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퍼즈

[잭클] 삶

a poached egg by 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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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잭, 이렇게 너와 같이 살아있을 수 있어 진심으로 기뻐! 어느 날 웬일로 일찍 퇴근한 클리브가 잭을 껴안고 그의 뺨에 키스를 마구 퍼부으며 대뜸 그렇게 말했다.


안 그래도 저녁을 준비하던 참이라 어리둥절해하는 잭에게 클리브가 말했다. 나 승진했어! 물론… 그게 내가 앞으로 고생을 덜 할 거란 이야기는 아니지만 말이야. 취재는 계속될 거라고!


그 날 저녁은 잭이 직접 구운 미트파이였다. 겉으로 보기엔 다소 투박하지만 맛은 훌륭한 미트파이를 잭과 클리브 두 사람이 나눠 먹으면서, 클리브는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자신의 취재에 대한 야망을 잭에게 말하는 걸 멈추지 않았다. 이전과 다르게 ‘합법적으로’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취재의 권한이 넓어진 건 확실히 고무될 만한 일이긴 했다. 잭은 고개를 숙이고 미트파이를 나이프로 써는 과정에서 클리브에게 보이지 않게 작게 픽, 웃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승진 후의 첫 취재가 정해졌다. 집을 나서기 전, 현관에서 클리브와 잭은 가볍게, 그러나 따스하게 키스를 나누었다. 다녀올게! 클리브가 기운차게 말하고, 현관문을 나섰다.


그리고 그렇게 클리브 스테플은 실종되었다.


대외적으로는 잭이 클리브의 쌍둥이 형제인지라, 실종신고도, 이후의 기약 없는 기다림도 모두 잭의 몫이었다. 잭은 이 모든 것을 묵묵히 잘 참아냈다.


그렇게 오 년이 지나고 클리브의 사망이 공식적으로 확정된 날 잭은 클리브를 따라갈 생각을 하려다가… 관두었다. 너와 같이 살아있을 수 있어 진심으로 기뻐! 목숨을 끊고 싶어 하던 잭의 귓가에 클리브의 해맑고도 신난 목소리가 맴돌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클리브로선, 승진했단 사실이 정말 기뻐 깊은 생각없이 저리 말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클리브는 그때 분명 잭을 포함해 ‘같이 살아있을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잭은 그것이 마치 클리브가 자신을 향해 남긴 어떤 유언으로조차 느껴졌다.


네가 살아있을 수 있어 기뻐, 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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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육체를 받았어도 그 태생이 강화인간인 터라, 잭 빈다우스는 남들보다 오래 살아야 했다. 오래 산 탓에 인간사의 추악한 면모를 더 많이 보아야 했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잭은 묵묵히,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씻으며, 그렇게 참회하며 묵묵히 살아갔다.


잭 빈다우스는 그렇게 일평생 클리브 스테플을 그리워하며, 그러나 행복하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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