 하려고 할 수 있잖아.”
진 “글쎄 이 정도로 당했는데 다시 복수하려고 할까?”
라이언 “그만한 날개가 있다면 날아서 도망가는 게 현명한 선택일걸?”
[EPISODE] 비겁한 한 수 이 고집불통 같으니라고!
피터 “말도 안되는 짓 그만둬! ”
베르너 “어쩔 수 없어. 시간을 끌면 전황만 불리해질 뿐. 듀엘과 그 군대를 갈라놓지 않으면 계속해서 피해만 늘 거야.”
피터 “그래서 네가 미끼가 되어 듀엘을 따로 불러내겠다고? 정신차려! 넌 마족연합군의 총사령관이야!”
베르너 “총사령관이니 이 문제를 해결할 책임이 있는 걸세.”
피터 “그런 일은 헤이타로스 같은 녀석에게 맡겨. 헤이타로스가 오래 전부터 듀엘과의 승부를 기다려왔다는 거 알잖아? 두말하지 않고 냉큼 수락할 걸?”
베르너 “그래. 헤이타로스라면 일대일로 승산이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전장에서 붙는다면 그 누구도 듀엘의 군대를 이길 수 없어. 듀엘 입장에서 헤이타로스와의 일대일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네. 그는 결코 응하지 않을거야.”
피터 “그건..”
베르너 “나 뿐이네. 연합군의 수장인 내가 휴전 요청을 해야 듀엘이 의심하지 않고 응할 것이네.”
피터 “휴전 요청인 것처럼 위장 한다니.. 그런 비겁한 수까지 써야한단 말이야?”
피터 “네 명예가 마계의 심연으로 곤두박질 칠 거다.”
베르너 “지금 이 순간에도 병사들이 무의미하게 희생되고 있네. 이 한 수로 전쟁을 종결 지을 수 있다면 내 명예따위 기꺼이 내놓지.”
피터 “명예를 잃는 걸로 끝날 것 같아? 아마 네 놈의 아들은 아비 얼굴을 다시 보지 못 할 거다.”
베르너 “그래, 그럴 수도 있지. 속였다는 사실을 깨달은 듀엘이 날 가만히 둘리가 없으니까.”
피터 “뭔가 다른 방법이..”
베르너 “다른 방법은 없네. 행여 날 따라가겠다는 소리는 하지 말게. 듀엘은 조심성이 많아. 혼자가 아니면 응하지 않겠지. 내 목숨과 명예를 걸어야만 겨우 속일 수 있는 상대야.”
베르너 “그러니 잊지 말게. 내가 그의 발목을 잡아두고 있는 동안 반드시 에이션트 마족군을 전멸시켜야 하네. 그게 자네 역할이야.”
[17-4] 야음을 틈타서 흥미로운 장치로군요.
에이미 “아얏.”
진 “에이미 괜찮아? 어디 다친 거야?”
에이미 “힝~ 나무뿌리에 걸렸어. 이거 너무 어두운 거 아냐?”
진 “해도 저물었는데 좀 쉬어가면 안될까?”
알프레드 “조금만 참아주십시오. 도련님은 연락하기 전에 이미 출발하셨을 겁니다. 합류하려면 저희가 서두르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엘리시스 “그래, 다들 조금만 더 힘내자.”
알프레드 “이상하군요. 이 늦은 시간에 이들은 뭘 하고 있던 걸까요?”
라이언 “저길 봐. 이 녀석들 저것 때문에 여기 있던 거 아냐?”
라스 “저건.. 무슨 장치 같은데?”
오즈 “어디 내가 한 번 보도록 하지.”
제로 “조, 조심하세요. 마스터.”
오즈 “걱정은 됐다. 흠, 이건 에너지 집결장치 같은데?”
마리 “에너지 집결장치?”
오즈 “거창한 건 아니고, 이 땅의 에너지를 끌어다 쓰는 장치지. 일종의 증폭 장치랄까?”
아르메 “그런 게 왜 여기에..”
[17-5] 수상한 장치 신강경파는 무슨 꿍꿍이 속이지?
오즈 “저들은 아무래도 이 곳의 에너지를 추출하고 있던 모양이군.”
마리 “이 땅에 뭔가 특별한 에너지라도 있는 건가요?”
진 “아! 혹시 듀엘의 이클립스가 남겼다는 특별한 기운을 채취하는 건가?”
오즈 “그런 건 아닐세. 말 그대로 야전에서 쉽게 쓸 수 있는 에너지를 보급하는 장치일 뿐이야. 마계의 군대에서 흔히 쓰는 장치지.”
로난 “그거 이상하군요. 저들 신강경파는 이미 이곳 버닝캐니언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야전부대에서나 쓰는 에너지 보급 장치를 쓸 이유가 있습니까?”
오즈 “나야 군인이 아니니 알 수 없지.”
라스 “아무래도 다른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것 같군.”
엘리시스 “맞아. 이유없이 야간 작전을 수행하지는 않겠지.”
신강경파 군인 “으윽.”
신강경파 군인 “제기랄. 이게 웬 날벼락이람?”
신강경파 군인 “상급부대 야간 순찰 때문에 연장 작업인 것도 억울한데.”
신강경파 군인 “일단 도망가자.”
신디 “저것 보세요. 여기에도 에너지 집결장치가 있어요!”
마리 “각 에너지 집결장치를 중계기로 활용하고 있는 듯 보여요.”
엘리시스 “이 정도 대규모라면, 상당히 큰 전초기지인 것 같은데..”
로난 “더더욱 알 수 없군요. 점령지에 뒤늦게 전초기지라니.”
[17-6] 양블린 야심가 재등장! 설마 나를 잊은 건 아니겠지?
엘리시스 “그러고 보면 이들은 점령군 같지 않아.”
라스 “그렇군. 마치 새로운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아.”
로난 “혹시 버닝캐니언 영지 근방에 이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있습니까?”
알프레드 “아니요. 그런 곳은 없습니다.”
알프레드 “이곳 계곡 아래에는 심연이라고 해서 명계와 맞닿아 있는 곳입니다. 이승을 돈 명계 열차가 마지막으로 정차하는 곳이라고 하지요. 덕분에 이 근방에 자리를 잡은 다른 마족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라이언 “디오는 그런 땅에 잘도 살고 있구나.”
레이 “의외로 무신경하다니까?”
카르네로 “자, 어서 작업을 끝내고 야참과 함께하는 비에프 형님의 위문공연을 보러 갑시다!”
신강경파 군인 “적습입니다, 에이전트 실버!”
카르네로 “적습.. 이요?”
카르네로 “아니, 너희들은?”
카일 “뭐야? 쟤가 왜 여기에 있어?”
카르네로 “후후후, 하늘이 내게 설욕할 기회를 주는군!”
신디 “게대가 묘하게 적대적인데? 우리한테 딱히 원한이랄 게 있나?”
카르네로 “시끄럽다! 이 몸은 당하곤 못살아!”
카르네로 “후에에엥. 이길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진 “당찬 양블린이네.”
라스 “말해봐. 신강경파는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카르네로 “전초기지를 세우기 위해 진지 공사중이었습니다요.”
카일 “대체 어디를 침공하려고?”
카르네로 “그건.. 모르죠. 전 그저 시키는 대로 할 뿐이에요.”
아르메 “하긴, 얘가 뭘 알고 있을 것 같진 않네.”
카르네로 “그, 그렇게 대놓고 무시하다니.. 나도 이제 큰 물에서 노는 빅맨이 된 줄 알았는데!”
신디 “돌리와 함께 산양유 사업을 하는 편이 나을 걸?”
카르네로 “으으으, 이토록 무시하다니 두고보자!”
카일 “아, 도망갔다.”
진 “도망가는 건 수준급이네.”
아르메 “뭘 태평하게 감상하고 있어? 쟤가 도망갔으면 지원군을 불러올 거 아니야?”
알프레드 “그러면 저들과 마주치지 않는 길로 안내해야겠군요.”
라이언 “그런 길이 있어?”
알프레드 “버닝캐니언 가문의 지하묘지로 안내하겠습니다.”
엘리시스 “지, 지하묘지!”
엘리시스 “다, 다른 길이 없다면 어쩔 수 없지.”
신디 “??”
[17-7] 가문의 묘지 살아있는 자들의 냄새...가 난다...
알프레드 “이곳이 역대 버닝캐니언 가문의 마족들을 모신 묘지입니다.”
레이 “자주 놀러 왔었지만, 여긴 나도 처음인 것 같아.”
엘리시스 “그래, 아무리 너라도 묘지를 놀이터로 쓰진 않겠지.”
에이미 “아무튼 적과 마주치지 않고 무사히 갈 수 있다니 다행이네요.”
리르 “무사히... 인지는 모르겠네요.”
라이언 “뭐야? 언데드들이 득실대고 있잖아.”
알프레드 “그럴리가! 버닝캐니언같은 고위 마족은 언데드로 되살릴 수 없습니다! 어떻게 이곳에 언데드가?”
진 “아무래도 무슨 변고가 생긴 것 같군. 다들 조심하자.”
엘리시스 “읏!”
라스 “발놀림이 무겁군.”
엘리시스 “미안…”
엘리시스 “후우, 정신 차릴게.”
로난 “아니오. 뒤에 물러나 계십시오. 여기선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엘리시스 “그럼 잠깐만 부탁할까?”
카일 “대장이 뒤로? 무슨 일이야?”
라이언 “엘리시스도 철인은 아니니까.”
아르메 “일종의 컨디션 난조랄까?”
오즈 “언데드와 유령이 함께 나오다니. 자연스럽지는 않군.”
진 “언데드와 유령이 같이 나오는 게 어때서? 똑같은 망자잖아?”
오즈 “물질계의 상식 수준이 의심스럽군. 사람은 육신, 영혼, 그리고 기억. 크게 이렇게 세 가지로 이뤄진다. 언데드는 영혼을 잃은 육신에 기억의 잔재가 남은 것이고, 유령은 반대로 육신을 잃은 영혼이 사념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이지.”
제로 “마스터의 말씀대로입니다. 자연발생한 몬스터라면 언데드와 유령이 함께 있을리가 없습니다.”
에이미 “음, 그게 그렇게 다른가?”
아르메 “그 얘긴 우리보다 먼저 온 손님이 있단 뜻이겠지?”
라이언 “저것 봐, 신강경파야!”
로난 “아무래도 이 언데드 사태는 저들이 원인인 것 같군요.”
에이미 “조용히 지나가긴 글렀네요.”
[17-8] 힘내, 엘리시스! 파이팅!
카일 “여기에는 더 많은데?”
로난 “아무래도 길을 완전히 틀어막고 있는 듯 합니다.”
엘리시스 “그렇다고 다시 돌아갈 수 없어.”
엘리시스 “이, 이대로 돌파한다!”
아르메 “힘내, 엘리시스!”
진 “뭔가 으리으리한 관인걸?”
알프레드 “가주님을 모신 관은 보통 이렇습니다.”
아르메 “가주님의 관? 그렇다면 디오네 아버지?”
알프레드 “아니오. 베르너 님은 이보다 훨씬 깊은 곳에 모셔져 있습니다. 이분은 지금으로부터 약 34만년 전..”
아르메 “됐어, 그 이상은 얘기 안해도 돼.”
카일 “마족의 시간 개념은 차원이 다르구나..”
[17-9] 사자의 침묵 말하지 않아도 이해해주길 바라는 건 이기적이라 생각해.
에이미 “레이도 여긴 처음이랬죠?”
레이 “그렇다니깐? 난 디오가 여기에 오는 걸 본 적이 없어.”
알프레드 “도련님은 베르너 님을 이곳에 모신 뒤 한 번도 찾으시지 않으셨습니다.”
진 “왜? 그렇게 아버지랑 사이가 나빴어?”
알프레드 “그 반대입니다. 도련님은 베르너 님을 존경했었지요.”
알프레드 “다만… 그래서 배신감이 큰 것 같습니다. 디오 님은 베르너 님이 쓴 전략이 비겁했다고 생각하시니까요.”
엘리시스 “하지만 전쟁의 승리를 위한 거잖아? 디오는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거야?”
라스 “꼭 이해하거나 납득할 필요는 없지.”
엘리시스 “뭐?”
라스 “어떤 대의명분이 있었던 그건 그의입장일 뿐, 디오가 아버지를 이해해야 할 이유가 되진 않아.”
라스 “말하지 않아도 이해해주길 바라는 건 이기적이라 생각해. 죽은 사람은 말도 없으니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말이야.”
엘리시스 “……”
라스 “내 얘기가 쓸데없이 길었군. 이만 가자.”
알프레드 “베르너 님이 모셔진 곳은 여기입니다.”
엘리시스 “이 곳이...”
라이언 “저기, 수상한 놈이 서성거리고 있는데?”
라드칼 “흐으으, 탐난다. 마계사왕의 시체를 일으킬 수만 있다면 나도 단박에 헤이타로스군 수뇌부로 올라갈 수 있을텐데.. 무슨 방법이 없을까?”
카일 “죽은 사람을 이용하려 하다니 근성이 글러먹은 녀석이구나.”
리르 “당신이 이곳에 망자들을 이끌고 온 장본인이군요.”
라드칼 “웬 놈들이냐? 기다리고 있던 온건파의 젊은 수장이 아니라 엉뚱한 녀석들이 나타나다니..”
라드칼 “아무래도 상관없다. 죽어서 내 언데드 병사로 삼아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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