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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이트(twilight) 2

개와 늑대의 시간

rmsea by 8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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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twilight)

프랑스어로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이 시간에 저 멀리서 달려오는 동물이 자신이 키우는 개인지,

자신을 해치려는 늑대인지, 분간이 안 간다고 하여 이렇게 불렸다.


"네, 두 명으로 예약 부탁드립니다."

자신의 성격처럼 모나지 않고 반듯한 세단의 운전석에 올라타며, 도윤은 즐겨 가는 레스토랑으로 전화를 걸었다. 평소 자잘한 일들은 베타인 임 비서를 통해 해결하곤 했지만, 이번 건 만큼은 도윤이 직접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고, 메뉴를 꼼꼼히 살폈다. 그날은 다름 아닌 강도하과 안도윤의 네 번째 결혼기념일이었고, 장소 역시 공식적인 둘의 첫 상견례 자리였던 곳이었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한들 많이도 아닌 고작 두 명을 예약하면서 이런 것, 저런 것을 세심하게 따진다는 것이 도윤으로선 민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도하와의 사이가 완전히 어그러진 것이 가장 큰 탓이었다. 그리고 사이가 어그러진 채 지낸 시간이 꽤 오래되었다고 생각되었던 터라, 도윤은 그가 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슬그머니 들기 시작했다. 괜한 일에 정성을 쏟고, 설렘을 느끼는 것이 나중에 얼마나 큰 실망감으로 돌아올지 모를 나이는 아니었으니 마음을 가라앉히려 부단히 노력해야 했다.

문득 그를 마지막으로 보았던 날이 떠올랐다. 실질적으로 '별거'라는 것을 처음 하게 된 날 말이다. 차갑게 등을 돌리던 그를 보며, 도윤은 몸이 굳어 감히 그를 잡을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멀어지던 그가 까만 점이 될 때까지 바라보며, 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값진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한신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이제 그 계획도 거의 마무리 단계다. 지금처럼 강도하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경영한다면, 한신의 몰락과 명한의 성공은 동시에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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