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이야기
나라는 존재는 과연 모두에게 용서를 받을 수 있을까?
타이치: 인디고 때는 잘못한 게 많은 건 사실이니까 이것도 일종의 벌칙...이라고 생각해두는게 맞다고 생각이 드는군요.
타이치: 그치만...
상세기록은 이렇다. 곤란에 처한, 위기에 처한, 약한 자를 도와주는 것. 그렇게 도와준 사람에게 서명이나 확인을 받는 것이라고... 말이야 쉽지만 생각보다 이 지구의 세계에서는 워낙 다들 서로서로 건드리면 큰일 날 입장이니...
타이치: 곤란하군요...
타이치: 그래도 꼭 굳이 지금이 아니라고 해도... 언젠간 마물이 나타나면 도와주는 걸로 해야겠어요.
그런 맹세로 '착한 학생 기록부'는 잠시 가방에 두고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은 내일을 위한 시험이 우선이니까...
-지하철-
지하철의 계단을 올라가면서 여럿 생각을 했다.
내가 만약에 이 지구를 없애버렸다면 어땠을지.
내가 만약에 미도리카와군의 모든 동료를 쓰러트렸다면...
만약에... 내가...
타이치: 무서운 일이 일어났을지도 몰라.
타이치: 분노는 정말 막을 수 없는 존재구나...
그런 깊은 생각도 잠시,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는 남성 2명이 비켜, 비켜! 라는 소리와 함께 계단을 빠르게 내려가면서 내 뒤를 따라 올라가던 할머니를 강하게 치면서 할머니는 계단에 주저 앉아버리셨다.
타이치: ...!
그런 찰나에 할머니가 들고 있던 종이가방에 과일들이 계단으로 하나하나 떨어지면서 순간적으로 몸이 굳어졌다.
A: 늙은 사람은 집에서 쉬기나 하라고!!!
B: 푸하하~!!! 늦는다 빨리 가자!!!!
타이치: ... 저것들이...!
순간적으로 올라오는 분노에 잠깐 머리를 깊게 짚었다.
아냐, 더 생각하면 모두가 큰일나. 그런 생각으로... 일단은...
타이치: 할머니, 괜찮으신가요? 일어나실 수 있어요?
할머니: 아아, 괜찮단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타이치: ... 일, 일단은 잠깐 여기에 계세요. 잠시만...
그런 분노를 차츰 가라 앉히면서 계단에 떨어진 과일들을 하나하나 주워서 품에 모으기 시작했다.
다행이도 많이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얼추 몇 갠 주웠으니 다시 종이가방에 넣었다.
타이치: 일단... 부축해드리겠습니다. 다치셨을지도 모르니까요.
할머니: 괜한 고생을... 미안하구나...
타이치: 아니에요, 일단은...
내 몸은 바로 할머니를 부축해주면서 하나하나,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지금 내 상태든 뭐든 알게뭐야. 약한 자를 쳐버리고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아둔하고 고지식한 것들...
타이치: 후...
할머니: 이제 괜찮다... 미안하구나...
타이치: 아뇨, 사과하실 필요는 없어요. 당장 잡아서 그냥... ...
타이치: ... ...
순간적으로 자신의 다른 색의 눈을 가렸다. 이상하게 보일지 모를테니까... 인간이라는 것은 섬세하지만 그만큼 예민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존재이니까. 그런 생각으로 있다보면 어느 순간 할머니는 나의 차가운 손을 잡아주셨다.
할머니: 아이고, 이렇게 손이 차서... 괜히 학생 바쁘게...
타이치: ... 제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할머니: 미안하구나, 학생의 손을 함부로 잡고 말이야.
할머니: 왜 인지 멀리 떠난 내 아들이 생각나서 갑자기 미안하다.
타이치: ... 아들?
타이치: 가.. 가족인가요?
할머니: 그렇단다. 요즘은 바빠서 보기 힘들지만, 그래도 아들은 과일 샐러드를 참 좋아했었어요. 특히나 과일 샐러드에 귤이 들어간 것을 좋아해서... 멀리서 귤을 구해왔는데 ... 많이 고생했다, 정말 고맙구나.
타이치: ... 할머니.
순간적으로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인디고로 변해서 이 지구와 마법세계의 마을을 초토화 시키면서도... 운디네들은 나를 기다려주고, 걱정해줬다는게... 그런 생각에 갑자기 심장이 내려 앉는 기분이 느껴졌다.
할머니: 학생, 잠깐 미안하지만... 우리 집에 잠깐 들렸다가면 안되겠니? 뭐라도 보답하고 싶어서 말이다.
타이치: ... ...
-할머니의 집-
자수와 실과 바느질, 패턴으로 하나하나 새겨진 조각 이불과 많은 실을 본다. 그 속에서 할머니는 천천히 걸으면서 과일을 책상에 두고 무엇인가를 찾기 시작했다. 신기하다... 그러면서도 걱정되는 건 마찬가지니까...
타이치: ... 괜히 저 때문에...
할머니: 아니란다, 사람에게 은혜를 받으면 보답해야하는 게 나의 다짐이라서 그냥 보내주기엔 내가 마음이 너무 아파서 그렇단다.
그런 할머니는 커다란 통에서 작은 플라스틱 통에 하나하나 담아주시면서 포장까지 반복했다.
뭘까... 싶으면서도 바느질들을 보면서 그 자리에 멀뚱멀뚱 서있었다.
타이치: ... (할머니... 이런 곳에서 홀로 사셨던 걸까.)
타이치: (분명 운디네들도 이렇게 살았을지도 몰라. 난... 과거에 너무 오랫동안 머물었어. 그러면서 차츰 아픔을 느껴도 분노에 휩쓸렸으니까 ...)
타이치: (나는...)
할머니: 학생, 이거 가져가.
깊은 생각을 하면서도 그 틈에 할머니의 말에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플라스틱 통에 싸진 과일 샐러드와 학생이 좋아할 법한 과자를 나에게 건네주는 것을 보고 심장이 또 가라 앉는 것 같았다.
타이치: ... 할머니. 감사합니다.
할머니: 나야말로,학생 같은 사람이 있어서 행복이라는 것을 느끼니까.되려 고맙고, 감사합니다.
타이치: 행복...
그렇게 조용히 인사를 하고 나왔다.
그래도 바로 전철의 근처 집이라서 문제는 없었지만...
타이치: 아, 학생... 기록부...
타이치: ... 이걸 뭐라고 써야할까...
-마법세계-
타이치: 넘어진 할머니를 도와줌...
타이치: 보답으로... 음식을 받음...
슥슥 써내려가는 글과 겪은 일에 증거가 있어야하니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은 과일 샐러드와 과자를 가까운 인쇄소에서 인쇄를 하고 붙였다...
타이치: 사진이... 너무 큰데...
운디네: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타이치: ...? 응?
운디네들이 과자 뒤에 붙여진 쪽지를 발견했다.
작게 접혀있었지만 핑크색 마스킹 테이프로 꼭꼭 붙여둔 사람의 손길이...
'학생 덕분에 더 열심히 살아갈려고 합니다. 앞으로 커서 많은 사람을 도와주는 멋진 어른이 되어주세요. 감사합니다'
타이치: ... 할머니.
그런 작은 쪽지로...
얼마나 고마웠으면 말로 부족했을까...
운디네: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타이치: ... 아하하, 나도 모르게... 그만...
타이치: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타이치: 너무 뜬금 없지만... 운디네들...
그런 나는 모두를 안아주면서 품에서 울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고, 그치만 이걸로 난 더... 격려를 얻은 것 같아서 기쁘다, 조금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다.
그렇게 느꼈다.
착한 학생 기록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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