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의 사나운 운수.

신뱥 by 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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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쯤 항상 꾸는 꿈이 있다. 지금까지 소멸시킨 모든 귀신들이 내게 득달같이 달려드는 기괴한 꿈.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깊은 어둠을 헤집으며 가까워지는지도 모르겠는 빛으로 도망치는 것 뿐이다. 결국 끝에 다다른 내가 빛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순간, 거센 그림자와 여러 개의 손이 날 붙잡으며 꿈은 끝이 난다.

그 꿈을 꾸고 난 후에는 항상 재수가 없었다. 마방진에 구속한 귀신이 풀려나거나, 부적이 새까만 재가 되어버리는 일이 다분했다. 그래서인지 이 꿈을 꾸는 날을 참 싫어했다. 아마도 1월 8일쯤일 것이다.

생일이라고는 하나 축하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까맣게 잊고 있던 날이었다. 이 날을 싫어했던 건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1월 8일의 조금은 늦은 새벽. 꿈 속의 내용이 바뀐 건 그 날이었다.

평소처럼 귀신에게 쫓기던 때였다. 귀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고르려 멈춘 그 순간, 누군가 덥석 손을 잡았다.

다시 귀신에게 잡힌 줄 알고 힘껏 뿌리치려 하자

꼭 잡은 손의 온기가 전해졌다.

마치 이제는 내가 옆에 있으니 안심하라는 소리 같았다. 너무 차갑지도, 그렇다고 너무 뜨겁지도 않은 손은 날 서서히 빛으로 이끌었다.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어색한 안도감이었다.

따스한 손은 빛의 앞까지 데려다주고 사라졌다.

손에 남은 온기는 사라졌다.

빛은 서서히 사라졌다.

손은 가벼웠다.

자유로웠고

따스했다.

꿈에서 깬 날의 아침은 상쾌했다.

간간히 새들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창문으로 옅은 햇빛이 들어오는 평소와 같은 날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그날따라 날씨가 좋아보였다.

창문 옆 달력엔 색이 바랜 빨간색 색연필로 동그라미가 쳐져 있었다. 아들의 생일이라고 어머니가 남긴 표시였던 것 같다.

그제서야 알아차렸다. 오늘이 재수 없는 1월 8일의 아침인 것을.

오늘 하루는 한 번 무시하기로 다짐했다.

1월 8일의 액을, 어쩌면 내가 만들어버린 이 생일의 운명을 무시하자고.

꿈 속 자유로워 보이는 손의 주인처럼

오늘 하루는 조금 가볍게 보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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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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