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티니 2 연성

[드림]"당신의 성씨를 받아 쓰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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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티니2 드림

* 등장인물 [까마귀]

["당신의 성씨를 받아 쓰게 해주십시오."]

어머니. 줄이 끊어지는 흉한 소리가 새벽제비의 귀에 꽂혔다. 새벽제비는 점점 꺼져가는 친씨앤을 안고 그가 맞아야 할 매를 대신 맞았다. 죄목은 군주를 조롱한 것이었다. 헬멧에는 새벽제비의 모습이 일그러진 채 비쳤다.

  계속 그렇게 보면,

까마귀가 고개를 돌렸다. 

  긴장되잖아.

새벽제비는 그제서야 자기가 무례를 범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미안하단 말은 나오지 못했다. 까마귀를 잠시 더 쳐다보다 억지로 시선을 뗐다. 

  나를 "도와주는" 이유가 뭐지?

  네게 빚을 졌기 때문이다, 새로운 빛. 까마귀라 불리던가.

하이옌은 똑같은 고통을 서른 번 맛보았다. 그 고통이 자신을 훑고 유린하도록 두고, 하이옌은 비통하게 속삭였다.

  내 아들아.

그러나 그 말을 들어줄 아들은 눈을 멀겋게 뜬 채 어떤 것도 쳐다보지 않았다. 새벽제비는 고스트를 잃었지만, 자신의 일을 계속 했다. 이전처럼 빠르게 달릴 수 없어도 늘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위치에 정확한 말을 전하고 사라졌다. 그것은 그의 자부심이었다. 

  그대는 누구인가.

새벽제비가 새로 깎은 지팡이를 고쳐쥐며 물었다. 무기는 없었다. 저항해봤자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는 차라리 몸을 가볍게 하는 쪽을 선택했다.

  거미 남작의 부하다. 너에게서 들을 말이 있다던데?

  수신인에게 직접 전할 말이다.

  아아, 그 일 말인가.

까마귀는 키득거리며 웃었다. 안심한 것 같았다. 그렇겠지. 새벽제비는 거미의 부하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보았다. 그는 수호자들이 겪은 전쟁에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모든 전쟁을 지켜보았다. 새벽제비는 가슴이 종이에 베인 듯 아려오는 것을 눌러 무시했다. 

  맞아. 하지만 네가 무슨 선택을 하던, 그 자는 나에게 벌을 줬을거다. 그 일이 있기 전, 나는 제법 똑똑한 말을 했었거든.

긴 한숨소리가 났다. 까마귀는 새벽제비의 커다란 저격총을 힐끗 보았다. 헬멧 때문에 티가 나지 않을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새벽제비는 기꺼이 모른 척 해주었다.

  고스트를 잃기 전까지는 헌터였나보지? 옷차림도 옷차림이지만, 역시 사격솜씨가 우리 편 같았어.

새벽제비는 총을 들고 일어났다. 까마귀가 말했다.

  그러니까, 도와주지 않아도 돼.

까마귀가 이어 말했다.

  그런건 도움이 되지 않아. 거미에게 들키면 오히려,

  수호자는 과거를 캐묻지 않는다. 자신의 전생에 대해.

새벽제비는 손을 내밀었다. 까마귀는 그 손을 잡지 않고, 고개를 돌리기만 했다. 헬멧 안의 표정은 알 수 없었다. 헬멧에는 그래, 새벽제비의 일그러진 모습만이 비쳤을 뿐이다. 

  나는 이 정도밖에 너를 돕지 못한다. 너를 속박에서 끊어줄 수 없어.

딱 그 정도의 무게였다. 키가 작은 성인 남성 한 사람의 무게. 트로이메라이는 새벽제비가 죽지만 않게만 치료했다. 그가 그것을 원했다. 맨발로 그는 펠윈터 봉우리를 올랐다. 그가 모두들 앞에 섰을 때, 그의 발은 까맣게 죽어있었고, 그의 아들은 하얗게 얼어있었다. 하이옌은 동상에 걸린 발 앞에 친씨앤의 시신을 내려놓았다.

  나의 아들은 어처구니없는 죄목으로 살해당하였다. 나는 아들의 복수를 하고자 하나, 홀로는 어떤 것도 칠 수 없는 무능한 어미요 아비이다. 나는 전투를 할 수 없으나, 나의 지도를 주겠다, 모든 전쟁군주들의 위치와, 영토와, 또 그들을 잇는 길들을....... 나는 사사로운 복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전쟁군주를 모두 굴복시키면 나의 복수는 자연히 이루어질지니.

긴 회의가 있었고, 회의를 하는 동안 퉁 하이옌은 그녀의 아들 퉁 친씨앤의 시신을 화장할 것을 허락받았다. 수의가 없었다. 하이옌은 그녀의 망토를 아들에게 둘러주어야했다. 하이옌은 아이들을 서른 번 잃었고, 비통함이 자신을 잡아먹지 않게 하는 법을 알았다. 아들을 잃은 어미는 강철군주의 전령이 되었다. 

  그 때 네가 말했지.

까마귀는 바다제비가 소란스럽게 우는 절벽 끝에서 울부짖었다. 

  나의 사슬은 끊어줄 수 없다고, 그건 나의 몫이라고. 그래 그건 이해했다, 그런데,

  너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까마귀가 끝내 그 손을 잡지 않았기에, 새벽제비는 자신의 손을 거두고 걸음을 물렸다. 새벽제비는 그것이 여행자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비어있는 존재. 그것이 수호자이다. 수호자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내가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그럼 난 지금, 왜, 이 지경이 된건지, 설명을 해,

  까마귀.

새벽제비는 손짓했다. 그는 절벽 끝 바위에 앉아있었다. 그 곳에 즐겨 앉았는지, 바위 주변엔 컵과 같은 잡다한 물품들이 있었다. 까마귀가 가까이 오고서야 새벽제비는 그가 핼멧을 벗은 것을 알아차렸다. 

  눈이 많이 안 좋아졌어.

새벽제비가 살짝 눈을 찌푸렸다. 

  머리가 흑단처럼 검구나. 내 아들도 딱 너처럼 흑단같은 머리를 하고 있었단다.

  그래서?

매서운 목소리였다. 새벽제비의 곱슬거리는 앞머리가 바람에 흩날려 얼굴이 드러났다. 

  넌 나같은 과거가 없잖아.

  나에게도 과거는 있어, 까마귀. 그리고 대부분은, 비극으로 끝났고.

  비극? 나만큼은 아니겠지.

  그게 네가 바라는 답인가?

아니었다. 까마귀는 서글프게 웃었다. 까마귀는, 계속 서글프게 웃었다. 그러면 무언가 해소될 것 처럼. 새벽제비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네가 누구인지 알기에, 너를 도와줬다, 까마귀.

  내가 누군데? 울드렌 소프?

  이대로는 너는, "너 자신이 아닌 것" 만 될 수 있다.

  그러니까 어떻게 해야하냐고!

새벽제비는 흐린 바다를 보았다, 흐린 하늘을 보았다, 원래라면 지평선이 있어야 할 자리를 보았다. 비가 오는지 하늘과 바다는 합일하여 그 경계가 모호하였다. 새벽제비는 얼굴을 가린 까마귀에게서, 자신이 돕지 못했던 자신의 아들을 읽었다. 그러나 그의 헬멧에는 새벽제비의 일그러진, 얼굴만 비칠 뿐이었다. 알았다. 그건 자신의 아들이 부활한게 아니라는 것을. 자신의 아들이었다면 어미의 망토를 두르고 있겠지. 그래서 새벽제비는 미안한 마음을 담아, 사실을 고했다.

  나도 모른단다, 얘야.

예상하지 못한 답에 까마귀는 땅바닥을 긁으며 몸부림쳤다. 손톱이 들렸다. 손톱과 살 틈으로 피가 나왔다. 피는 흙과 섞여 점토가 되었다. 새벽제비는 자신이 그 앞에서 아비 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랑은 잔인했고, 고통은 홀로 견뎌야했기에, 슈는 자신의 이름을 입에 머금은 채 그의 고난이 그를 꺾지 못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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