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BL] 죽지 못한 이의 삶

[태후/BL] 죽지 못한 이의 삶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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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이 실패로 돌아갔던 그 날 이후로 통증이 함께하는 일상이 당연할 정도였고 악몽은 친구같을 정도로 매일 같이 나를 찾아왔다. 그 와중에도 착실하게 회복세에 들어간 몸은 더이상 빠르게 달리지도 무거운 것도 들 수 없었지만 그 외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의료계열에 다시금 발을 넣어야만 했다. 돈 때문이냐고 묻는다면 평생 일을 하지 않아도 삶에 문제가 없는 재산이 있었기에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굳이 몸도 좋지 않으면서 악착같이 의사가운을 다시금 입었냐고 묻는다면 조금이라도 이 삶에 이유를 주고 싶어서라고 하고 싶었다.

그 날 나는 죽지 못했고, 그 날 나를 제외한 다른 동료들은 전부 죽었으니까.

가족을 제외한다면 유일하게 진심을 담아 대했던 팀원들도 그 작전에 참여했었다. 하지만 나는 작전에서 팀원들과 오랜만에 재회를 할 수 있었던 것의 결말이 이런 악몽이었다면 평생 만나지 않아도 좋으니 그들이 무사한 게 더 나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차라리 저도 데리고 가지, 왜 먼저 가신 겁니까….

전해지지 않은 그 말을 되삼키고 또 다시 되삼키면서 나는 저릿저릿한 다리를 주먹 쥔 손으로 몇번 두드리고는 걸음을 옮겼다.

그 작전 이후 가장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가장 폭발의 영향을 많이 받은 다리부분이었다. 인지하기 전에는 괜찮아도 잡념이 떠오름과 동시에 인지하게 되어버리는 통증은 더이상 치료할 수 없는 범위의 무언가였으니 말이다.

그 외에 다행히 손을 제외한 팔뚝 위의 팔부터 어깨까지 이어지는 화상흉터와 몸의 이곳저곳에 남아있는 총상은 의사로서 일하는 데에 문제 없었다. 그것은 모두 폭발이 일어나기 직전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몸을 던졌던 자신의 동기, 이해윤 덕분이었다.

그가 무슨 생각으로 나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던진 것인지는 이후 그의 유서를 받고 나서 알 수 있었다. 그는 나에게 목숨을 빚진 적이 있었고, 그는 그것을 끝까지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가장 먼저 나의 손과 함께 나를 자신의 몸을 방패 삼아 적들의 공격과 시선에서 지켜준 것이었다.

이해윤.

내가 죽는 그 순간까지도 잊을 수 없을 그 이름은 그렇게 내 기억 속에 각인되고 말았다.

죽음이라는 결과로서.

그렇게 생각하면서 두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뜬 나는 조용히 일상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그들을 기억하는 것은 잠시 미뤄두어야만 하는 순간이었다.

주변 이들에게 괜찮은 것처럼 보여야만 했으니까.

강모연 선생님의 말에 의한다면 그들을 떠올리는 내 얼굴은 눈물을 억지로 참고있는 것 같은 일그러진 모습이라 했었기에 나는 주의할 수 밖에 없었다.

강모연 선생님은 같은 동료이자 후배이지만 동시에 나의 주치의이기도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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