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BL] 노인과 청년 / 백업

[태후/BL] 노인과 청년 (前)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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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의 수술이 진행되는 그 시각 대한민국에는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에 외교부장관과 국방부장관 등이 최악의 사태를 대비했는데, 그 과정에서 남우르크 정부군이 모우루 중대로 특공여단을 보내려 했던 것이 무라바트 경호 팀장의 연락에 취소됐다는 것에 이 일의 책임을 지겠다고 한 한윤슬에 대해 언급되었다.

국방부에서는 군의관이었던 그에 대해 기억하고 있었지만 기밀사항이었기에 말할 수 없는 존재였고, 외교부에서는 당당하게 무라바트 경호 팀장에게 이기고 들어가는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를 주목하게 한 것은 수술이 끝난 후 그가 쓰러졌는데 무라바트 경호팀에서 그런 그에게 손대지 말라는 명을 내린 경호팀장의 행동 때문이었다.

본래 적군이라면 그 순간이 제압하기 위한 타이밍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는 윤슬을 감싼 것이었고 그것은 무라바트 의장이 일어나기 전까지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런 경호 팀장의 행동에 경호원들 또한 윤슬을 포함한 의료진을 감시하거나 경계하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았고 그저 무라바트 의장의 주변만을 경계했다.

그리고 쓰러진 윤슬은 그들의 경호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시진이 베드로 옮겨주자 상현과 모연이 상태를 체크했는데 그 과정에서 다른 의료진은 밖으로 나가고 자애까지 총 세명만이 그 자리를 지켰다.

"단순 수면부족에 과로야."

"하아, 이 선배를 정말."

상현의 진단에 잠든 윤슬을 향해 한대 때리고 싶다는 듯한 기색으로 화를 참던 모연은 커튼 너머에 서있는 시진을 향해 말했다.

"한쌤은 괜찮을거예요. 그러니까 이만 가보셔도 돼요."

"방금 과로라고 했던거 같은데, 정말 괜찮은 겁니까?"

모연과 상현이 절대 커텐 안으로 넘어오지 말라고 했었던 터라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이야기하는 시진의 행동에 커텐을 걷어낸 모연은 시진과 마주하면서 말했다.

"주기적으로 저러시는 분이라서요. 미련 곰탱이 같이 말이죠."

짜증이 뒤섞인 듯한 말에 시진이 어색하게 웃자 모연은 그제서야 얼굴을 풀면서 상현과 자애를 향해 말했다.

"송선배랑 하쌤도 가서 쉬세요. 저는 무라바트 의장님 쪽으로 가볼게요. 유대위님 안 가실거라면 여기서 이 인간 좀 지켜보다가 깨면 베드에서 못 일어나게 붙잡아주셨으면 하는데."

모연의 말에 시진은 잠든 윤슬의 모습을 잠시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수긍을 표했고 그것을 본 모연은 웃으면서 자리를 벗어났다.

세 명이 자리를 비우고 나서 윤슬에게로 천천히 다가간 시진은 옆에 밀어놓았던 보조 의자를 끌어와서 앉은 뒤 말없이 윤슬을 보기만 했다.

평온해보이는 윤슬의 얼굴을 보면서 몇시간 전 보았던 진지해진 눈빛을 한 윤슬의 얼굴이 떠오는 시진은 가만히 무겁게 가라앉던 분위기를 단번에 깨버리고 해결해낸 윤슬의 존재에 조금이지만 궁금증이 생겼다.

국가에서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존재인 무라바트 의장의 경호팀장에게서 우위를 점하는 그의 정체가 궁금했으며, 경호 팀장이 어째서 그에게 함부로 대할 수 없는지 궁금했으며, 당연하게 대대장의 이름을 묻고는 그를 향해 말을 전하라 했던 윤슬의 행동이 어째서 그렇게 당연한 것인지 궁금했다.

하지만 시진의 마음 속 한 편에서는 어렴풋이 알고있었다.

자신이 아무리 궁금해 한다고 해서 그의 비밀을 알 수 없을 것임을 말이다.

그에게 진료받았던 그 날 이후로 시진은 윤슬의 말과 행동에서 묘함을 느꼈었고 그것에 대해 확신을 얻고 싶어했었다.

하지만 다시 윤슬의 모습을 보았을 때 시진은 그 확신을 얻는 순간 그와의 관계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감했고 결국 자신은 도망쳤었다.

하지만 오늘 본 윤슬의 모습에 시진은 한 번 더 그 묘함에 대한 확신을 얻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한선생은, 대체… 어떤 사람입니까?"

항상 시진은 자신을 궁금해하고 자신에 대해 알려고 하다가 지쳐서 멀어지는 인연들만을 만나다가 이렇게 자신이 궁금해하고 알고 싶은 사람을 만나게 되니까 무척이나 생소한 느낌도 들었다.

다른 이들이 의료진 경호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무방비한 상태인 윤슬의 곁을 지키던 시진은 모연의 말대로 윤슬이 깨어나면 말릴 생각을 했지만 그 생각은 현실이 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윤슬이 일어나기도 전에 시진이 호출을 받은 탓이었다.

"대위 유시진. 부르셨습니까?"

"…."

모우루 중대가 속한 태백부대의 대대장인 박중령은 자신의 앞에 서있는 이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떨궜고 그런 박중령의 모습에 시진은 그저 의아할 뿐이었다.

"너, 그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어?"

"누구, 말씀이십니까?"

"이번에 무라바트 의장의 수술을 집도했던 그 의사 말야."

"한선생 말씀이십니까? 해성병원 의사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순수하게 답하는 시진의 말에 박중령은 다시금 한숨을 내쉬면서 그 말에 추가적인 답을 하지 않았고 시진은 여전히 그가 왜 그런 반응인지 알 수 없었기에 의아함을 거두지 못했다.

"됐고, 파병 기간 끝날 때까지 그 사람한테 잘해. 섣불리 손대지도 말고."

"이유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자세한 건 기밀 사항이고, 섣불리 손대지 말라는 건 사령관님 명령이다. 그리고, 네가 손댈 인물도 아니고."

박중령의 대답에 시진은 더욱 의문을 품었지만 박중령에게서는 더이상의 정보는 나오지 않았고 시진은 무라바트 의장이 깨어날 때까지 평소처럼 의료진의 경호를 맡으라는 명령을 끝으로 시진을 돌려보냈다.

밖으로 나온 시진은 본래 품고 있던 의문에 더욱 큰 의문을 품게 됐지만 그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인물은 시진이 자리에 돌아온 후에도 잠들어 있었기에 고이 접어서 넣어둘 수 밖에 없었다.

잠든 그의 얼굴이 깨어있을 때보다 평온해 보였기에.

물을 수 없었다.

당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대체 어떤 사람인지….

시진은 그렇게 다시금 잠든 윤슬의 곁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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