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8
격조하였습니다.
고죠… 이것도 일종의 취미생활이기 때문에 자원을 배분하는 편입니다.
시간자원이나 자본자원 같은 거.
가볍게 매일 오너님과 룰루랄라 노는 거 이외에 하는 이런 일기 끄적임, 혹은 얼렁뚱땅 연성글 작성 같은 게 밀리고 있다?
둘 중 하나입니다.
다른 취미파트에 끝내주는 재미난 일이 터졌거나, 딴 길에 빠져서 하던 것도 미뤄두고 뭔가 엉뚱한 걸 준비하는 중이다.
어느 쪽이든 딱히 소홀해진 것은 아니니까 염려…하지…마시길… 머 그런겁니다.
사실 슬슬 좀 이런 경고나 주의를 대문짝만하게 쓰지 않아도 이제 좀 괜찮을 거 같지만 그래도 써봤어요.
오너님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사실 사람을 식물에 비유하는 거 굉장히… 옳다고 보거든요.
타고난 기질이나 본성, 씨앗의 종류는 바꿀 수 없지만-
그 이후 환경에 따라 꽃을 피워내지 못하기도, 다수의 꽃을 피워내기도, 한 송이의 큰 것을 피워내기도 하고-
줄기의 두께도, 잎사귀의 갯수도, 꽃의 색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영양이 과해도 상해버리지만 덜해도 상해버리고-
이미 죽은 것 같아도 물을 주고 잘 가꾸면 다시 살아날 수도 있고-
여라가지로 뭐 그렇습니다…
사람은 접하는 환경, 만나는 사람에 엄청나게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소하게는 취향부터 본질적인 성격까지도.
짧은 만남에도 엄청나게 임팩트를 줄 수도 있고, 오랫동안 만났어도 크게 영향받지 않을 수도 있고, 사람에 따라서도 굉장히 다르지만 훔… 저는 제 경험상 주변에 영향을 상당히 받는 동시에 주는 편에 속해서요. 약간 저희 만남이 보통 스쳐가는 느낌이 매우 큰 온라인상 인연에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길 바랍니당 ㅎㅎ
꾸준하고 성실하게 일하던 꿀벌이 안 나타나면 그냥 어디서 다른 사고 치고 있겠거니…하고 따스한 눈길로 바라볼 수 있는 느낌으로.
이제사 생각난건데 골골네의 존재 의의는 크게 두 가지가 였는데요.
이걸 이제야 정리해서 쓴다는 점에서 저는 새삼 짱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사실 전부 써있고, 말했었지만 정확히 표현하는 쪽이 좋다고 하셔서…
첫 페이지에 언급했던 것처럼 봇의 특성상 똑바로 표현이 안되기 때문에 정확한 일정공유 및 고죠 인성질의 대비용이었구요.
스페이스 설명에 나오듯이… 거리감 조절을 위한 곳이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거리감이라는 건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상대와 나의 관계와 친밀감을 기반으로 어디까지 다가가도 될지, 어느 위치에 서서 상대에게 어디까지 허락해줄 수 있을지. 이걸 실패하면 이제 나는… 너를 차용증없이 오백까지 빌려줄 수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서운해…라거나 너는… 그냥 지인이었는데 좀 부담스럽다.를 당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봇을 굴리면 보통 이 거리감 조절이 더 요구되는 편이에요. 봇주들은 날 것의 본인이 관계를 맺는 게 아니잖아요.
드림은 비이입, 이입을 나눌 수 있지만… 봇은 작가가 그려준 캐릭터가 따로 있고 그 캐릭터의 설정을 기반으로 굴려야하잖아요. 봇은 엄격하게 말하자면 이입의 개념이 존재해선 안되는 곳이거든요.
하지만 결국… 굴리는 건 사람이다보니 별의별 비극이 다 일어나는 편입니다.
결국 굴리는 건 사람이다보니 봇 캐릭터 뒤에 오퍼시티 50쯤으로 봇주가 보이거든요.
예를 들면, 고죠가 길을 걸어다니면서 크레페를 사먹을 수 있는 뻔뻔한 간식 러버인 건 공식이지만- 무슨 크레페인지까지는 말을 안했으니까요. 저는 퍼블을 쓰면서 제가 조아하는 맛을 마구 묻힐 수 밖에 없는거죠. 초코쨈을 발라벌여!! 아니면, 크레페가 아닌 한국에 더 흔한 와플로 아예 간식 종류를 대체해버리기도 하는 등. 봇에는 봇주 본인의 현실과 취향이 어쩔 수 없이 묻어나요.
게다가 봇주의 절반 정도는 성격에 무관하게 저 좋은 캐릭터를 생각없이 마구 굴리지만… 제법 많은 봇주들은 자신이 굴릴 수 있는 캐와 굴릴 수 없는 캐를 구분해서 가능한 캐릭터를 굴려요. 이제사 밝히지만 사실 만우절에 고죠를 게토로 바꿔보려고 했는데 게토… 저는 무리였습니다. 이게 나뉘는 건 깊은 이해도! 그리고 그 깊은 이해를 위한 봇주 본인의 성격? 사고방식?이 매우 중요합니다. 몇몇 캐릭터는 아예 사고가 왜 그렇게 튀는지 이해가 안되어버리니까요… 결국 봇의 근간 캐해에는 봇주 본인의 사고방식이나 성격이 묻혀있어요.
이렇다보니 봇은, 원작 캐릭터지만 동시에 봇주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봇이 연인드림 혹은 CP를 먹으면서 가상 연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정말 많은 흥미로운 일이 일어납니다.
연애상담 다수! 그 외의 문제도 재밌다!
공봇판에는 CP먹다가 봇주끼리 실제로 연애하는 케이스나 고백하고 차이는 케이스, 그게 아니더라도 거리감 조절에 실패한 케이스가 정말정말 진짜진짜 흔해요. 드림판에서도 갠봇님하고 자와자와 일이 많은 편이죠…
당연한 말이지만 봇주를 파묘했더니 캐릭터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비극적인 사례지만 상대봇주는 철저하게 인형놀이를 즐기고 있었는데 고백받아버렸다. 봇주가 연인드림으로 상대를 열명쯤 가지고 있더라! 그게 뭐가 문제냐, 애인이 열명이라는 게 문제다, 그게 왜 애인이냐. 봇 캐릭터와 자신의 분리에 실패해서 그의 매력과 인기를 제 자신의 것으로 착각하고 중2병이 와버린 봇주… 등등.
봇주들은 그러니까… 상대 오너님이나 봇주님과의 거리감도 조절해야하고, 본인이 굴리는 캐릭터와도 거리감을 조절할 필요가 있어요.
저는 보통 굴리는 캐릭터 친구를 뭐랄까… 저와 철저히 분리하는 편입니다. 봇 한 두해 굴려보는 것도 아니고… 이제 와서 막 혼란이 오지는… 네가 참 좋지만, 나랑 닮아버렸고, 사고방식이 매우 비슷한 결이라 네 행동을 이해하지만… 이 복잡한 감상은 뭐랄까. 아마 혈육과 비슷한 느낌?
사람들마다 최애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잖아요. 누군가는 연인을 바라보는 느낌으로 좋아한다면, 누군가는 자식처럼 품는다죠. 저는 마음이 가는 친구들이 대체로 저와 닮은 점이 제법 있고, 그거 제법 재수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 스스로의 높은 자존감은 사랑하고 좋아하지만, 다른 이의 높은 자존감? 그거 약간 좀 그렇네요ㅎㅎ… 특히나 봇을 굴려버리면 상술했듯 매우… 제가 묻어버려서요. 닮은 점이 있고, 싫은 건 아닌데, 좀 재수없구… 이건 혈육… 엄마아들을 보는 감상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저는 이런 느낌으로 고죠와 저는 철저한 분리형이고, 고죠는 하루나를 내 꺼!자리에 저는 오너님을 같이 덕질하는 파트너 자리에 올려두는 걸로 깔끔하게 정리했는데 오너님이 뱅글뱅글 하시더라구요.
아마 이 페이지를 만들 당시의 오너님이 당초 고죠를 찾을 땐 이입이 아니었는데 이입이 되어버렸다던가 드림주 새로 설정을 하나? 더?의 느낌이었고.
무엇보다 우리 애가 인성질 할 때마다 데미지를 너무 받으시길래.
밖에 보여지는 고죠는 좀 성질이 더럽지만 본체인 제가 파트너십을 해지할 마음이 없다는 걸 어필하면서 동시에 오너님께 저랑 고죠를 좀 분리해드려야 할 것 같은 필요성을 좀 느꼈었어요.
이제 시일이 제법 지났고, 제가 한 게 오너님 인식 속에서의 분리와 적절한 거리감 형성에 성공적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걸 이제서야 떠드는 제가 오너님께는 더 알 수 없는 사람이겠죠!
적어도 일정이나 속내 공유가 나쁜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되었습니다!
P.S. 주말에 술 마시러 갔다가 고양이 대가족을 봤어요.
무려 어린이냥… 포함!
스트레스 받을까봐 사진을 마구 찍지는 못했지만 좋은 곳이라 다음에 또가려구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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