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데이
수정중
복수와 앙심을 품고있는 사람에게는 복수의 대상이 처단되는 날을 고대하며 기념하고싶을 것이다. 특히 특별한날에 복수하는 일이란 더 특별한 날이 되기를 기대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헌터 테드 파워즈, 아니 루드빅 와일드는 특별한 날에는 더욱 일이 몰려있었다.
그에 비해 일반인 테트라 지오메트릭은 곧 다가올 발렌타인데이 즈음, 정말 유명하고 정말 인기 많고 정말 맛있고 정말 패키지 이쁜 가게에서서 예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요리를 못하지는 않지만 베이킹에 굳이 돈과 시간을 들이지 않음. 재료비 비싸+뒷정리힘들어)
자, 이제 이걸 루드빅한테 어떻게 주지?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갑자기 초콜릿을 주는건 티가 나는 것도 같고, 오다 주웠다고 말 하는건 너무 성의 없어보이고.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목록을 써내려가고 있을 때 즈음, 거리에 있는 세련되고 고급진 카페 테라스에서 아름다운 여자와 티타임을 가지고 있는 금발의 헌터를 발견하게 되었다. 게다가 루드빅 차림새도 근사한 정장을 차려 입었다. 어라? 데이트? 의뢰? 이런 곳에서? 아니, 이런 식으로 의뢰였을까? 하고 넘겨짚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들을 다음날에도, 다다음날에도 발견하게 되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카페든, 식당이든, 길거리든. 더 중요한 건, 그 여자들이 다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한동안 안보인다 싶었는데 저 사람도 사실 현생이 있었네? 아니, 그것도 그건데 사실 엄청난 바람둥이잖아? 여자가 몇이야? 헌터로써 뭔가를 하고있는거야? 근데 왜 죄다 여자야? 여자들의 의뢰만 받고 다니는거야?! 초콜렛과 함께 전달할 대사는 이미 잊혀진지 오래였다.
그렇게 발렌타인 당일에는 한층 더 근사한 모습으로 발견하게 되었다. 퇴근 후 저녁 식사마다, 혹은 주말 산책시에는 약속은 없었어도 매일 만났던 사이였지만 한동안 식당에는 착석은 커녕 머리 한 톨 보이지도 않았다. 당연하지, 여려명의 여자들과 데이트를 하던걸. 결국 발렌타인 당일에도 마지막 만남의 기회였던 식당에서조차 만나지 못했다.
아쉬운건지, 섭섭한건지, 상처받은건지, 기분은 좀 더럽고. 하지만 자신이 루드빅과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 뭐라고 정의 할 수는 없고 본인이 속상해할것도 없어야 하는데 이 알 수 없는 감정 때문에 좀 짜증이 치솟고 있었다. 테이블에 놓인 초콜릿패키지는 눈에 들어올때마다 울컥하게 만들고. 일 년에 한번뿐인 발렌타인데이는 다 끝나가고 있었다.
이 초콜릿... 예약도 하기 정말 힘들었고, 정말 맛있다고 하고, 안에 들은 초콜릿은 진짜 귀엽게 생겼고 패키지도 진짜 이쁜데 아쉬울게 뭐가 있지? 내가 먹으면 되지! …다만 내가 이 초콜릿을 왜 예약까지 하면서 구매했는데. 그런 초콜릿을 오늘 먹기엔 너무 속상하잖아.
라는 생각을 마칠 때 쯤 방 문 노크소리가 울렸다.
이 늦은시간에 올 사람른 단 한명밖에 없다는 걸 아는데 당일에 보러 와 줬다는 마음이 놓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짜증도 남. 여태까지 여자들이랑 함께 했다는것도 짜증나고, 여태까지 자신이랑 못 만났던것도 짜증나고, 이제서야 와준것도 짜증나고.
문 빼꼼 열어서 째려보면 루드빅이 오늘 받아내야 할 거 수거하러 왔다고 싹퉁바가지 없게 말해줌
맡겨놨냐고 문 쾅 닫고 쒸익쒸익 대다가 다시 문 벌컥 열고 초콜릿 던져줌
진짜 바람둥이. 사귀는 여자가 몇명이냐, 다 봤다 이러면서 허름한 아파트 하숙집이 쩌렁쩌렁 울릴정도로 소리지름
말하면서도 혈압오르고 꼴받아서 문 다시 쾅 닫음
그래도 루드빅 입장에선 발렌타인 당일에는 어떻게든 만나려고 후딱 의뢰 끝나고온건데ㅎ(그게 간단한 정보를 빼오는건지 사람을 죽였을지는 모를 일) 발렌타인데이의 마지막으로 보는 사람이 되는건데 빡쳐서 눈돌아간 테트라한텐 알 리가 없음 ㅎ
다음날 출근할 때 보니 문 앞에 꽃다발 놓여져있고
마음이 좀 풀리려나~ 싶기도(진짜 쉬운사람)
다음번 만났을 땐 루드빅이 "당신에게 받은 발렌타인 초콜릿, 직접 만든것도 아니고 구매한거라니~ 뭐, 맛은 나쁘진 않았는데요." 하고 비아냥대다가 그럼 그쪽은 꽃 키워서 준거냐고 정강이 까임
끝
발렌타인 데이 이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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