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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장소 다르게 알려주기

사실은 너랑 걷고 싶어서

오렌지빛 하늘이다. 너무 덥지도 않고, 그렇다고 춥지도 않은 어느 좋은 날의 오후다. 이런 날에 친구들과 그들의 제자를 만난다니 기분이 좋다. 맛있는 거 잔뜩 먹어야지

오후 반차를 내고 여유롭게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기다려도 아무도 오지 않는다. 고죠는 몰라도 쇼코가 늦을리가 없는데 말이다. 계속 서있기도 머쓱하니 근처 벤치에 앉았다. 아직 해가 있어 따뜻하다. 나른하고 따스한 기분이 좋아 눈을 감고 다리를 흔들었다. 애들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터벅 터벅, 익숙한 발걸음이 들려오다 앞에서 멈춘다. '쇼코도 오지 않았는데 고죠가'라는 생각에 놀라서 눈을 떴다. 안경을 쓴 고죠가 앞에 서있다. 눈을 마주치자마자 깨달았다  

아, 당했다. 이 녀석의 계략이었구나. 

약속 장소는 여기가 아니었다. 여기서 10분 정도 걸어가야 하는 곳이라나, 이미 우리는 늦는다고 연락을 해놨단다. 어이가 없다. 이유를 물으니 내가 사무직을 하기 때문에 걸을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단다. 해맑게 말하는 녀석을 보고 말문이 막혀 그럼 얼른 가자고 재촉한다. 오늘 날이 좋아서 봐주는거다. 다음부터 쇼코한테 약속 장소 두 번씩 확인해야지.

너는 선생님이 지각하냐, 너는 오래 앉아 일해서 살쪘냐 투닥거린다. 걷다보니 벌써 식당에 도착했다. 쇼코와 나나미, 그리고 익숙한 교복을 입고 있는 아이들이 앉아있다. 얼굴을 보자마자 시간은 금이라며,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나나미의 말의 억울함을 표시한다. 나는 반차도 내고 먼저 와있었다며 너도 반차의 소중함을 알지 않냐고 말한다. 자리에 털썩 앉자 옆에 고죠도 따라 앉는다. 그 모습을 보며 쇼코는 이래서 '우리'는 늦는다고 했구나 생각하며 웃는다. 

옆에서는 "지각쟁이 선생과 똑같은 지각쟁이 친구!" 이타도리가 해맑게 말한다. 그 말에 나는 얘랑 같은 사람처럼 엮지 말아줘!하고 소리친다. 그 뒤로는 밥을 먹으며 일상 이야기를 하고, 웃고, 먹고 마셨다. 소란소란, 해맑고 따뜻한 분위기가 좋다. 게토만 있었으면 더 완벽했을텐데, 생각을 숨기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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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갑자기 이상한 날씨에 모두 안전하시길 소망합니다. 처음에는 너랑 걷고 싶어서~ 하고 말하는 고죠 사토루와 사실 나도 너가 그렇게 생각하는거 알아라고 하는 주인공을 생각했었는데요. 고죠 성격상 저렇게 말 안할 것 같았습니다. 하하, 그래서 그냥 너 좀 걸어야 할 것 같아서로 바꿨어요! 

쇼코가 웃은 이유는 고죠가 같이 늦는다고 하면서 1. 둘이서만 가게로 걸어오기 2. 함께 늦었으니 자연스럽게 옆에 앉거나 마주보고 앉기를 하려고 한 마음이 보여서에요 :) 

이나저나 그나저나 오늘도 좋은 마무리 하시고, 내일도 파이팅 합시다. 우리네 인생 파이팅이에요 

*약속 장소 다르게 알려주기와 비슷한데 다른 결이에요. 소재만 같네요. 제목은 사실 알고 속아주는거야, 나도 너랑 걷고싶어서 입니다. 

참고로 주인공은 일반인, 쇼코, 유메노 등장, 나나밍은 이름만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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