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1

쉬는 날은 만화책과 함께

남쪽으로까지 읽고 왔는데 훔… 이녀석 까불다 간 거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고 그러네요.

하지만 결과랑 상관없이 본인 충분히 즐기고 간 것 같고, 저도 우리 친구의 패배나 죽음에 아쉬움은 없고 등짝이나 좀 때려주고 싶은 기분.

다만 작품 전체 전개는 다소 문제가 있네요.

주인공조는 대부분 셋 이더라구요. 주인공, 주인공의 절친, 히로인. 가장 완벽한 도형이라는 삼각형. 그걸 중심으로 이제 작품 내의 관계성이 넓어지는게 국룰인데… 정말 미안하지만 주술회전은 거미줄처럼 관계성을 확장하는 걸 실패한 케이스라는 생각밖에는 안 드네요. 사실 주술회전만의 문제가 아니라 체인소맨에서도 느꼈고, 최근 인기를 얻는 작품들이 파격적인 전개를 지향하면서 뭔가 많은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밖에…

클리셰는 진부하고 그것을 깨부수는 건 독자에게 새로운 것을 봤다는 흥미와 긴장감을 줄 수 있지만 그걸 위해 캐릭터를 너무 낭비했어요. 악당의 입발림에 넘어갔다가 주인공에게 감화되어 주인공편을 드는 캐릭터는 흔하죠. 하지만 주술회전은 준페이를 작품에서 하차시키는 것으로 클리셰를 깨부수고 충격을 줬어요. 나쁘지 않았죠. 주인공은 각성을 하고, 멘토를 얻고. 게다가 아직 초입단계기 때문에 일회성 캐릭을 두는 것도 나쁘지 않았구요.

주인공조를 중심으로 교류회에서 인원을 늘린 것도 좋았어요. 세계관의 확장.

시부야 사변, 사실 애니 오프닝은 좋아하지만 여기서부터 조금 의아했던 게… 소년만화는 소년들이 주인공이고 보호자가 사라지는 건 필수불가결 요소에 가까우니, 나나미의 퇴장까지는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캐릭터를 낭비했어요… 쓸 수 있는 패는 몽땅 지워버리고 상황을 극단으로 몰고갔잖아요. 주인공조 뿐만이 아니라 악역도 전부 소모해버린 상황. 의아함의 끝을 달렸습니다.

사멸회유… 새 에피소드의 새 메인캐릭터 나쁘게 보지 않았어요. 히로인이 퇴장했으니 주인공조의 안정성을 위해 필요하기도 하고. 너무 많은 캐릭터가 하차했으니 메인 캐릭터를 늘릴 시점이기도 하고. 그런데 새 메인캐릭터의 등장와 함께 기존 캐릭터의 강화가 이루어져야 했는데 에피소드 전개 과정에서 기존 캐릭터를 강화하지 않더라구요? 게다가 새로워도 너무~ 새로운 캐릭터… 하나는 어릴 때 접점이 있었다는 언급과 고죠의 해방에 필요한 능력을 지닌, 게다가 유지와 다른 케이스로 충분히 흥미롭고 부드럽게 주인공조에 이입시킬 수 있었는데 나머지는 정말 누구세요?

예를 들어, 저는 나나미의 유지를 이은 건 유지만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노도 나나미를 충분히 이어나갈 수 있고, 실제로 주구도 받았는데… 이노도, 고죠의 부재 중의 이지치도, 고전의 수많은 친구들도, 다른 수 많은 캐릭터의 강화는 미뤄두고…

결국 최종결전에 들어서는 반수 이상이 새로운 얼굴이라니 당혹스럽기 짝이없네요… 교류회에서 세계관 확장은 왜 했는지 모르겠는 행보… 독자인 제 입장에서는 3학년도 사실상 초면이고, 카시마도, 히구루마도, 타카바도, 하나도 전부 초면인데 이게 참… 사실상 유타도 0장판을 먼저 봤으니까 알지 원작에서는 초면이잖아요. 저는 저 친구들 전부 오늘 처음 만났는데 오늘 초면인 분들과 손잡고 고죠랑 스쿠나 최종결전 관전했어요. 제가 조금만 더 내성적인 성격이었다면 오늘 최종결전 시작도 못 보고 책 덮었을지도요.

고죠 입장에서는 밖에 나왔더니 다 죽었고 우리 측이라고 남아있는 게 애들하고 죄 뉴 페이스… 이게 맞는 전개인가 싶네요. 애들 앞이라고 폼 잡아야하는 어른 고죠가 애들(이노도 후배의 후배? 애들이라고 판단했어요)을 대장전에서 쓸리가 없고, 어른조는 힐러 하나, 서포터 둘, 자기보전이 우선인 둘 그리고 나머지는 뉴페이스? 나 말고는 약해빠져서 방해라고 하기 이전에 니들이 누군지 알고 등을 맡겨…싶은 감상. 게다가 기존 주술사 사회 기준으로하면 쟤네 다 주저사 판정 아닌가요. 제 안의 고죠가 돌아다니면서 애들 이마에 주저가 주저사하고 도장 찍고 있는데요.

이지치에게 미안하지만 신뢰에 보답하고자 노력한 거 정말 멋지지만… 주변을 둘러봐 이 순진한 친구야. 전부 주저사잖아.

오늘 손잡고 같이 스쿠나전 본 친구의 절반은 잠재적 혹은 완전 사형대상이라고…

주인공조를 중심으로 인간관계를 넓혀야하는데 최종결전에 남아있는 캐릭 중 반수 이상이 주인공조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게다가 소년만화의 근간은 결국 선과 악의 대립인데, 얘네는 엄밀하게 따지면 선역도 아니구요. 읽는 독자 입장에선 정 붙이기 어려울 수 밖에… 많은 아쉬움이 남네요. 1화부터 차근차근 피라미드를 쌓아나가야 했는데 젠가처럼 캐릭터를 죄다 빼고나니 전체 전개가 흔들리고… 아니, 전부 빼고 난 이후에도 충분히 남은 친구들로도 어필할 수 있었는데 참… 어떤 마무리를 해도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기보다는 사멸회유 이전과 이후 두 개의 별개의 피라미드를 쌓는 느낌으로 끝날 것 같은 느낌이네요.

에효… 오너님이 매 주 비명지른 이유를 좀 알 것 같습니다.

P.S. 고죠의 패배나 죽음은 사실 예정된 미래 같아서 그다지 놀랍진 않았지만. 고죠가 스쿠나를 끝장내고 게토 in뇌토를 끝내 끝내지 못해서 유지네 조가 그 쪽을 맡는 그림도 솔직히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특급 몸 쓰는 천년 묵은 주저사지, 특급 츠쿠모도 일회용 캐릭터로 써가며 강하다고 어필해놨지, 고죠가 제 유일한 친구를 두 번 죽이는 그림? 사탄도 그건 좀… 그래서 개연성은 충분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쉬워요. 우울하네효 에효… 이럴거면 츠쿠모는 왜 단발성으로 소비된건지 알 수가 없구요… 근데 우리 언니를 계속 두기엔 악역 캐릭터도 전부 치워버려서 상대가 없었나.

확실한 건 저희 시점은 사변 이전으로 완전 고정해야겠는데요. 아니면 해피시공으로 스쿠나전 양상을 바꾸던가… 근데 사멸회유로 작품 내 세계관 전체가 너무 망가져서… 스쿠나전 양상만 바꾼다고 해피시공이 오는 건 불가능 할 거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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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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