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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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익숙해야만 했다. 그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었기에. 거짓말은, 이제 익숙했다. 거짓말을 당하는 것을 싫어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서 있었다. 그곳은 너무나도 그녀에게 좋지 않은 곳이었기에, 그녀의 정신체를 망가트리기에 충분했다. 물건처럼 쓰이고 버려지는 일은 더이상 겪고 싶지 않기에. 그래, 단지 그 이유 하나 때문이었
살짝 놀랐다. 기억하고 있었구나. 네 기억력이 좋은 건 알았지만, 그 점에 대해서는 조금 잊었길 바랬다. 뭐랄까, 그리 좋은 사실은 아니잖아. 고민했다. 너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괜찮은가?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몸은 괜찮은 상태였다. 하지만, 정말 괜찮은가? 그에 대해 고민해보자면, 답은 하나 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좋지 않았다. 의사에게 들은
네 말에 동의했다. 성년이 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축복이나, 누군가에게는 끝을 의미하였다. 그것이 삶의 끝인지, 무엇의 끝인지는 오로지 자신만이 알 수 있었지. 그러니, 나는 어쩌면 네가 어느 쪽인지 예상할 수 없을 거야. 아니, 하지 않으려 들겠지. 애초에 우리에게는 그런 축복 따위, 필요 없을테니까. 너와 내가 앞으로 향할 미래에는 신이 내려준 그 어
우리에게 시간이 많을까. 시간은 모래와 같다. 아무리 손에 쥐려해도 조금의 틈이 있다면 그 틈을 타고 흘러 내려, 사라지는 것 처럼. 시간은 모래처럼 사라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조바심을 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몰라, 한세. 조바심이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나는 평온을 유지했다. 조바심은 오히려 내가 하는 일을 망칠지도 모르니까. 평온함
내가 누구인지 계속해서 고민한다. 생각을 멈추지 않으며, 계속해서 고민하였다. 내가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쩌다 존재하게 된 것인가. 여러가지를 생각하면서도 그녀는 단 한번도 자신이 누구인지 잊은 적이 없었다. 아니. 애초에 존재한 적이 없던가. 그럼에도 그렇게 신경쓰지 않았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면 지금이라도 찾으면 그만이었으니. 우리에게는 시
내가 누구인가. 그것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을 해봐야 한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가 누구임을 알고 자아를 형성할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아쉽게도 그녀는 그래야 하는 시기에 그러지 못했다.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나가지 못하고 새장에 갇혀 있어야만 했으니까. 그러다보니…. 자신이 누구인지 제대로 알기가 어려웠다. 지금도 조금의 혼란은 있었으나 크게
침묵은 언제나 익숙하지 않다. 방안에 갇혀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보는 게 전부였던 삶, 사람의 온기라고는 필연적으로 닿아야 할 때 빼고는 느낄 수 없었던 삶. 하나 같이 바빠 나에게는 신경 써주지 않던….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던 삶을 보내왔다. 가끔은 그 순간마다 왜 나를 살렸는지 의심이 될 정도였으며, 그들이 나의 가치를 발견했을 때의 눈을 아직도
“오히려 쉽게 넘어오지 않는 게 더 나은 선택일지도 몰라.” “그리고 전혀 성가시지 않는 걸? 난 오히려 계속 나와 대화해주는 사람이 더 좋아. 그게 날 의심해서 나오는 의문들이어도. 그 의문들에 대해 내가 답을 주다보면 의심이 아니라 다른 걸로 변할지도 모르잖아?” “거기에 나는 너한테 쉽게 지치지 않을 거야.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럴 거라는 게 느껴져
“…” “화낼 이유가 있어?” “의심을 한다는 건 그만큼 나를 바라봐준다는 거고, 나에게 관심을 준다는 거잖아. 그러니, 내가 너에게 화낼 이유는 없어. 무엇보다 한세, 넌 아직 나한테 아무런 잘못도 아무런 짓도 안 했을 걸?” 화내야 할 이유가 있던가. 여러방면에서 생각해 보아도 내가 너에게 화낼 이유는 전혀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말이지. 너는
너의 모든 것을 이해하기에는 너는 나와 달리 많은 감정들을 갖고 있었다. 지금 너의 감정들은 기쁨, 두려움, 불안한, 동질감? 내가 알아차릴수 있는 감정들은 저게 전부였다. 그렇기에 너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듣고 있었다. 네가 어떤 말을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내 귀와 눈에 한세라는 존재를 담았다. 어쩌면 그렇기에 나는 조금이라도 너를 이해할 수 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