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영은 쇼핑은 이쯤이면 된다고 생각했는지 시현을 데리고 차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현은 여전히 회색정장에 하늘색 셔츠를 입고 있는 상태였다. 비싼 옷이라서 신경쓰여 죽겠는데 그걸 왜 여러 벌이나 샀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 박도영씨, 이제 가는 거에요?? ” “네. 가는 겁니다. 갈 때까지 푹 쉬세요.” 푹 쉬라고 그래도 이미 마음은 저세상 불편함이다
시현은 도영의 말에 누가 들을까 싶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옆에선 기우가 흐믓한 얼굴로 시현과 도영을 쳐다보고 있으면서 갔다오라고 친히 이 둘의 등을 떠밀기까지 했다. 그 순간 숨고 싶은 심정이 한가득 몰려드는 느낌에 시현은 그대로 한 손을 들어 얼굴을 쓸어내렸다. 지금 이게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상황이야…. 등떠밀려 가는 상황에 의문이 든 시현이 궁금증에
- ♬♪♩ 아침부터 울려대는 알람 소리에 손을 들어 아침부터 우렁차게 울어대는 알람을 껐다. 그리고 시현이 다시 잠에 빠져들 때 즈음, - ♬♪♩ 끈 지 얼마 되지 않은 알림이 또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아니, 알람 끈 지 몇 분, 아니, 몇 초가 지났길래 또 울려. 끝날 줄 모르고 울려대는 알람소리에 결국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박도영씨] 아침부터 자기
시현의 말이 끝나자마자 도영의 입꼬리가 위로 올라갔다. 눈을 내리깔고 웃는 도영의 모습은 냉소를 쏟아내는 미남 그 자체였다. 와…. 알파는 다 이렇게 잘생겼나봐…. “좋죠. 저는 아버지로부터 현시현씨를 지켜드리겠습니다.” “저…. 근데 왜 하필 저인 거에요? 저는 분명 입 다물고 아무것도 못 봤다고 했을 텐데요….“ 시현은 자신의 눈앞에 잇는 알파의 눈을
- 어, 형 전화도 맛있게 씹고 늦잠 잔 시현아? 잠은 잘 잔 모양이야. - 아…. 형, 죄송해요. 시현은 기우의 목소리에서 묘한 분노를 느낀 뒤 재빨리 사과하기 시작했다. 기우가 보지 않아도 고개까지 숙여가며 손바닥을 싹싹 빌며 말이다. - 어차피 늦은 거 여유롭게 와. 이건 진심. 어제 피곤해서 늦잠잤을 거 아니야. - 형, 아니 사장님. 진짜 하늘에서
아까부터 무시하고 있었지만 도영은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듯 미친듯이 진동하고 있는 자신의 폰을 무심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저렇게까지 전화를 걸 사람은 제 아버지인 박강우 또는 제 형인 박주영밖에 없다. 도영은 다 죽어가는 눈으로 폰을 확인하니 제 형인 박주영이다. “아버진 줄 알았는데. 의외네.” 어제 때린 것으로 만족하진 않을 텐데. 혼잣말을 내뱉으며
“그냥 택시 탈까.” 지금부터 100까지 세서 그 안에 택시가 오면 택시 타고 가야지. 극도로 피곤한 상황에서 사람은 편리함을 찾는다. 자기 자신과 타협점을 찾은 시현은 1부터 천천히 속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1, 2, 3, … 52, 53, 54, …. 고개를 들 힘조차 없는 시현이 속으로 센 숫자가 50이 넘어갈 때 쯤 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해
“자.” 시현이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자 남자는 커다란 손을 시현의 앞으로 내밀었다. 시현은 어떨떨한 표정으로 남자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저…. 아까 본 건,”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그러기엔 부어오른 왼쪽 뺨이 신경을 쓰이게 만들잖아요…. 딱 봐도 아파보일 정도로 빨갛게 부어오른 뺨에 시선을 거두지 못한 시현이 뭔가 결심한 듯한
일은 생각보다도 더 간단했다. 은색 쟁반에 샴페인이나 와인잔을 들고다니며 필요한 손님들께 드리거나 불편해 보이는 손님들을 응대하는 것. 그래도 혹여나 이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위치해 있는 높으신 분들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중이다. 이곳에서 손님들은 하나같이 TV에서 나오는 유명한 연예인부터 시작해 기업인, 정치인들까지 유명인사들 뿐
“안녕히가세요!” “수고하세요.” 마지막 손님까지 보내고 조금 이르게 카페 마감을 시작했다. 오늘따라 손님들이 끊임없이 찾아왔고, 덕분에 기우의 입은 빨간마스크를 연상케 하듯 입이 귓가에 걸린 상태로 손님들을 맞이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죽어가던 건 시현뿐이었지만. 시현의 아르바이트 대타 시간이 다가올 때쯤 기우가 기분이라며 일찍 퇴근하라고 가게를 일찍
여느날과 다름없이 취업 문 바로 앞에서 절망을 맛 본 평범한 날 중 하나다. [안녕하세요. 귀하의 자질과 역량에도 불구하고 … 불합격된 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제는 ‘합격’이라는 단어보다 ‘불합격’이라는 단어가 친밀하게 느껴질 정도로 눈에 익어버렸다. 아무리 취업난이 심각한다한들 이건 너무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시현의 머릿속을 가득 메운다. 면접까
계급 : 일반적으로 사회 전체 내부에서 직업, 신분, 재산 등에 따라 분류되는 사람들의 집단을 뜻한다. 직업, 신분, 재산 등으로 계급이 분류됨에 따라 계급 사회가 발생하게 되고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나뉘게 된다. 하지만 그 중 계급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 것은 바로 페로몬의 유무이다. 페로몬의 유무에 따라 과거엔 페로몬을 가진 자들이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