殘香

칠흑의 반역자

푸른잔향 by R2di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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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zDpR03FQgZM?si=Ir48z7ClVbJWgTJt

영혼은 본디 하나였으니, 여러갈래로 찢겨 각자 자신들의 삶을 살다가 합쳐진다면 그것은 하나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토론을 즐기는 우리에게는 꽤 흥미 있는 주제라고 할 수 있었다. 과연 그것은 하나라 정의할 수 있는가. 우리는 영혼의 색을 볼 수 있는 자들이었기에 영혼의 색이 같으며 결국에 하나로 합쳐진다면 그것은 하나라는 의견의 지지가 가장 많은 그때, 누군가 반대의 의견을 내밀고 나왔다.

 " 영혼의 색이 같더라도... 살아온 그 자들의 인생이 있는데 존중해 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

어차피 결국 하나가 될 텐데 그들에 대한 '존중'이라는 의견은 꽤 새로운 의견이기는 했다. 하지만 결국 이 토론에서 답은 내려지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토론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마지막 토론이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불안감은 먹이가 되었고 멸망은 쉽게 초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멸망이 오더라도 최선이 아니더라도 방법은 존재하였었고 그것은 자신을 받쳐 신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지금의 불완전한 것들에게 이야기한다면 그것이 어떻게 가능하냐던가, 결국에 자신들이 이야기하는 야만신이라는 것들을 불러내는 짓들이나 할 것이 뻔하디 뻔하지. 어찌 되었든 그렇게 우리는 많은 동포를 잃었다. 그리고 잃고 또 잃었다. 별을 복구하기 위해서 그리고 또 다른 신을 불러냈기에. 만족이라는 것이 없던 것이지. 별의 균형, 생명의 균형, 존중을 유지하겠다고 또 다른 신을 불러내겠다고 나서는 자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너'는 그 편에 서 있었다, '존중'을 이야기하는 네가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은 어쩌면 이상하지도 않을 일일지도 모르는 일이지. 결국에 각자 다른 이념을 가진 신들은 대립하였고 그로 인해 세상은 나뉘었다. 너의 영혼도 그렇게 함께 말이다.

 그 이후로 많은 발자취를 남겨왔다. 신... 그래 너희들이 아는 조디아크를 불러내기 위하여 희생한 나의, 우리의 동포들을 살리기 위해서 말이다. 제국, 전쟁, 살육, 재해 너희들의 별이 멸망해야만 우리의 동포가 돌아오는 것이다. 그러나 원초세계라 불리는 그 별에서 유난히 가장 강한 힘을 가지고 계획을 방해하는 영웅이라 불리는 자가 있어, 14인 모두가 그는 결국에 모든 것을 망칠 것이라는 의견에 그를 죽이기로 결론 내렸다. 그 시절은 모두 찢겼기에 토론이라는 것 또한 할 생각이 없었겠지. 하지만 우리에게 이 결정은 토론이 필요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나는 처음으로 생각했으니 말이다. 과연 우리가 그를 막을 수 있는가. 왜냐하면 '그'는... 아니 '너'는 이라고 해야 할까. 내가 그 영혼의 색을 잊을 리가 없지. 모두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불리던 너는 그 별에서도 결국에는 자신을 내놓고 모두를 살리고야 말겠다는 선택을 하고 있다. 미련하고, 멍청한 자. 불완전한 몸으로 네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을테야. 그래야만 해. 언젠가 동포들을 되살릴 때 너 하나즈음 끼워 넣는 것은 어려운 것은 아니니까. 너는 그때까지 죽지 말고 살아있는 게 좋을 거야, 그때처럼 토론을 하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니 그 토론이 가능한 건 '그'가 아니라 '너'니까.

  

 모든 이야기에는 뒷 면이 있었다.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이야기가 있고, 걸어온 길이 있고, 신념이 있었고. 나는 그 이야기들을 수도 없이 질리도록 반복하고 있다. 

 갑자기 나타난 영웅, 본래는 세상을 모험하고 싶은 모험가로부터 시작된 이 이야기. 세상을 구할만큼의 강한 힘을 가진 모험가가 이상하다고 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지. 나는 몇 번이고 죽으며 살아나기를 반복했다. 이상한 점은 처음부터가 아닌 내가 쌓아온 것들은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 내가 잃었던 자들을 살리기 위해 몇 번이고 몸을 던지지 않았으랴. 하지만 이야기는 모두 정해진 대로 흘러가야만 했던 것인지 결국에 이다음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들을 그저 놓아주어야만 했다. 나의 죽음은 무뎌지더라도 그들의 죽음은 최후에도 무뎌지지 않았다.

 에테르를 본다던가 영혼을 볼 수 있는 마법사들은 조금 위험했다. 분명 하나인 영혼이 마치 여러 번 쌓인 것처럼-이라는 이야기를 모두 나에게 했으니 말이다. 영혼이 여러 번 쌓인 것도 맞았고 그리고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누군가로부터 찢겨 나온 또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몇 번이고 반복한 이 이야기에서 그 영혼에 관한 이야기도 듣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 이제야 돌아왔구만... 영웅이나 되시는 분이 뭐 이렇게 오래 걸렸대? "

 몇 번의 죽음을 맞이해서야 모든 것을 이해하고 또 다시 당신을 만나러 온 것인지. 이로써 당신을 처음 만나는 것이 몇 번째인지 세는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 이 곳에서는 유난히 많은 죽음을 껴안고 윤회를 하게 된다. 죄식자가 되어버리기도 하고, 수백 번 당신의 손에 이 죽음은 모두 당신이 나에게 주었더라고 한다. 긴 시간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듣고 보니 당신은 어쩐지 '그'라고 불리는 사람을 '나'에게서 비추어보는 것이 언뜻언뜻 보이는 것 같아 어쩐지 기분이 나빴다. 나는 나고, 그는 그인데 왜 오래 산 사람들은 모두 '존중'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인지. 당신은 그때도... 그때도... 그때? 숨을 짓이기고 뱉어낸다. 내가 언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더라. 몇 번이고 쌓인 영혼이 결국에는 갈라진 세상이 합쳐진 것과 다름 없는 크기가 되어버린 것인지. 어쩐지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기억들에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고서 당신을 바라본다. 확고한 적의에 유려히 자신의 입장을 비추는 당신을, 그 전의 여러 명의 당신들, 그리고 최초의 당신을 나는 떠올리고야 만다.

 " 그렇다면, 기억해라. 우리는... 분명 살아 있었다는 걸. "

 나는 이번 윤회가 드디어 당신과의 마지막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고 그리고 그것은 틀리지 않았다. 당신들과 같은 윤회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 어찌 되었든 윤회자로써 이번에는 이 앞을 나아갈 수 있다는 것즈음은 이제 내다보는 것은 할 수 있었다. 모순적인 웃음을 지으며 나를 보는 당신이 아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웃음이 아닐 것이 분명한데 왜 그런 웃음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인지. 그렇다면 당신도 기억하기를 바란다. 몇 번의 윤회를 하며 결국 모든 것이 시작된 최초를 기억하는 것은 당신과 나 밖에 없을 테니.

 " 나는 여전히 모두를 존중한답니다. "

빛으로 스러져버린 그 얼굴은 마지막에 어떤 표정이었는지 두 눈으로 담을 수는 없었지만, 당신만은 기억하기를 바란다. 최초의 나도, 이 곳의 나도 결국에는 모두 기억하고 살아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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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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