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권

[진화랑]고양이의 질투와 오해

화랑 생일이 3일 남았지만 귀찮았음. ㅈㅅ.

글창고 by 리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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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 생일 축하글입니다. 아직 3일 남았지만 귀찮아서. 그리고 리디아와 놈진 특수 인트로가 있길래 적당히 날조함. 캐붕에 비문이 많습니다. 의외로 꾸금이 아니라고요? 왜요? 나도 꾸금 쓰기 귀찮고 달달한 거 쓰고싶을 때가 있다고!

내일모레 화랑 생일이구나…어쩌지. 화랑이 받으면 기뻐할만 걸 주고싶은데. 탁상달력을 보며 검지를 두드리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화랑은 백두산의 지인이 일본에서 운영하는 태권도장에서 일하게 되어 둘은 원거리 연애를 할 필요없이 일본에서 동거하게 되었다. 당연히 진은 너무 기뻐서 주체못하는 입꼬리를 손으로 가렸다. 물론 진을 아는 사람들은 신났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쨌든 내일모레는 둘이 동거한 이후로 처음으로 찾아온 화랑의 생일이다. 화랑이 기뻐할만한거…세일링 요트나 록을 좋아하니 한정판 록 음반을 사다줘야하나? 커스텀한 오토바이도 괜찮을 거 같고…근데 이것들은 화랑이 이미 내 블랙카드로 해결했을거야. 기각이다. 선물로 적당한 게 뭘까?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봐야겠다.

"진!"

선물을 뭘로 준비할까 오른팔로 왼팔꿈치를 받치고 왼주먹으로 턱을 받치며 고민에 잠긴 진은 에디가 책상을 두드리며 이름을 부르는 바람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어, 어? 무슨 일이지?"

"내일 폴란드 대통령과 총리가 외교협상 때문에 일본으로 온다고 하더군."

"맞다. 재벌 소유 호텔에서 묵게 해준다고 약속했었지."

계열사인 바이올렛 시스템즈의 사장이 되어 보안팀장을 관둔 리의 뒤를 이어 에디가 보안팀장을 맡게되었다. 에디도 진의 사생활을 알고있었지만 진이 이것저것 혜택을 준 덕에 어느정도 눈감아줬다. 화랑도 의외로 재벌에 도움을 주기도 해서 대놓고 쓴소리를 할 수도 없다. 폴란드의 대통령과 총리라면 리디아의 조부와 리디아 소비에스카를 말하는거겠지. 에디와 절친인 리디아와는 공수도 대련을 하면서 친해졌다. 둘 다 꽤 어린 나이에 높은 지위에 있어서 서로 일에 대해 힘들다고 터놓고 푸념하는 사이기도 했다.

"호텔 직원들에게 연락할게."

"알겠어. 그나저나, 한참 고민하고 있던데 무슨 일 있나?"

"내일모레 화랑 생일이야."

"얼마 남지 않았군."

"그래서 화랑이 기뻐할만한 선물을 주고싶어."

"…그 녀석은 바이크랑 싸움을 좋아하잖아."

"안 그래도 오토바이 경주는 작년 생일 때 했었어. 결국 화랑 딱지 떼는 대신 벌금 줬지. 난 몰래 나갔다고 니나한테 혼났지만."

"……너도 의외로 불량하군."

에디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작년 화랑 생일에 진은 니나 몰래 선글라스를 끼고 오토바이 경주하러 나갔댄다. 선글라스를 써봤자 눈에 확 띄는 헤어스타일때문에 퇴근하던 재벌 직원들이 다 알아버렸고 니나가 그걸 알고 진을 데려가서 호되게 혼내고 밀린 업무 안 하면 퇴근도 못하게 했단다. 어쩔 수 없잖아. 늙다리, 아니, 임원들이 어리다고 업신여겨서 스트레스 받는다고. 진이 관자놀이를 짚으며 짜증냈다. 꽤 어린 나이에 총수가 되었으니 적잖게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

"아무튼 오토바이 경주와 요트 세일링은 질리도록 해서 다른 걸 해보고 싶어."

"하긴 하던 것만 하면 질리기 쉽지. 내일 리디아가 올테니까 그녀와 얘기해봐."

알겠어. 조언 고마워. 리디아 씨와 얘기해볼게. 에디가 목례하며 집무실을 나갔다. 백두산 씨에게도 전화해야겠다. 화랑에게 특별한 선물을 할 때 뭐가 좋을지. 진은 백두산에게 전화를 걸었다. 화랑이 깍듯하게 예의차리는 사람 중 한명이며 그에게 아버지나 다름없는 사람이다.

"여보세요?"

-오랜만이군. 화랑은 잘 지내나?

"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 묻고 싶은 게 있어서 전화드렸어요."

-뭔가?

"내일모레 화랑 생일이라서 올해는 좀 특별하게 하고 싶은데…뭘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너무 거창하게 할 필요는 없네.

중요한 건 자네의 진심이겠지. 자네가 진심을 보여주면 화랑도 분명 기뻐하겠지. 그러니 너무 거창하게 하려고 하지마. 오히려 부담스러워할게다. 소박해도 괜찮아. 생일을 축하한다는 진심만 있다면 그걸 충분히 전해지지 않을까? 백두산의 조언을 조용히 듣던 진이 미소를 지었다. 그렇겠죠? 조언 감사합니다. 더 생각해보고 결정하겠습니다. 푹 쉬세요.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보니…가끔 화랑이랑 카페 가서 점심 먹을 때 화랑이 초코 케이크나 뭐 단 음식을 즐겨먹던데…그거라도 사놓을까. 아냐. 뭔가 성의없어 보여. 기왕이면 만드는 편이 좋겠지만 요리는 자신없는데…


태권도장 근처 주차장에 주차한 진이 차키를 넘겨줬다.

"오늘 바빠서 못 데려올거야."

"네가 안 바쁜 날이 있긴하냐? 빨리 가."

화랑의 툴툴거림에 진이 씁쓸하게 웃고는 사무가방을 든 채 날개를 펼치고 날아갔다. 일본의 태권도장의 일은 할만했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들도 있다. 그들은 모국어를 쓰는 사람들을 보자마자 반가움에 안색이 폈다. 운영하는 사람은 백두산의 지인이다. 한국인에 태권도 사범인 아버지를 따라 본인도 태권도를 배웠다고 한다. 화랑 씨가 양아치같아서 걱정했는데 잘 적응하시네요. 아이들도 잘 따라주고요. 화랑과 정반대의 성격인 사범은 웃으며 칭찬했다. 일이니까 설렁설렁할 순 없지. 화랑은 한숨을 쉬며 받아쳤다. 도장을 운영하는 사범은 화랑과 반대로 성실하고 불의를 못 참는 성격이라 충돌이 잦을줄 알았으나, 백두산의 교육 덕분인지 화랑은 성실하게 일했고 다툼도 적었다.

"이 근처에 맛있는 한식 식당이 있는데, 점심은 거기서 먹을까요? 화랑 씨도 항상 고생하시는데 제가 한 턱 쏘고싶어요."

"오? 그래? 나야 좋지."

태권도장의 사범이 점심을 쏘겠다는 제안에 사양않고 받아들였다.

점심을 먹고 소화시키려고 거리를 둘러보며 걸었다. 역시 점심때라 뭐 먹으러 식당 가는 사람이 많구만. 진 녀석은 점심 걸렀으려나, 재벌 건물에 식당 있으니까 거기서 먹겠지만. 안 그래도 오늘 폴란드 총리님이 오셨다고 바쁘다고 들었는데. 실없이 중얼거리며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카페 창문 너머로 낯익은 사람이 보였다. 잊기 힘든 한갈래로 위로 솟은 머리의 남자는 카즈야 아니면 진이다. 카즈야는 진에게 재벌을 물려주고 준과 함께 야쿠시마로 가서 귀농하고 있으니, 소거법으로 카페에 앉아서 커피 마시는 사람은 진이다. 그리고 그와 마주보며 이야기하는 여성이 보였다. 백금발의 포니테일에 눈가에 흉터가 있어서 눈에 띄었다. 화랑도 그녀를 7회 철권 대회에서 봤다. 대전 상대가 아니어서 직접 만나진 않았다. 폴란드 총리인 리디아 소비에스카였다. 두 사람은 서로 웃고 있었다.

뭐지? 이 기묘한 감정은? 진은 총수니까 당연히 세계 각국의 정치가들과 안면을 틀 수 밖에 없잖아? 사업가들하고도 서로 알 수 밖에 없고. 게다가 저 여자는 진과 같은 무술을 배워서 가끔씩 대련하는 사이라고도 했고. 그러니 친해지는 건 당연해. 진은 가끔씩 그녀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높은 지위에 있지만 둘 다 젊어서 주변의 압력에 시달린다는 동질감을 느꼈으니 자주 꺼내겠지. 모르겠어. 두 사람이 서로 마주보며 웃고 있는 걸 보니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 역시 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건 그녀겠지…아마도. 물과 기름같은 우리는 티격태격하는데. 화랑은 입술을 깨물더니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결국 도장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사범이 무슨 일 있냐고 물었으나, 화랑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자신만의 오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게 오해가 아니라면. 결국 사범이 머릿속을 정리하라며 5일 휴가를 주었다. 퇴근하고 나니, 진이 일찍 와서 화랑을 반겼다.

"갔다왔어?"

"…그래."

그리고 뒤에는 리디아가 서서 깍듯하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얼굴 제대로 보면서 인사는 처음이네요. 화랑도 목례했다.

"…바빠서 못 데려다준다며 웬일로 일찍 퇴근했네."

"일정이 바뀌었어. 니나가 내일부터 남은 업무는 자기가 다 해주겠다고 말했어."

"그러냐. 저 사람은 호텔에 지낸다 하지않았어?"

"아, 하루만 여기서 지내기로 했어요."

화랑은 시샘 어린 눈으로 리디아를 물끄러미 보다가 2층으로 올라갔다. 피곤해서 먼저 잔다. 너도 늦게 자지 마라. 화랑, 무슨일인데? 진의 외침을 무시하고 화랑은 샤워하고 침대에 누웠다. 침대에 눕다보니 진에게 거절당했을 때 화랑을 시샘하는 표정으로 보던 샤오유가 생각났다. 지금은 샤오유 나름대로 납득했는지 여전히 친한 친구 사이다. 그 애한테 꽤 미안하긴 했지. 진도 샤오유의 마음을 거절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눈물젖은 눈으로 화를 삭히는 그녀가 왜 자꾸 아른거리지? 동병상련이라도 느꼈나. 하아, 몰라. 그냥 잘래. 자고 내일은 뭐 스티브랑 샤오유를 만나러갈까. 화랑을 부르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하고 눈을 감았다.

"뭐야? 너도 질투해?"

"그런 거 아니야!"

낮에는 진이 일하느라 집에 없어서 방안에서 게임을 했다. 어제 두 사람의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니 집중이 안 되서 게임오버를 여러번 당했다. 결국 짜증나서 게임기를 끄고 집 밖으로 나가 거리를 산책하다 저녁에 우연히 샤오유를 만났다. 뭐라도 마시자며 술집으로 가서 술을 마셨고, 화랑은 음료수를 홀짝이며 소리쳤다. 샤오유는 사연을 듣더니 화랑도 질투하는 게 재밌고 신기해서 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본인이 진에게 거절당한 앙금이 남아 질투를 느끼는 게 고소해서도 한몫했다. 샤오유가 용기내서 고백했으나 진이 난처하게 웃으며 '용기내줘서 고마워. 하지만 난 네 고백을 받아줄 수 없어. 정말 미안해.'라고 거절했지. 거절당한 샤오유는 팬더의 품에 안겨 사흘 동안 펑펑 울었다고 한다. 거절당하고 당분간은 화랑을 시샘하였으나 지금은 꽤 털었는지 친하게 지냈다. 응어리가 남아있어서 진이 화랑에게 대놓고 애정행각하면 약올리냐?라는 식으로 뒤끝을 보여주긴 했다.

"몰라…이게 질투맞나? 근데 진이 다른 사람이랑 같이 웃고있는데 뭔가 머릿속이 복잡하고, 화도 난다고!"

"그럼 그게 질투지 뭐겠냐?"

화랑은 술에 약해 음료수를 마시고 있고, 샤오유는 화랑보다는 술에 강해서 맥주를 마시고 있다. 생긴 건 양아치인데 의외의 모습이 많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백두산을 포함한 웃어른에게 제대로 예의바른 모습을 보여준다던가, 아이들과 꽤 잘 놀아주는 모습 등. 리와 스티브, 리리처럼 장난기가 많고 짖궂은 사람들이 화랑을 놀리기도 했다. 그의 눈가에 물기가 어렸다. 나한테 동병상련을 느끼고 찾아올 정도면 정말 서운한가보네. 샤오유는 한숨을 쉬며 꽤 진지한 말을 했다.

…있잖아. 진한테 고백 거절당했을 때 팬더 품에 안겨서 펑펑 울었어. 내가 진과 더 친한데 왜 내가 아니지?싶어서 화가 나고 네가 부러웠어. 팬더는 내 응석을 받아주면서 말하더라고. 진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편안함과 따뜻함을 느꼈다면…슬프지만 진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에게 보내주는 게 맞다고 말해줬어. 그래서 내가 진과는 사이좋은 친구로만 지내기로 결심한거야. 오해가 있을수도 있겠지만 솔직하게 말해. 물론 안 좋은 결과가 있겠지. 그래도 속으로만 숨겨서 끙끙 앓는 것보다는 털어놓는 게 낫지않을까? 서로의 감정도 알 수 있잖아. 말하기 부담스러우면 주먹을 맞대는 것도 괜찮아. 주먹을 맞대야만 알 수 있는 감정도 있으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해.

"샤오유, 너 꽤 어른스러워졌구나."

"나라고 항상 철없는 생각만 하는 거 아니거든! 너한테까지 철없다는 말 듣고 싶지 않아!"

"웬만하면 앙금도 완전히 털어놓길 바래."

"그게 말처럼 쉬워? 어쨌든 진을 귀찮게 하면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샤오유가 화랑에게 삿대질을 하며 으름장을 놓았다. 걔가 날 귀찮게 한 적이 훨씬 많은데. 화랑은 이 말을 삼키며 오토바이를 타며 샤오유에게 손을 흔들었다. 샤오유도 손을 흔들며 팬더를 타고 갔다.


"레시피 알려줘서 고마워요, 리디아 씨. 요리 이름이…"

"날레시니키입니다. 폴란드의 디저트인데 크레이프와 비슷한 거라 생각해주세요. 그나저나 신기하네요. 카자마 씨가 밝게 웃는 건 처음 봤어요. 순한 인상이라 놀랐어요."

"그런가요? 화랑 얘기를 하다보면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네요."

"언젠가 화랑 씨 데리고 폴란드로 와주세요. 에디가 당신들에게 신세 많이 졌으니 그 보답으로 극진히 모실테니까요."

"고마워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퇴근한 뒤에 먼저 집에서 나갈 준비를 다 한 리디아를 배웅하고, 날레시니키 레시피를 보며 요리했다. 날레시니키 6인분 정도면 되겠지. 계란 하나와 밀가루 1컵에 우유 1컵을 넣고 반죽이 되도록 젓고,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서 반죽을 얇게 부었다. 1분간 구워 뒤집어서 40초 구웠다. 나머지 반죽들도 이런 식으로 굽고 누텔라를 꺼내 반죽에 듬뿍 바르고 바나나를 썰어서 얹은 뒤에 반죽을 돌돌 말았다. 이 정도면 화랑이 좋아하겠지. 단 음식을 꽤 좋아하니까.

어제 저녁에 리디아가 날레시니키 요리를 해주며 알려주고 따라했었는데 요리를 해본 적이 없어 반죽이 주방에 다 묻어있고 뒤집기를 못해서 온 몸에 반죽을 뒤집어쓰거나, 시간을 못 맞춰서 반죽을 태워버리는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답답해서 화를 낼 법도 한데 그녀는 오히려 처음은 다 힘들다며 울기직전의 진을 다독여주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화랑은 2층 침실에서 자고 있어서 그 난장판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화랑의 생일을 위해 대부분의 업무를 니나에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뒷처리 담당이야?라고 쏘아붙이길래 거액의 돈을 즉시 입금해줬더니 그녀는 한숨쉬며 내일 화랑 생일이지? 그 날 포함해서 3일 쉬어.라고 말했다. 그러고보니 퇴근 후의 화랑의 상태가 이상했었다. 몸이 아파서가 아닌 심기가 불편한 상태였지. 리디아 씨를 잠깐 보더니 내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자러 갔어. 화랑이 2층으로 올라간 뒤, 리디아는 물었다. 우리를 질투하고 있을까요? 생각보다 귀여우신 분이네요. 웃으며 말한 말에 진도 동의했다. 진은 입을 가렸다. 질투하는 화랑을 떠올리니 너무 귀여워서 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할 수 없었다. 근데 화랑이 질투를 하나? 싸우는 거랑 오토바이 경주에 대한 열정과 욕심빼고는 다른 감정에 둔감한 거 같던데.

도어락 소리가 들리고 화랑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다녀왔어."

"어서 와."

"오늘도 일찍…맞다. 니나 씨한테 맡겼댔지."

"응."

"식탁에 크레이프 같이 생긴 건 뭐야?"

"날레시니키라고 폴란드에서 먹는 크레이프 비슷한 거래."

"역시 리디아 씨가 알려줬겠지?"

"…응."

화랑은 진을 보며 심호흡했다. 진이 고개를 갸웃했다. 진이 들으면 표정이 일그러지겠지만 말하기로 했으니까.

어제 우연히 점심먹고 걷다가 카페에서 리디아 씨랑 널 봤어. 둘이 서로 마주보며 웃고있길래, 나 잊고 다른 사람이랑 잘 지내려고 하나보다.라고 생각했어. 왜냐면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 물과 기름처럼 자주 티격태격하잖아. 그치만 리디아 씨는 너처럼 어린 나이에 총리가 됐고 배우는 무술도 비슷해서 대련도 한다고 들었으니까. 네가 기업 총수라서 정치가들하고도 친할 수도 있고, 그녀에게 동질감을 느꼈겠지. 그런데…머릿속이 복잡하고 슬프고 화가 나. 이거 질투인가봐…내가 맘에 들지 않으면 헤어져도 돼. 대련 상대나 경주 상대로도 만족하니까.

화랑이 울먹이는 것을 참으며 겨우 말했다. 화랑의 말을 들은 진은 피식 웃더니 화랑의 어깨를 붙잡고 이마를 가볍게 부딪혔다. 아프지 않았다.

"어제 그래서 삐졌구나?"

"……"

"내가 그녀와 동질감을 느끼는 건 맞아. 하지만, 나한테는 너뿐이야, 화랑."

오늘 생일이라해서 어제부터 그녀와 뭘 해야 화랑이 좋아할까 얘기도 했었는데 그게 너한테 오해를 부를 줄은 몰랐네. 미안해. 진이 털어놓자 화랑의 얼굴이 붉어졌다. 리디아와 진은 그저 화랑의 생일날에 무엇을 준비하면 좋아할까 얘기하고 같이 요리를 했던 것 뿐이었다. 뭐야, 나는 시답잖은 걸로 질투하고 있었네? 부끄러웠으나 진이 그만큼 자기를 생각하고 있어서 기쁘기도 했다.

"놀랐어. 투쟁심 외에는 둔감해서 질투 안 느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귀엽네."

"부끄러우니까 말하지 마!"

버럭 소리를 지른 화랑이 겉옷을 의자에 걸치고 식탁에 앉았다. 이거 네 생일이라서 단 맛으로 만들었어. 그래? 이거 네가 만든거야? 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날레시니키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한 입 먹었다. 바나나와 누텔라의 조합은 제법 잘 어우러져 꽤 달콤했다. 단 맛을 좋아하는 화랑이 눈을 크게 뜨고 맛있다며 기뻐하자, 진도 웃었다.

"선물 대신인데 만족했어?"

"응. 이거 꽤 달고 맛있다. 요리하느라 고생했네."

"화랑이 기뻤다면 다행이다."

값비싼 선물 대신 진심과 정성이 들어간 마음이 담긴 소박한 간식을 먹었다. 이렇게 만족한 걸 보니 다행이다. 앞으로 따뜻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이 더 생겼으면 좋겠다. 생일이지만 선물 대신 정성이 담긴 달고 소박한 식사를 즐겼다.


후기.

날레시니키는 폴란드의 크레이프 내지는 팬케이크 비슷한 디저트라고 하더군요. 헬테이커의 영향으로 날레시니키는 이름 정도는 알게 된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저도 그렇고요. 화랑은 달콤한 음식을 좋아하는 트친님의 뇌피셜이 귀여워서 저도 한 번 써봤습니다. 진이 만든 날레시니키는 헬테이커의 팬케이크 만들기 만화를 참고했습니다. (https://rasdin.tistory.com/496) 아무래도 화랑은 누텔라를 잔뜩 바른 날레시니키를 좋아할 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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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자유로운 미어캣

    질투하는 화랑 넘 귀여워요… 이렇게 달달한 진화랑도 넘나 맛있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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