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사람들만 괴롭겠지
고죠 사토루와 난 즐거워
오랜만에 모두 함께 외식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너무 신났던게 문제였을가.. 약속 당일 늦잠을 자버렸다. 징-징- 울리는 핸드폰을 보니 식당에 도착했고, 아무거나 미리 주문해놓을테니 불참은 허락하지 못한다는 연락이 와있다. 아마 그들은 편식이 심한 나에게 벌칙같은 메뉴를 시켜놓겠지.. 또 채소만 가득 들어있을 메뉴를 생각하니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일단 빠르게 준비한다. 음식이야 뭐 뺏어 먹으면 되는거니까. 사토루 음식 취향이 나랑 똑같으니까 배채울 건 있겠지 하며 빠르게 나간다.
"어----이---- 사시스 !"
원래 늦을 수록 뻔뻔하게 나가야 하는 법. 밝게 웃으면서 인사하는데 고죠 사토루 표정이 안 좋아진다. 지각은 내 잘못이긴 하지만 분명 얼굴만 봤을 때는 웃어놓고 왜 인사하니까 저래!일단 남아있는 고죠 옆자리에 털썩 앉는다. 쇼코와 게토는 웃으면서 어제 새벽에 연락이 잘 되는거 보고 오늘도 지각하겠네 싶었다고 한다. 그나저나 내가 제일 궁금한건 지금 내 옆에 있는 놈의 표정이 왜 고기가 아니라 다른 걸 씹은 표정이냐는 거다. 그래 죄인은 나다, 최선을 다해 분위기를 풀자, 그래. 그래.
"미안, 미안 진짜 미안!!! 다음에는 내가 1등으로 와 있을게! 사토루씨도 마음 풀어줘, 오랜만에 하는 사시스세소 외식이잖아!"
"손"
열심히 한 사과에 되돌아 온 짧은 말이다. 상당히 당황스럽지만 진짜 화난 것 같은 목소리에 순순히 손을 줬다. 설마.. 내 손을 부숴버리기야 하겠어...?생각하는 찰나 갑자기 휙 끌어당기더니 본인의 후드집업에 내 팔을 끼운다. 눈만 어벙하게 뜨고 있는데, 감싸안듯이 다가와 다른 한쪽 팔도 넣어 버린다. 마지막으로 지퍼를 목 끝까지 쭉-올려 잠가버린다. 선글라스 아래로 마주친 눈이 아직도 화가 나있다.
"너.. 뭐해?"
"누가 이렇게 쇄골을 다 보여줘, 이러고 먹어"
네..? 이거 그냥 스퀘어 넥 티셔츠인데요.. 본인 티셔츠 생각 안하시나봐요..? 하고싶지만 엄청난 살기에 입을 꾹 다문다. 체격차이를 생각하지 않는 것일가, 이 후드집업 한 4번은 접어야 할 것 같은데.. 내 팔이 짧은게 아니라 이놈이 긴거다. 갑자기 짜증이 확난다.
"이러면 팔을 꺼낼 수가 없잖아, 이러고 어떻게 밥을 먹니! 이 거인아!"
"그럼 내가 주는 것만 먹던가, 입도 짧아서 많이 먹지도 않잖아"라며 고기를 하나 콕 찔러서 입 가까이 가져온다. 생각해보니 이거 좋은데..? 사토루 입맛이라면 맛있는 것만 잔뜩 주겠지.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서비스같아 웃으면서 "그럴가-?" 했더니 기분이 다 풀렸나보다. 둘이서 눈을 맞추며 한바탕 웃었다. 아 역시 오랜만에 하는 외식은 즐거워.
투닥거리다가 또 둘만의 세계에 빠져 웃고있는 둘을 보며 괴로운건 앞에 앉아있는 친구들일 것이다.
———
안녕하세요, 처음 글을 적어보네요. 저는 길을 걸으면서 생각하는 걸 좋아하는데 해당 소재가 갑자기 떠올라서요. 정말 간단하게 쓸 수 있을지 알았는데 역시 글쓰기는 어렵네요!
사시스세소는 그냥 사시스와 +a(주인공)을 표현하기 위해 넣어보았어요. 사시스와 함께하는 모임이니까 공통성이 있으면 좋겠다고 느껴서요. さしすせそ🩵
화가 풀린 이유는 본인의 후드집업을 입고 그럴가?하며 웃는 せそ(세소)가 만족스러워서 아닐가요~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네요. 언제 보시든 몇시에 보시든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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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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