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BL] 노인과 청년 / 백업

[태후/BL] 노인과 청년 (前) 62

-out

시진을 따라 아구스의 아지트로 잠입하는 데 성공한 윤슬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탓에 유일하게 드러난 서늘한 눈으로 주변을 살피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가갔다.

그리고 그 앞에서 시진은 진소장이 갇혀 있었던 지하를 살펴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는 쥐 한 마리도 찾을 수 없었고, 그에 시진은 윤슬에게 말하고 위로 올라가기 위해 들어왔던 문을 향해 몸을 틀었다가 돌연 멈춰서고 말았다.

진소장을 구조할 때 아구스 최루가스에 기침을 토해내면서 뒷문으로 도망치려 했던 장면이 떠오른 시진은 랜턴을 켜서 벽을 비춰보았다.

그런 시진의 행동에도 윤슬은 아무말없이 그의 행동을 지켜보면서도 주변을 살필 뿐이었다.

철제 서랍장과 책상, 다리가 부러진 테이블과 접이식 의자들이 한쪽 벽을 차지한 것과 달리 반대쪽 벽은 텅 비어있었다.

비어있는 벽을 막아서는 할 수 없는 무언가를 위해 온갖 물건들이 밀려난 것처럼 보이는 그 광경에 윤슬의 눈매는 날카로워졌고 시진 또한 조용히 벽을 손으로 쓸어보면서 벽을 확인했다.

울룩불룩한 벽은 거칠었는데 어느 순간 매끈한 부분이 시진의 손끝에 닿았다.

그에 시진은 랜턴을 들어 그곳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았고 윤슬은 가만히 그것을 지켜보다가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를 통해 시간을 확인했다.

하지만 곧 시진이 벽돌 한 장 크기의 공간을 힘을 준 채로 밀어 다른 공간으로 이어지는 문을 찾아내는 것에 바로 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그런 윤슬을 향해 시선을 옮겼던 시진은 느리게 고개를 끄덕이는 윤슬의 행동에 곧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잔디밭이 그들의 앞에 펼쳐졌고 그런 변화에 윤슬은 조용히 랜턴을 끄고 걸음을 옮기는 시진을 따르다가 춤추는 분수와 잘 손질된 나무들, 넓게 펼쳐진 푸른 정원에 환하게 불을 밝힌 유럽식 대저택이 나타난 것을 보고 바로 시진을 끌고 재빨리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저택의 2층 테라스에서 보초를 서는 사내들이 있음을 수신호를 통해 알려준 윤슬은 그것을 알아차린 시진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바로 저택 주변을 두 눈으로 훑어보았다.

다행히 그리 많은 인원이 아니었지만 CCTV를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리고 아무리 보초를 서는 인원이 적다 해서 내부 인원이 적다는 보장도 없었기에 윤슬은 조용히 총을 장전했다.

그리고 바로 2층 테라스에서 보초를 서는 인원들 전원의 미간에 탄환을 박아넣었다.

그런 윤슬의 모습에 잠시 시선을 빼앗겼던 시진은 곧 저택 1층 대문이 열리더니 대여섯명의 사내들이 총을 들고 달려나오는 모습에 자신 또한 총을 들어 그들을 저격했다.

시진의 저격에 세명의 사내들이 나가떨어졌지만 그로 인해 발각된 위치를 향해 달려오는 사내들이 있어 윤슬은 다시근 장전된 총을 들어올려 그들의 미간을 노렸다.

하지만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이 윤슬의 것보다 먼저 나머지 사내들의 어깨를 꿰뚫었고 그에 시진은 놀라서 벌떡 일어났고 윤슬은 재빠르게 그 방향으로 총구를 겨누었다.

그렇지만 그곳에 서있는 이들의 정체를 알아차린 윤슬은 총구를 거두었고 시진은 놀람에서 안도하는 얼굴로 바뀌었다.

"알파팀 전원 휴가복귀 했습니다."

그들의 정체는 바로 시진의 이끄는 알파팀원들이었다.

국가도, 군대도 시진을 버렸지만, 전우는 그를 버리지 않고 따른 것이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윤슬의 눈매는 처음으로 유하게 누그러졌지만 곧 저택으로 향하는 그들의 행동에 다시금 서늘함을 둘렀다.

처음엔 윤슬의 존재를 의아해하던 알파팀원들은 그의 존재에 대해 함구해달라는 시진의 말에 윤슬의 정체를 신경쓰지 않은 채 시진에게서 명령을 하달 받은 뒤 저택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들의 뒤를 따르는 윤슬은 조용히 시간을 확인한 뒤 품에서 핸드폰을 꺼내 위치정보를 익숙한 번호로 전송했다.

자정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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