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브라이언 마셜 The RockPit 인터뷰 번역
INTERVIEW: Brian Marshall – Alter Bridge
INTERVIEW: Brian Marshall - Alter Bridge - The Rockpit
저녁 8시 반경, 얼터 브릿지와 다시 뭉친 밴드 크리드의 베이시스트인 브라이언 마셜은 그의 고향 플로리다 포트 월튼 비치에서 소나기가 빗발치는 가운데 트럭 안에 앉아 있었고, 희미한 감기 기운이 도는 듯했다.
네, 여긴 겨울이라...
최근 퍼스(*Perth, 오스트레일리아의 도시 중 하나)에서 기승을 부리는 폭염과 더불어, 향후 무더위가 예상되는 사운드웨이브 투어를 앞둔 얼터 브릿지의 근황을 다룬 짧은 대화는, 점차 기상 변화에 따른 공연 대처 방안에 관한 논의로 이어졌다.
전 세계를 순회하면서 날씨가 더웠다가 갑자기 추워지는 게 힘드시진 않나요?
맞아요. 이탈리아에서 북부 스칸디나비아로 갈 때처럼, 완전히 다른 기후를 오가는 여행에선 꾸준한 몸 관리가 필요하죠. 작은 벌레나 바이러스 하나만으로도 모두가 감염되기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마일즈 (케네디, 얼터 브릿지의 가수이자 역시나 슬래쉬 솔로 밴드의 가수)를 격리시켜야 했어요!
다들 신나게 파티를 즐기는 상황에서는 그러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요...?
음, 이젠 다들 30대 후반이니까 그렇게까지 무리 안 하려고 하죠. 저도 가끔은 느슨해질 때가 있지만. 무대에서는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되잖아요...
당연하죠. 전에 호주를 방문하신 적은요?
크리드와 두어 번 투어를 했고, 얼터 브릿지로는 이 년 전쯤에 디스터브드Disturbed를 서포트했어요. 첫 번째는 더 쉽지 않았죠. 오프닝 슬롯이 고작 30분 남짓했거든요.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무대에서 한발 한발 내디딜 때마다 무언가 새로운 걸 쌓는 마음으로 더 잘하고, 악기에도 더 능숙해진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하죠. 지난 7~8년 동안, 저희는 음반 레이블과 경영 등 많은 일을 함께 겪었지만 역시 다 같이 둘러앉아 음악을 만드는 일에 더 끌리더군요. 그래서 더 많은 청중에게 다가가기 위한 기반을 쌓기 시작했죠. 한 밴드에서 이러기도 드문데, 크리드에 이어 얼터 브릿지에서까지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난다니 믿기 어렵죠.
저도 같은 주제로 말씀드리려던 참이었어요. 축하드립니다. 두 개는 물론이고, 단 하나의 공연만으로도 대성공을 거두는 건 대단한 일이죠. 정말 자랑스러우시겠어요.
글쎄요, 다행히도 저는 함께 밴드를 꾸려가는 좋은 동료들이 있죠. 마크(트레몬티)는 뛰어난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에요. 마일즈와 스콧 스탭(크리드 리드 싱어)을 위한 노래를 아주 잘 쓸 줄 알고, 어떤 스타일로 갈지 직접 택할 줄도 알아요. 이따금 어떤 곡이 크리드에는 잘 맞지만 얼터 브릿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바로 알아차리기도 하고요. 또, 스콧과 마일즈의 음역대가 어디쯤인지도 알고 있어서, 저흰 그냥 어느 쪽으로 갈지만 정하면 돼요... 질문을 까먹었네요. [웃음] 죄송합니다.
[웃음] 문제없습니다. 2000년에 크리드를 떠나셨을 때로 돌아가 보죠, 당시에 그렇게 이름을 떨치던 밴드에서 벗어나는 게 힘들진 않으셨나요?
제가 떠난 게 아니라 쫓겨났죠. [웃음] 아뇨, 정말로요. 저는 관두기 싫었어요. 하지만 일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었고, 스콧과 저는 의견이 맞질 않는 데다, 그 밖에도 힘든 상황들이 많아서 결국 다른 사람들이 결단을 내려야만 했죠... 스콧과 저는 진짜 같은 마음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되어버렸죠. 알다시피 스물다섯쯤 되니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은행 계좌도 불어나고, 그에 자부심도 커지면서... 뭔가가 근본적으로 터지기 전에 변화가 일어나야 했죠! 하지만 전 확실히 무례하게 내쳐졌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와우, 모두에게 최선이었다는 듯이 들리는데요. 적어도 다들 그러셨던 것 같습니다...
네, 그리고 스콧과 함께 돌아왔을 땐 해결할 일이 산더미였고요. 하지만 지금 스콧은 좋은 장소에 있고, 재시작을 지켜보는 건 참 멋진 일이에요. 제 말은, 이 인터뷰가 얼터 브릿지 인터뷰라는 건 알지만, 이건 역사의 일부라서요... 그래서 마크한테 얼터 브릿지 결성 건으로 연락이 왔을 때는 정말 기뻤어요. 저와 마크의 성격차, 그리고 어떻게 해서 예전과는 훨씬 달라질 수 있었는가를 말해주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전화를 받고 찾아가서 같이 어울리다 얼터 브릿지를 결성했을 땐 엄청 멋진 기분이었어요. 그 무렵의 전 분명 로큰롤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을걸요!
그때 많은 평론가들로부터 '크리드 2부'에 불과하다는 혹평을 받고 무척 답답하셨을 것 같은데요.
"Before the Remains"는 얼터 브릿지로 복귀한 첫 번째 음반이었고, 제 생각엔 한동안 노래가 크리드의 뒷전으로 밀려났던 것 같아요. 새로운 곡들도 있었지만 그중 일부는 크리드 시절로 거슬러 올라갔거든요. 얼터 브릿지의 사운드를 개발하는 데는 시간이 꽤 걸렸죠. 첫 번째 음반에선 마일즈가 기타를 전혀 연주하지 않았거든요. 대신 "Blackbird" 와 "ABIII" 에서 비중이 대폭 늘었고, 이런 협업을 통해 투기타 응용으로까지 발전했죠. 하지만 그건 그냥 하나의 진화였을 뿐, 저희가 아티스트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신뢰도를 얻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저는 이 두 밴드가 각기 다른 소리를 가진 별개의 밴드라고 생각해요.
그 후 스콧 스탭과 크리드로 재결합해 성공적인 음반 발매와 투어를 이어가시는 한편으로 얼터 브릿지에서도 계속 활동 중이신데,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게 어렵진 않나요?
많은 계획이 필요하죠. 마일즈는 슬래쉬와 투어를 돌고, 마크도 솔로 음반을 작업하니까요. 함께 모여서 투어 일정과 앨범 스케줄을 짜고, 시간대를 조정하고, 쉬지 않고 일해야 해요. 아직까지 이렇다 할 갈등은 없었어요.
정말 바쁘시네요. 말씀하신 대로 마일즈는 슬래시와 협업하고, 여러분 셋은 얼터 브릿지와 크리드를, 마크는 솔로 앨범을 준비 중이고... 게다가 코스타리카에서 민박집도 운영하신다면서요? 쉴 틈은 있으신가요?
네, 저는 시간이 많이 남아요! 밖에 나가면 집에 가고 싶고, 집에 오면 또 밖에 나가고 싶고, 집에 오면 또 밖에 나가고 싶어요! 그게 사업의 본질이죠. 그래도 여유로워요. 저는 지금 포트 월튼에서 몇 가지 사업을 처리하고 있어요. 여긴 제가 자란 곳이고... 시간도 충분하죠. 19일에는 멤버들과 만나 곧장 브리즈번으로 갈 예정인데요, 거의 한 달 반 만에 같이 연주하는 거라 우선 거기서 온종일 리허설을 한 뒤 바로 페스티벌 공연에 설 겁니다. 지금부터 연습해야 해요. 전 대개 혼자서 연습하고 음악에 맞춰 연주하다 곡 숙지를 끝마친 상태로 합주에 들어갑니다.
앞서 언급하신 대로 세 분이 양쪽 밴드에서 모두 활동하고 있으며, 마일즈가 얼터 브릿지뿐만이 아니라 슬래쉬와도 함께 녹음하는 상황에서, 특정 리프나 곡이 한 프로젝트에만 사용되고 다른 프로젝트에는 사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누군가 화를 내는 경우는 없는지 궁금합니다.
흠..... [긴 침묵 후 모호한 답변] 약간 그런 느낌이 들긴 했지만 이야기 못할 수준은 아니에요. 살짝 그런 기미가 느껴졌지만 많이는 아니었고요. 마일즈가 그걸 혼자서 간직하고 우리에게 보여주지도 않을 수 있고 [웃음], 마크도 마찬가지겠지만, 보통은 마일즈 혼자만의 아이디어인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를 위한 것인지 바로 알 수 있어요.
크리드가 곧 녹화를 시작한다고 들었는데요?
크리드는 호주 공연을 끝마치고 모여서 투어를 대비해 최소한 몇 곡을 녹음할 예정입니다... 4월에요.
그리고 연말에는 얼터 브릿지와 함께 스튜디오로 들어가실 예정인데, 2012년의 남은 기간 동안에도 계속 활동하실 건가요?
거의 그렇죠! 4월과 5월까지는 크리드와 함께할 것 같고, 그 후에는 세계를 통틀어 뭔가를 해보려고 의논 중이지만, 아직 어딘지는 확실치 않아요.
조만간 얼터 브릿지나 크리드의 호주 투어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사운드웨이브 같은 페스티벌이 가장 적합한 방식의 호주 투어일까요?
지금은 사운드웨이브 투어에 전념하는 중이고, 스틸 팬서Steel Panther와 함께한 사이드 쇼 2회가 모두 매진되었어요. 프로모터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죠... 사운드웨이브도요. 저희를 잘 모르는 관객들 앞에서 공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거든요, 아시죠?
…어릴 때만 해도 성공 가도에 오른 밴드 두 개를 이끌고, 전 세계를 누비며, 이국적인 나라에서 비앤비를 운영하는 [*마셜은 코스타리카에서 망고문 비앤비를 운영하고 있다.] 프로 뮤지션으로 데뷔하는... '꿈같은 삶'을 살게 될 거라 상상해 본 적 있으신가요?
네,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웃음] 어려서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13살 무렵이었어요. 아버지가 드럼 키트를 갖고 계셔서 드럼을 연주했었죠. 그러다 우연히 러시와 레드 제플린 등, 클래식 록 밴드의 음악을 접하고 밴드에서 퍼커션 파트를 맡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죠. 저는 늘 베이스 연주자나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드러머에게 끌렸어요. 그런데 막상 베이스를 잡자, 그 어떤 것과도 비교될 수 없는 영감을 불어넣는 곳으로 절 이끌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처음 무대에 발을 들였을 때, 발밑의 무대와 열광하는 관중들을 느꼈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았고, 바로 그 느낌 때문에 지금도 무대에 오르고 있죠. 음악이 주는 느낌이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여러분도 좋아하고, 저도 좋아하죠. 제게 그걸 느끼게 해줘요.
만약 작곡가로서 역사상 단 한 곡의 노래나 앨범 제작에 참여할 수 있으시다면 뭘 고르시겠어요?
[잠시 멈칫함] 음... 핑크 플로이드의 "The Wall"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환상적이죠! 지난주에 로저 워터스가 앨범 통째로 공연하는 걸 봤는데 정말이지... 이렇게 멋진 공연은 다시는 못 볼 듯해요.
맞아요! 그 사람은 천재예요.
...끝으로, 친구여, 당신에게 있어 삶의 진정한 의미란 무엇인가요?
삶의 의미는... 살아가고, 웃으며 사랑하는 것,
멋지네요- 다시 한번 시간 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리고 떡치는 일이죠. [크게 웃음] !!!
[폭소] 투어와 앞으로 발매될 앨범 모두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인터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2 사운드웨이브 투어에서 얼터 브릿지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은 다음과 같습니다.
2월 25일 - 사운드웨이브, RNA 쇼그라운드, 브리즈번
2월 26일 - 사운드웨이브, 올림픽 파크, 시드니
2월 28일 - 스틸 팬서와 함께, 엔모어 극장, 시드니
2월 29일 - 스틸 팬서와 함께, 더 팰리스, 멜번
3월 2일 - 사운드웨이브, 더 쇼그라운드, 멜번
3월 3일 - 사운드웨이브, 본톤 파크, 애들레이드
3월 5일 - 사운드웨이브, 클레어몬트 쇼그라운드, 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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