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30
때가 왔군요
완결이 나긴 났군요. 더는 미룰 수 없다네요.
문제적 본진 이후로 플러스에 갈 일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댔습니다. 이미 중요 사실은 죄 네타당했지만 결과만 알고 과정은 하나도 모르니까요. 이참에 처음부터 복습이나 하고 그러려구요. 일단 대부분 비명?지르고 있는 걸 보아서는 음… 네…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겠습니다.
판타지장르나 소년만화를 좋아하면 생기는 문제 중 하나가 보호자, 스승 역을 맡는 매력적인 캐릭터에 대한 처우 문제일텐데요. 저는 현대에 와서도 수많은 작품의 주인공들이 우리가 고전시간에 배웠던 클래식한 영웅의 길을 걷는다고 생각해요.
비범한 출생을 갖고, 출중한 능력을 가졌으며, 고난과 역경을 딛고, 끝내 쟁취하는 길.
기승전결이 확실하죠.
소년만화니까 사실 어릴 땐 대부분 소년, 주인공에 이입하기 쉽고, 주인공은 끝내 쟁취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잃었어도 결국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기 때문에 편하게 볼 수 있었는데… 이걸 다 커서까지 좋아하려니 자꾸 또래인 보호자나 스승에 눈이 가는 바람에…
많은 주인공이 비범한 출생 과정에서 양친을 잃거나 유일한 보호자를 잃어버리고, 고난과 역경 과정에서 보통 스승이나 다시 찾은 보호자를 잃어버리게 되고… 예뭐예… 그렇습니다. 각성의 제물도 제물이지만, 결국 ‘주인공’이 큰 일을 해내기 위해서 아무래도 그걸 대신해줄 보호자가 있으면 곤란하겠죠.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이제 이해만 하는 사람 되는거죠. 이 캐릭터는 언젠가 퇴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퇴장하면 오열하기.
어쨌든, 사실 주인공이 소년인 유지인 이상 고죠의 퇴장은 예정된 수순이었고. 그래서 봉인당했을 때도 놀라지 않았고… 풀려난 이후에 아… 우리 친구는 결국 지겠구나 깨닫기도 했지만… 그렇네요. 결말의 깔끔함은 이제 직접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담이지만 그런 의미에서 저는 강철의 연금술사 결말을 좋아합니다. 안 보셨을지 몰라 구체적으로 적진 않지만 세계관도 깔끔했고, 캐릭터도 각자 개성이 있었고, 클래식한 영웅의 길을 엮어내면서 최종적으로는 누구에게도 비극이지 않았던 결말. 각성을 위한 다소의 희생이 없지는 않았지만… 시작이 비극이 아니진 않았지만… 시작 시점의 비극은 최악은 아니었고, 중간의 희생들은 어린 주인공보다는 어른 캐릭터에게 더 큰 의미를 가졌을 사건이라. 어른 캐릭터? 너희는 다 컸으니 알아서 해…
반대급부로 해리포터는 제 마음의 고향 중 하나였지만 어린 친구들의 희생이 너무 커서 거기 결말에는 음오아예… 게다가 작가 본인이 정말, 저를 정말… 스핀오프격인 동물사전에서 본편의 가치를 훼손하는데서 더는 실망할 수가 없이 실망해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본편에서 주인공인 해리와 쌍둥이처럼 같은 운명을 타고난 네빌 친구도 저는 크게 보았거든요. 똑같이 비범한 출생을 가졌으나 주인공 해리에 비해 평범하고 주눅들어있던 친구가 마침내 완전히 영웅적 면모를 폭발시키는 서사의 마지막을 정말 좋아했는데… 1편에서 잠시 보였던 그리핀도르의 씨앗이 완전히 발아하는 부분… 결말 중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던 부분인데… 비록 작가는 다소 인종차별도 하고 다소 특권의식이 재수없었지만 그래도 어릴 때부터의 추억이라 붙잡고 있었거든요. 스핀오프에서 제가 마음에 들었던 서사를 작가가 나서서 퇴색시켰을 때 마음의 고향을… 더는 사랑할 수 없겠구나 했어요.
어쨌든 그렇습니다. 아마 이번주, 다음주 중으로 중간중간 재탕하고… 뒷부분을 보고… 캐해가 바뀌면 올게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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