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BL] 노인과 청년 / 백업

[태후/BL] 노인과 청년 (前) 36

-out

건물에서 빠져나온 윤슬은 바로 도끼눈을 뜬 채로 자신에게 걸어오는 모연을 마지막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는데 그런 윤슬의 몸을 붙든 건 바로 뒤에서 따라 나오던 시진이었다.

"이런 미련한 선배 같으니라고!"

간단하게 윤슬의 상태를 체크한 모연은 시진의 도움을 받아서 윤슬을 메디큐브로 후송했는데 그 자리에는 모연과 시진 모두 함께 했다.

"유대위님도 다치신 거예요?"

"아, 한선생님이 치료해주셨습니다."

"흠, 나중에 꼭 소독 받으세요."

"예, 그런데 한선생님 상태는 많이 심한 겁니까?"

모연은 시진의 팔에 감긴 붕대를 보고 가볍게 말을 마무리했는데 그런 모연을 향해 시진이 조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일단 과다출혈로 인한 빈혈 의심되고, 나흘 내내 제대로 식사랑 수면도 못 했으니 과로도 의심되는데 거기다 상처 부위의 상태의 악화로 인한 문제도 걱정되네요."

"그런 몸으로 현장에 있었던 겁니까…."

"그런 사람이니까요."

황당하다는 기색인 시진과 달리 그저 덤덤하게 정신을 잃은 윤슬의 모습을 내려다보던 모연이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줄이 끊어진 마리오네뜨처럼 무너지는 윤슬의 모습에 모연은 심장이 순간 멈춘 것 같은 느낌을 느꼈었기 때문에 잠시 숨을 돌릴 틈이 필요했다.

언제나 위험한 곳에 먼저 나서고, 먼저 길을 만들어주는 그의 태도는 본받을 만한 일일지 모르지만 동료들의 입장에서는 그의 무리가 너무나도 잘 보여서 그저 걱정이 될뿐이었다.

그리고 메디큐브에 윤슬이 정신을 잃은 채 들어오자 의료진은 놀람을 감추지 못 했고 몇몇 이들은 결국 이렇게 실려왔냐라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 외에도 그가 구조했던 구조자들 중에서 강군이 그의 모습에 놀라 누워있던 베드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자애와 모연이 그를 집중 치료실로 데려가서 커튼을 쳐버리자 더이상 윤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이들은 없었다.

강군 또한 다른 의료진의 만류에 그에게 다가갈 수 없었지만 자신의 구조현장에 함께했던 시진에게 간단하게 상태를 전해듣고는 다시금 베드에 몸을 눕혔다.

커튼을 친 베드 위에 눕힌 윤슬을 상현에게 등을 다쳤다는 말이 떠오른 모연이 다급하게 부른 시진의 도움으로 뒤집어서 다시 눕힌 뒤 겉옷을 벗겼다.

그리고 피로 엉망이 된 상의의 상태에 눈살을 찌뿌리면서 망설임없이 상의를 가위로 잘라냈다.

옷의 상태를 보아하니 어차피 회생이 힘들어 보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피로 물들어서 본래의 색을 찾기 힘든 드레싱 밴드가 드러났고 모연은 침착하게 밴드를 떼어내고 상처를 확인했다.

움직인 탓인지 상처를 봉합했던 실이 풀어진 상태였지만 더 악화되지는 않은 것인지 재봉합만 하면 된다는 판단을 한 모연은 망설임없이 실을 제거하고 소독한 뒤 상처를 재봉합하고 드레싱 밴드를 붙였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그 위에 붕대까지 둘러서 팔의 움직임을 최소한으로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윤슬의 몸을 바로 눕힌 모연은 그의 팔에 IV(정맥주사)를 잡은 다음 진통제와 수면제를 처방했다.

일어나면 또 다시 움직이고도 남을 사람이라는 것을 모연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쌤. 한쌤 깨어나면 절대 안정이라고 주의주세요."

"한쌤이 제 말을 들을 분이 아니지 않나요."

"말 안들으면 감시 붙인다고 협박하세요."

"풉, 알겠습니다."

도끼눈을 뜬 채로 윤슬을 노려본 모연은 자애의 말에 윤슬에게서 시선을 떼더니 휙하고 자신의 할일을 하러 발걸음을 옮겼다.

구조할 이들은 이제 더이상 없었지만 아직 치료와 관찰이 필요한 환자들이 많은 메디큐브 안은 어수선 했다.

그래서 모연은 메디큐브에 찾아온 이의 존재를 바로 알아차리지 못했고 그녀를 부르는 소리에 그제서야 이질적인 존재인 태백부대 대대장인 박중령과 시선을 마주했다.

"팀장 선생, 잠시 시간 괜찮겠습니까?"

"급한 일이신가요. 아직 확인해야 할 환자들이 많아서…."

"그럼 자세한 이야기는 유시진 대위에게 듣고, 팀장 선생은 그 내용에 해당되는 명단만 작성해서 알려주면 됩니다."

"…예."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팀장인 모연에게 직접 말한 것으로 보아 그 내용이 의료팀과 관련되었음을 모연이 모르지는 않았다.

다만 지금 마주해야하는 상황이 더 중요했기에 다음으로 미룰 뿐이었다.

그게 바로 의료팀 귀국에 대한 사안이었다는 것을 모연이 알았더라도 그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카테고리
#2차창작
페어
#BL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