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소설

그래서 나는 당신을 사랑할 수 없다

라스트맨 쿄신

나의 악성을 두려워하듯, 차마 손댈 수 없는 당신을 두려워한다. 당신의 본심을 나는 알 수 없고 건드릴 수 없다.

고도 가문에 입양되었을 때, 좋았던 것은 나 따위가 정의의 아군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당신의 존재였다. 내면의 악과 반목하는 내게 당신은 나 역시 그렇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존재였다. 그런 당신보다 눈에 띌 수는 없다. 논 캐리어로 경찰에 들어온 것도 눈에 띄지 않고 묵묵히 일하기 위해, 당신을 돕기 위해. 애인을 만든 것도 결혼해서 입지를 공고히 했으면 한다는 당신의 말 하나 때문에. (그것만큼은 사쿠라에게 미안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나는, 이 집안에 들어온 이상 당신의 흠집으로밖에 존재할 수 없다.

살인자의 아들, 본성을 숨기고 가문에 숨어든 결점.

당신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만큼 거부당하는 꿈을 꾼다. 네 과거가 알려지면 고도 가문은 끝장이야. 넌 우리 가문의 수치야. 노력하지 않으면 본인 몫도 할 수 없는 놈이야. 악몽 속의 당신은 그리 말하며 나의 목을 조른다. 죽음 직전까지 다다랐을 때야 나는 꿈에서 깨어난다.

타인을 죽이는 꿈보다는 차라리 당신에게 죽는 꿈이 유쾌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계속 흠집으로 남아있다면, 당신에게 고통을 준다면 나는 유일한 존재로 남을 수 있을까. 당신에게, 당신의 절망으로. 그럴 수 없다. 당신의 꿈은 나의 별 볼 일 없는 사심보다도 소중한 것이고…

네 과거가 알려져도 내 출세에는 아무런 상관없어. 신타로, 너도 고도 가문 사람이잖아. 어깨를 펴고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해. 소중한 내 동생이니까.

무뚝뚝한 말이지만 그것이 너무 다정해서,

신타로, 빨리 와.

어린 시절, 멈춰 있던 나를 움직인 그 말이 나의 귀를 맴도는 것 같아. 나는 파멸적인 방법 외에는 당신을 사랑할 수 없구나. 쓰게 웃으며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을 사랑할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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