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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죠게토SF 썰

칠월칠석 온라인 이벤트 참가를 위한 포스트입니다. 소설을 써보려다 너무 길어 썰로 대체합니다.

 

게토 스구루의 이상한 꿈.

꿈 속에서 게토는 주술사도 아니고 학생도 아님. 맨날 하얀 복도를 계속 걷거나, 하얀 가운을 입고 혼자 돌아다니는 꿈임. 꿈에선 의문을 못느끼지만 이상한 일도 아니고 악몽도 아니라서 그냥 뭐 이딴 꿈이 다있지? 하면서 그냥 신경 안쓰고 살았음.

 그렇게 꿈이 이어지다, 어느 날부턴가 꿈에서 누군가와 만나게 됨. 근데 분명 누군가를 만났다는 자각은 있는데 누굴 만났는지도 모르겠고, 만나서 뭘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마주치면 깨어나고 만나면 깨어나고 이걸 반복함. 만나면 안 될 사람인가? 아니면 그냥 높은데서 떨어지는 꿈이랑 비슷한 건가? 게토는 의문을 느끼지만 꿈에서 위기감을 느낀 적은 없었음.

평소처럼 꿈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깨어난 날, 게토는 그냥 별 생각없이 고죠한테 자기 꿈 이야기를 했음. 대충… 학창시절 즈음. 게토의 말에 고죠는 ‘네 꿈에 나올게 나 말고 또 있어?’ 너 친구 없잖아 식의 농담을 하고. 티키타카 싸우다가 잠들었는데 마치 그 말이 정답이라는 듯 그날 밤 꿈에서는 만났을때 바로 깨지 않고 상대를 볼 수 있게 되었음. 꿈에서 만나게 된 건 자기와 똑같은 옷을 입은 고죠 사토루. 꿈속의 고죠, 대충 줄여서 꿈죠는 자기가 아는 고죠랑 똑같이 생겼지만 약간 다른점이 있음. 자기보다 한참 성인(30대쯤)으로 보이고, 어쩐지 분위기가 무겁고. 평소와 스타일이 다른데 꿈 속 자신처럼 의사인지 연구원인지 모를 하얀 가운을 입은 복장을 하고 있음. 게토는 낯설다고 느끼면서도 왠지 상대가 고죠 사토루라고 생각함. 그래서 너 고죠 사토루냐? 하고 물어보니까. 꿈죠가 자길 빤히 보다가 “넌 뭐야?” 하고 물어봐. 그냥 질문이 아니라 마치 있으면 안 될 곳에 사람이 있는 것처럼. 꿈죠가 게토의 어깨를 탁 잡자마자 마치 튕겨나가듯이 꿈에서 깨어남.

이번엔 꿈에서 고죠를 만났단 것도 선명하게 기억나고, 이상하게 심장이 벌렁거리는게 좋지 않은 기분을 느낌. 그냥 고죠가 그런 소릴 하니까 무의식이 반영된거겠지, 넘기기로 함. 왠지 고죠한테 나 네꿈꿨다 이러는 것도 웃기고…. 그때까진 그냥 꿈이었으니까.

다음날도 똑같은 꿈을 꿨지. 이번엔 처음부터 둘이 같은 장소에 있었음. 게토는 문득 하얀 가운을 입은 어른 꿈죠를 보고 혹시 꿈 속에선 나도 어른인가? 싶어서 처음으로 자신을 살펴보려 함. 꿈은 항상 1인칭이었으니까 의식 안했지. 근데 고죠가 성인이면 나도 성인이겠지 싶어서 자신을 돌아보는데 자긴 그냥 고전 교복을 입은채고 아마 현실의 자신과 동일한거 같음. 이상하지. 항상 꿈에선 낯선 복장이었는데 왜 이번엔 교복이지? 근데 꿈죠는 너 옷 구리다ㅋㅋ이러면서 태연하게 놀리고. 게토가 어떤 상태인지 이상할거 없다는 듯이 굴어.

이번에도 꿈죠를 만나면 깨어날 줄 알았는데, 마치 이게 진짜 시작이라는 듯이 이때부터 꿈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기 시작함. 게토의 꿈은 매우 평화롭게 흘러갔음. 항상 꿈죠와 함께 방이나 휴게실 같은 곳에서 깨어나고, 걷거나 앉아있고. 꿈 속 공간은 새하얀 복도인데 가끔은 길만 있거나 창이 있거나, 아예 사각형 벽으로 좁은 통로같을 때도 있고. 창 밖의 생김새는… 고죠 영역전개랑 비슷함. 우주같기도 하고 공허같기도 하고, 새까맣고 모든게 빨려들어갈 것 같은 기묘한 공간이 창 밖에 있음. 근데 뭐 위험하단 느낌도 안 들고 게토는 어차피 꿈이니까 별로 상관없다 싶었음.

그러다 꿈죠한테 여긴 왜 너랑 나 둘뿐이야? 하고 물어봄. 게토는 자기 꿈인데 사토루만 나오는 것도 뭔가 좀 의식되는거 같고ㅋㅋ 고죠가 나오는게 자기 무의식의 영역이면 주술고전의 다른 학생들이나 자주 보는 선생님이 나오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텐데, 왜 고죠만 항상 나오지? 싶은거임. 게토입장에선 타당한 의문이었음. 근데 꿈죠가 그 질문 듣자마자 웃는 얼굴을 정색하고

“네가 다 없앴잖아. 잊었어 스구루?”

섬뜩한 주문처럼 게토는 다시 꿈에서 깨어남.

평소랑 다르게 악몽에서 깬것처럼 심장이 벌렁거리고 불쾌한 감각도 들고. 벌떡 깬 바람에 침대에서 떨어져서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 꿈이 의식되기 시작했는데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알수 없음. 꿈은 반대라는 말이 있으니 혹시 내가 주변인을 구해야한다는 강박이 있나? 그런 생각도 들고. 꿈 속의 고죠가 자길 탓하는 건지 원망하는 건지, 기분이 이상했음. 고죠랑 수업듣고 임무 갈때 한번씩 물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음. 내가 만약 다른 사람을 모두 잃게 하면 넌 어떻게 할거야? 같은 이상한 질문. 근데 꿈 때문에 이러는 것도 좀 이상한거 같고 무슨 대답을 들어도 찝찝할거 같아서 관둠.

그 뒤로 한동안 꿈을 안 꾸길래 역시 임무 때문에 심란해서 이상한 꿈 꿨나보다- 하고 넘겼는데.

딱 그 생각하자마자 그날 밤 또 다시 그 꿈을 꿈. 근데 이번엔 눈 뜨자마자 코앞에 꿈죠가 자길 빤히 쳐다보고있었음. 마치 전에 아무일도 없던것처럼. 이번에도 무한한 공간을 산책하고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지. 주로 게토가 일상이야기를 하거나 뭐 그런식이었음. 내 꿈이라 그런가? 꿈죠는 지난번 꿈에서 뭘 했는지 같은건 안 물어봤음. 그냥 매번 꿈을 꿀때 그게 처음인 것처럼 평화로웠지. 그래서 게토도 항상 자기 말만 하니까 궁금해져서 넌 여기서 뭐해? 하고 물어봤음.

“나? 인류를 구하는 중이지.”

대답은 뻔뻔하고 자기가 아는 고죠 사토루랑 다를게 없었지. 게토가 아는 고죠는 아직 고전학생이고 제멋대로 와가마마 도련님이라서 대뜸 인류구원중ㅎㅎ이런 말이 장난이라고 생각했지. 그래서 자기도 농담하듯이 웃기시네, 니가? 이러고 농담으로 받아치고.

“진짜야, 세계가 어떤 구조로 지탱되는지 알아? 스구루.”

“누군가는 짊어져야만 해.”

“누군가는 계속 생각하고 망가진 곳을 고쳐야해.”

 하지만 꿈죠는 어른스러운 얼굴로 평온하게, 마치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듯 말함. 그의 시선은 끝없는 공간의 저편을 응시하고 있었고, 게토를 돌아볼 때도 게토를 보는게 아닌 것 같았음.

 “너 혼자 하는거야?”

“괜찮아. 나 우주최강이거든.”

자기도 모르게 묻고, 왠지 또 저번처럼 네가 그랬잖아 같은 말이 나올까봐 움찔했는데. 꿈죠는 별로 신경쓰는 태도가 아님. 게토는 꿈이건 현실이건 고죠는 좀 과분한 능력을 가졌구나ㅋㅋ생각했음. 게토가 별생각없이 이제 농땡이는 안 부리나보네. 하니까 꿈죠가 게토를 그냥 빤히 보면서. 넌 농땡이 많이 부리고 있어? 하고 물어봐. 가끔 별거 아닌데 이런 부분에서 꿈죠가 현실의 고죠보다 어른처럼 보이기도,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함. 자기 무의식인데 왜 고죠가 어른이 된건지 정말 모르겠음. 근데 또 생각해보니 꿈죠한테 자기 일상이야기 하긴 했는데 고전이니 주술이니 너무 둘에게 당연한거라 딱히 설명한적이 없음.

그래서 어쩌다보니 고전이야기도 나오고 주령 이야기도 나오고. 그러다 왠지 눈 앞의 사람이 자기 무의식의 반응이면 사실 나는 고죠를 알게모르게 의지하고 있었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주령이니 저주니 하는 이야기 하다가 그냥 물어봤지.

“너는 왜 사람을 구해?”

꿈 속의 고죠는 인류 구원중ㅎㅎ이랬으니까. 좀 이상한 꿈이지만 어쨌든 어떤 논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 같았음. 그래서 꿈속의 고죠는 어떤가 물어본건데. 꿈죠는 되게 당연하다는 듯이

“내가 구하고 싶은 건 너였는데, 네가 구할 기회를 주지 않아서그래. 스구루.”

너 대체 무슨 소리야 지난번부터, 저번엔 내가 다 없앴다더니 이번엔 네가 인류를 구하는 중이라하고. 이젠 또 내가 기회를 안 줬다고 하네. 내 탓이라도 하고 싶은 거야? 게토는 왠지 책망받는 기분이 드니까 따지듯이 물었지. 내 꿈이면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말을 해야하는거 아닌가? 게토는 홧김에 내뱉었음.

“어차피 꿈이면서.”

근데 꼭 말을 내뱉자마자, 그게 소리가 되자마자 아주 잘못된 것 같은 감각을 느낌. 해선 안되는 말을 한 것처럼. 자기 입으로 낸 소리인데 망가진 스피커가 낸 소리처럼 이상하게 들리고 갑자기 섬뜩해짐. 둘 다 움직이지 않는데 꿈죠와 자신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기 시작하고. 꿈죠는 되게 괴로운 얼굴로 찡그리며,

“꿈이라고 말 하지마.”

그 목소리가 꼭 메아리처럼 들리면서, 둘 사이의 거리가 무한히 늘어나며 멀어지더니. 갑자기 확 가위눌렸다 깨듯이 벌떡 꿈에서 깨어남. 눈뜨니까 기숙사고, 어쩐지 뭔가에 내던져진것처럼 식은땀도나고. 게토는 깨어났는데 꿈이 대체 무슨의미인지 모르겠고 왜 이런 꿈을 이어꾸는지도 모르겠고.

그 이후로 게토는 이상하게 잠드는게 불편해짐. 수면장애도 약간 생기고, 잠드는게 찝찝하고. 그러다보니 괜히 현실의 고죠한테도 한번씩 잔소리하고 타박하고… 그런 일이 잦아졌음. 근데 둘다 성장기니까 가끔 고죠에게서 언뜻언뜻 꿈죠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그럴 때마다 자기도 모르게 흠칫하고. 마침 한참 저주 성수기라 고죠랑 따로 임무를 가기도 하고… 그렇게 좀 흩어져 다니는 날이 늘었음. 이게 잘된건지 나쁜건지 모르겠고…

꿈을 다시 꾸게된 건 한달이 지난 뒤였음. 잠든줄도 몰랐는데 꿈 속의 그 공간이라 아, 내가 잠들었구나. 깨달았지. 게토는 피곤해보였고, 꿈죠는 그런 게토를 내려다보고 있었음. 꿈죠가 게토 무릎베개 해준 상태로 깨면 좋겠다.

꿈죠가 게토한테 요즘 잠은 잘 자? 하고 물어보니 졸리고 피곤한 게토 궁시렁궁시렁 살짝 푸념하듯이 왜이리 저주가 넘쳐나고 주령은 잡아도 잡아도 끝이없고 일본사회 무엇이 문제인가? 너랑 임무도 따로가고 피곤하다 하여튼 주술사 성수기 개빡셈 뭐 이런 시사고발멘트로 시작해서 푸념으로 끝나는 말을 했음. 그거 가만히 들어주던 꿈죠가 좀 머쓱해하더니 ‘아마도 그건 나 때문인것 같네.’하는거야.

뭐야? 하니까 요즘 생각이 많아서 오류가 늘었대. 게토는 이해할수 없는 맥락이지. 어이없어서 쳐다보니 꿈죠가 미안해, 이러니까 고죠한테 사과받는다는 생각에 안어울리고 소름끼침(ㅋㅋ) 괜히 한대 퍽치고 둘이 또 그거가지고 싸우다가

뭔가 이쯤에서… 연성으로 치면 세계관 설명타임시작.

꿈죠가 영역발밑에 지구 띄워주고… 우주도 띄워주고…

스구루. 세계가 신의 꿈이라는 전설, 알아? 게임 같은거야. 부팅된지 아주 오래된 월드. 예전에 어떤 과학자는. 세상의 법칙을 알게되면 고쳐쓸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모든세상의 일엔 법칙이 있고 공식이 있고, 그렇다면 세상도 프로그래밍 하듯이 코드를 조정할수 있지 않을까? 그 과학자는 좀 천재였거든. 엄청나게. 과학자는 세기의 대 발견을하고, 이 세계를 고쳐쓰는 완벽한 코드를 찾아냈지만 이 세계는 고쳐쓰기엔 너무 늦었던거야. 하지만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있다면? 아마 작은, 아주 작은 낙원 정도는 만들 수 있겠지.

거기까지 말한 꿈죠는 발밑에 만들어둔 지구를 노려보듯이 쳐다보다가 더 말을 안하고 대뜸

“그러니까, 이미 늦은 일이야. 가끔 주령이니 저주니 하는 오류가 있어도 봐줘?”

이러고 또 꿈에서 깨어남.

 

또 꿈에서 깬 게토는 자기가 진짜 꿈을 꾸는건지 아니면 꿈죠의 말이 일부 맞는건지 도통 모르겠지. 근데 만약 꿈죠의 말이 전부 진실이고, 세상의 어떤 버그나 오류가 서로에 대한 저주와 부정적 감정으로 드러나는 거라면……. 그렇다면 주술사도 버그인가? 아니면 백신인가?

그리고 꿈죠가 말한 내가 다 없앴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음. 그래서 이번엔 생각 정리 잘 하고 제대로 꿈죠에게 물어보기위해서

꿈을 꾸려고 시도하는데. 당연히 일부러 시도하니까 또 한동안 꿈을 못꿔

그래서 걍 고죠한테 사토루, 너는 버그는 지워야한다고 생각해 아니면 고쳐쓸 수 있다고 생각해?

초딩고죠 캐해불가로 대답은 뭐 적당히 했다고칩시다

게토는 그때 생각했어. 원인을 파악하면 고칠수 있는거 아닌가. 그러면 사실 원래 세상이란건 주령이고 주술이고 필요없이 서로를 증오하고 부정할 필요가 없는 곳이었던거 아닐까

하여튼...이래서 게토가 주술사와 비주술사에대해 고민하게되고… 원작사건 일어나고 있고… 텐겐사건이 일어남. 현실에 치여서 한동안 번뇌만 생겼다가 잠깐 졸았던 때에 다시 그 꿈을 꿈. 꿈죠에게 한명의 희생으로 유지되는 세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니 꿈죠는 대답하지않아. 본인이 그렇게 존재하고있으니까.

이때 잠을 자고 있지만 선잠에 든 상태라 게토는 최대한 깨지 않고 침착한 상태로 꿈죠와 대화를 시도하려함. 이제 게토도 알것 같은거지 꿈죠가 자길 꿈에서 내쫓을 수 있다는 걸. 그래서 의문으로 품고 있던 것들을 하나씩 물어봄. 오류가 생기는 건 네가 혼자 일해서냐, 주술사들이 주령과 저주를 풀고 다니는건 네게 도움이 되는 일이냐 뭐 이런거. 

꿈죠는 좀 불편한 얼굴로 대답하지 않음. 왜냐면 게토에게 진실을 말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기 때문에.

장면상으로…이쯤에서 챕터2로 넘어감. 꿈죠 시점.

꿈죠가 말한 세계의 오류를 고칠 천재<는 꿈죠세계의 게토였음. 

게토 스구루는 세기의 천재였고, 탁월한 재능을 가졌었고. 마찬가지로 천재지만 아무 동기가 없던 고죠와 달리 자기 지식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고싶은 명확한 목표가 있었음. 꿈죠는 게토가 좀 바보라고 생각했지만 어쨌든 자기와 말이 통하기라도 하는건 게토뿐이고, 게토의 이상론을 도와주는 걸로 자길 추켜세우게 하겠다! 라는심보로 도왔지만 어느새 친해져서 둘은 둘도없는 단짝이고 서로의 세계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이가 되었지.

둘이 완성한 세계의 비밀, 세계의 백도어를 열고 현실을 고쳐쓸 코드. [패스워드:월드] 그건 둘의 신념에 대한 업적이자 증명이었음.

고죠와 게토는 환경오염이 심각하고 자원고갈이 가까워진 지구를 조금씩 고치길 바랐음. 근데 둘의 연구에 투자하던 기업이나 정부에서 이 연구결과의 발표를 두고 공식적으로 알리지않고 비공식회담을 열고 자기들끼리 정치싸움을 시작함. 어느구역을 먼저 고칠지부터 특정 기지를 세워서 그곳을 관리해야한다. 이 연구에 자본과 기술을 댄건 어느 기업이다, 아니다 국적을 따진다 어쩌고저쩌고……. 디스토피아 아포칼립스 재난물에 종종 나오는 무능한정부 뭐 그런거임.

게토는 그런게 좀 싫었음. 원래는 기아나 제3세계의 환경문제 같은걸 먼저 개선하고 싶었는데, 자기가 프로그램의 창안자인데 아무도 자기에게 선택권을 주지않아.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굶어죽어가고 있을텐데…

게토가 어떻게든 좀 더 다수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높으신분들 만나고 여기저기 고군분투하며 뛰는데 그 와중에 고죠는 혼자 코드를 살펴보다가, 이 프로젝트에 한가지 오류가 있단 사실을 알아냈음. 결국 이 이론도 프로젝트도 사실상 세상의 순리가 법칙이 있고 규칙이 있고, 그걸 프로그램의 원리로 이해해서 망가진 부분의 코드를 고쳐 복원하는것<인데

그렇다면 이 세계 자체가 돌아가고있는 메인 서버는 어디인가? 즉, 일부를 단발적으로 고칠순 있지만 정말 게토의 이상처럼 모든걸 다 고치려면 아예 서버 바깥, 즉 세계 밖의 또 다른 세계 다중우주의 밖에서 안을 볼수 있어야하는데…….

그게 누가 가능하지?

고죠는 이걸 게토한테 말해야할지 말하지말아야할지 고민함. 이미 지금의 상황에서 상심하고있는 게토한테 우리 프로그램은 치명적 오류가있고, 지금 우리 세계를 전부 고칠수가 없다. 우린 일부만 구할수있다. 이런 말을 했다가 게토가 정말로 실망할까봐

 

고죠는 그냥 게토를 상처주고싶지도, 게토가 더이상 실망하는걸 원하지도 않았음. 그래서 생각을 좀 해보다가 인간의 두뇌도 하나의 슈퍼컴퓨터가아닐까? 여기에 생각이 도달하고. 혼자 연구를 시작함. 인간을 매개로 세계라는 월드에 접속하는 방법에대해.

고증은 건너뛰고 고죠는 천재라서 하고있음.

고죠는 생각했지 어차피 세상이 데이터의 집합이라면 인간역시 동일할 것이다. 그럼 인간이라는 데이터유기체를 다루는 법만 알면 인간 역시 차원의 한계를 넘을수 있고. 그럼 지금의 [패스워드:월드]가 준비되는 동안 인간을 조금씩 전송할수 있지않을까? 고죠의 계획은 일종의 시공간 이동이었음. 인류가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면. 그 사람들을 모두 이미 다 고쳐진 미래의 지구로 전송하면 된다고

고죠는 자기 뇌를 컴퓨터로 쓰는게 별로 두렵지않았어. 자기가 전 인류의 초전송을 준비하느라 잠들어있더라도 그 사이에 게토에게 부탁해서 월드 리부팅을 시키면 되니까. 혼자서는 깨어날 수 없는 그럼 둘이서는 할수있는거니까

혼자는 못해도 우리 둘이선 가능할테니까.

고죠는 게토에게 준비하고있는 연구가 있다고만 말하고 완성한다음 게토를 놀라게해주고 싶었음. 게토가 자꾸 여기저기 세계정상들 설득하러 다니느라 바쁘기도하고 지금 둘의 연구는 기밀취급이라 자기 연구가 이만큼 진행된거 아무데도 밝히지못해서 거의 억류상태기도 하고. 그래서 일단 시험테스트를 해보려고 잠든사이에 게토한테 문자만 남겨뒀음. 깜짝 놀라게해줄게 선물이 있어.

아직 첫 시도라 외부에서 깨워줘야 하지만 게토라면 자기가 설계한 이 프로세스를 보자마자 이해할거라고 믿었으니까. 기약없는 잠에 들더라도 게토라면 안전하게 깨워줄 거라 생각했으니까.

근데 고죠가 잠들어있을때 타국 정보기관에서 매수한 스파이가 고죠의 연구실로 들어왔음.

 얘는 고죠가 하고있는게 뭔진 모르지만 패스워드:월드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훔쳐오면 거액을 받기로했음. 근데 고죠의 연구실 컴퓨터에

전세계 인명의 목록이 띄워져있는걸 발견함. 어떻게 모았는지도 알수없을만큼 다양한 오지까지 전부. 그게 고죠가 개발해낸 [세이브:월드]의 인명록이었는데 이거에대해 상부에 냅다 찔러버림. 이게 뭔진 모르겠는데 엄청난 프로그램같다. 고죠 사토루가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그러니까 저쪽에서 그럼 일단 그것도 훔쳐와라 그리고 고죠가 그걸 다른곳과 거래하지 못하게 원본을 삭제해라. 이런 명령을 내림. 매수된 스파이는 그거에 따랐는데, 둘이 개발한 [패스워드:월드]는 애당초 어딘가에 설치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일종의 세계 페이지소스 보기랑 비슷한… 뭐 그런 관리자 창임. 당연히 삭제버튼 같은 건 없고, 스파이가 복사할 수 있는 건 고죠의 [세이브:월드]의 데이터 뿐이었는데 애당초 이 정보들이 모두 어디 쓰이는지 모르니까 해킹프로그램 같은걸 컴퓨터에 꽂아두니 에러만 잔뜩 뜨기 시작함. 당연하게도 매수된 스파이도 정보기관도 지금 프로그램에 접속된게 고죠의 뇌를 사용하고있는것도 모르니까

에러가 뜨니까 고죠의 머릿속도 혼란해지기 시작함. 차근히 자기만의 방식대로 내부 프로세스 가다듬고 있던 고죠는 갑자기 머리가 굉장히 아프고 타는 듯한 통증을 느낌. 깨어나고 싶은데 아직 완성된 절차가 아니라서 자의지로 깨어나지도 못하고. 게토가 오려면 얼마나 남았는지도 알 수 없지. 하지만 고죠와 게토의 연구실에 누군가 침입했고 수상한 버그가 자기 뇌안을 헤집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었음. 고죠는 어떻게든 자기 뇌안의 서버를 활용해 게토를 부르려 하지. 지금 고죠의 뇌는 세계와 동기화된 상태라 대충 뉴런전기신호같은 체제임.

게토는 마침 고죠의 문자를 받고 오던 중이었는데, 환청처럼 머릿속에서 고죠의 목소리가 들림. 뭐라고 말하고 있는데 정확히 들리진 않고 글자가 겹쳐있는 것처럼 들림. 그래서 서둘러 왔더니 모르는 사람이 컴퓨터의 드라이브…하드디스크… 뭐 아무튼 그런걸 뽑아가고 있었음.

저 사람을 쫓아가야 한다는 걸 머리론 알고 있는데, 옆에 잠든건지 기절한건지 귀와 코와 눈에 모두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고죠가 보이니까 두고갈수가 없는거임. 결국 게토는 고죠를 위해 남았고, 고죠를 깨우는데 성공했지만 뇌손상이 심각한 상태임. 정신에 충격도 많이 받았고, 제일 큰 문제는 두 사람이 프로그램을 확인해봤을 때, 스파이가 사용한 해킹프로그램이 원본파일에 손상을 일으키는 방식이라 세계의 코드를 훼손해버린거임. 근데 하필 고죠가 거기에 확장팩 [세이브:월드] 진행중이었기 때문에 가장 최근에 사용되고 있던 데이터… 즉 사람에 대한 데이터가 훼손됨. 이 때문에 실제로 현실에서 불특정 다수가 랜덤하게 세상에서 ‘삭제’ 되고 말았음.

이 어이없는 사고는 전 인류의 3분의 1을 지우는 거대한 문제를 발생시킴. 본래 고죠의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었으면 차근차근 안정적으로 미래로 전송되고, 누락없이 문제가 모두 고쳐진 세계에 전 인류가 살아갈 수 있었을텐데. 그냥 허무하게 삭제된거야. 수억명이.

고죠는 정신에 손상이 커서 편두통과 기면증이 생겼는데, 그 와중에도 잠들어있는 동안 이 사태를 해결할 방법을 찾으려 함. 고죠는 게토에게 자기 프로그램을 전부 설명하면서 모든 데이터는 말소에 시간이 걸리니 자기 뇌안에 남아있을거다. 백업기간을 거치면된다 자기가 어떻게든 해보겠다 하는데. 그와중에 그 매수된 연구원이 이걸 정보기관에 전하는건 성공했고 그쪽의 전문가들이 계속 달라붙어서 해석한 결과

전인류의 3분의 1이 사라진 사건이 고죠 사토루때문이다<라는게 정부기관에 알려지게 됨.

 

각국 정부에선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지말아야한다. 범죄자 처벌에쓰자. 아니면 고죠를 가둬놓자. 난리가 났음. 게토는 가뜩이나 세계복구도 아직 진전된게 없는데 친구까지 잃을위기고. 고죠가 위험한 일을 자기한테 말도안하고 혼자 진행하다가 자꾸 자다깨다하는 것도 스트레스인데 고죠한테 뭐라할수도 없고. 그와중에 각국 정부에선 고죠프로그램을 정적 제거나 불필요한 인류를 줄이자. 이딴소리나하고.

세계를 구하고싶었는데, 세계 어디에서도 서로를 구하려는 말은 안하고. 모두 이기적이고 누구도 세계평화에 관심이 없어보임.

게토는, 이딴 세계가 구할 가치가있나? 라는 생각을 해버렸다.

하지만 고죠가 인류를 구하겠단 자기 꿈을 위해 여기까지 같이와줬는데. 그와중에 겨우 깨어난 고죠가 말했음. 차근차근 계획을 설명해주면서. 네가 힘들다면 그냥 우리 둘이 저질러버리자. 전 인류를 모두 네가 지정한 시점으로 전송하겠다. 너는 네가 바라던 안정적이고 이상적인 세계를 복원해줘. 나를 활용해. 내 뇌에 접속할 수 있는 건 나와 너 뿐이야.

하지만 게토는 불안했음. 이미 너무 지쳐있었고 세계 자체에 대한 실망도 컸음. 언제 끝날지 모를 그 시간동안 고죠가 잠들어있을거라는 것도, 상상만으로도 지독한 고독이 밀려오는데. 3분의 1을 삭제한 것만으로 고죠의정신이 망가질뻔했는데 전인류를 한꺼번에 다루면 그 데이터량이 과연 고죠의 뇌가 감당 가능할까? 자기가 만약 실수를 해서 고죠가 잘못되면? 그렇게 되면 게토는 전 인류가 사라진 세계에 혼자 존재할텐데. 그게 정말, 의미가 있나?

게토는 그게 두려웠음. 하지만 어느순간부터는 공포보다도 그냥 무감각해져서.

‘차라리 리셋해버리자. 없애버리는게 나아’

게토는 생각했음. 월드 복원이 아니라 월드 리셋을 해야하는게 맞는거같다.

그래서 고죠가 자는사이에 혼자 [패스워드:월드]를 기동시키기 시작함. 세상이 분열하고 붕괴하고 재구성되고. 당연히 이변을 느끼고 깨어난 고죠가 이게 대체 무슨짓이냐고 소리치니까.

“사토루, 나는 이런 세계는 바라지 않았어.”

“전부, 전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너한텐 미안해.”

“다음 세계에서는, 친구로 만나지 말자.”

이렇게 데이터가 되어 사라져버렸지.

하지만 게토가 간과한 사실 하나, 고죠는 [세이브:월드] 가 있음. 즉, 저장기능이 있단거지. 고죠는 오래 고민할 시간도 여유도 없었고. 게토가 전부 삭제한 세계를. 그 세계와 인류, 모든 분량의 정보량을 자기뇌에 우겨박았음. 어차피 세계가 붕괴하며 분할할 다른 저장장치가 다 사라졌으니까 어쩔수없지 그때부터 고죠는 무한한 꿈에 빠져들었음.

고죠는 자기 꿈속에서 삭제되고 초기화되던 세상을 재구성하기 시작하고 삭제되었던 인류를 복구하기 시작했지. 이전보다 문제가 적은 세계로. 이전보다 크기나 용량이 작은, 조금 더 해상도가 낮은 세계를. 고죠는 무한의 꿈을 꾸며 계속해서 사라진 세계를 지탱하기 시작함.

그렇게 주술회전 월드의 세계가 만들어졌습니다.

고죠는 세계가 천천히 흘러가는걸 보다가…. 게토의 데이터가 차근차근 복원되어가는걸 보고 자신과 똑같은 코드를 한줄 추가해서 같은 시대에 태어나게 했음.

그리고 다시돌아와서...

 

꿈죠가 오류가 혼자일해서 생기냐는 게토의 질문에 뭐라고 대답해야 게토가 이해할까 고민했음.

그 오류는 사실 고죠의 뇌안의 세계니까, 꿈속 세계인거지 고죠에겐. 그래서 고죠가 스트레스받거나 우울해지거나 하면 가끔 그게 인류에게 분산적으로 나타나게됨. 환경문제를 복원하다 꼬이면 재해가 일어난다거나, 고죠의 우울감이 계절우울증이나 특정 장소의 민족트라우마, 국가적 기질같은 식으로 발현되는거지.

근데 이걸 게토에게 설명하자니 어렵기도하고 게토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어서.

버그가 나타나는건 내가 설계한 의도, 즉 내 의지와 세계의 흐름이 맞지 않을때 발생한다. 세계는 너무 거대한 경우의 수고 내가 인류의 생애주기에 자유를 주어도 모든 인간의 생각이 똑같을순 없기때문에. 신이 서로 싸우지 말아라, 고 계시를 주어도 누군가는 왜 싸우면 안 되지?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 차이가 세상에 오류를 만들고, 그 틈사이는 없던 것이라 남들 눈에 보이지않는 저주가된다.

이렇게 설명함.

즉 저주 성수기가 되어서 꿈죠가 피곤한게 아니라, 꿈죠도 결국 원래 인간이었기에 고독감이나 스트레스, 우울감을 억누르고 억누르다 그게 세계에 영향을 주는 때가 오는데 이게 저주성수기인 것임.

너무 길다… 하여튼 이래서 게토는 점점 꿈속 세계의 복도가 고죠와 게토의 연구실이란 것도 알게되고. 자신의 전생?도 조금씩 알게 되고. 아무래도 고죠가 복원한 게토라서 알게모르게 영향받는게 있음. 그리고 전생의 게토가 왜 세상을 삭제하려 한건지도 알게된 시점에 게토가 인류에 환멸느낀사건도 겹쳐서 주저사로 돌아가고.

그때부터 게토는 더는 고죠의 꿈을 꾸지 못하게 됨.

왜냐하면, 이건 전부 고죠의 꿈이니까. 이 세계도 게토도. 게토가 고죠의 꿈을 꾼게 아니라 고죠가 게토의 꿈을 꿨던 거니까. 자기가 복원한, 다시 만나지 말자고했던 게토가 행복한지 알고싶어서. 게토를 만나고 싶은 마음 때문에 게토가 꿈죠와 만날 수 있었던 건데, 꿈죠와 만남으로 세계에 대한 비틀린 이상론?을 갖게 된 게토….

원작의 게토는 주령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비주술사를 다 없앤다, 라는 결론을 내렸는데. 이 썰의 게토는 실제로 오류를 일으키는 인간을 다 없애며 뇌의 부하량이 줄어든 고죠도 편해질거고. 그러면 같은 세계인데도 부하가 줄어든 꿈죠는 좀 더 안정적인 세계를 만들테고. 이 세계를 구하려 한 다정한 신은 오직 이상적인 세계의 꿈만 꿀테니 세계는 평화로워 질 것이다. 상위차원의 게토가 하지 못했던 이상론을 이 세계의 게토는 실현할 수 있다고 판단함.

남들에겐 이상론이지만 주술사 게토는 세계의 진실을 알아서 그게실현가능한 범주란걸 알고있음.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해버렸지. 꿈죠가 원했던 건 이런게 아니었지만… 하지만 고죠는 이미 뇌를 한계까지 쓰고잇기때문에 간섭하지 못하고 작은 세계의 또 다른 자신, 고죠 사토루의 몫이 되었고.

여기서부턴 원작전개라 딱히 행복한? 결말은 못 얻었을듯.

제목은 말장난인데, 어쨌든 저는 이또한 세계야 나야? 같은 맥락의 사랑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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