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nts de repère
어떤 마음에 대한 비논리적 증명
WTS :
“…그래도 괜찮을 걸세.”
Proof :
사실, 절대적 재능으로 규정되지 않을 뿐 대부분의 인간은 스스로의 행운이 타인의 불행을 의미하는 삶을 살아간다. 시프레 드 비제네르가 갑작스레 장학생으로 선발된 영향으로 입학 대기번호였던 누군가는 탈락 선고를 받았을 것이고, 세간의 눈길을 끈 논문이 발표되었을 때 같은 학계의 수많은 연구자들은 그늘 속에 머물렀을 것이다. 불세출의 천재를 칭송하는 글이 신문에 실린 탓에 대중의 이목이 간절했던 사건들이 묻혀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 누구도 희생되지 않는 선로는 가상의 사고실험 속에서나 존재한다.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이상 우리는 어떤 재능을 타고났건 타인을 상처입히고 만다. 그러나 동시에 타인을 치유하고, 나아가게 만들기도 한다.
돌이켜 보면 그에게는 늘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때때로 자신 없는 표정을 할지언정 자신을 필요 이상으로 낮추지 않았다. 그리고 시프레는, 그런 모습을 싫어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꽤 좋아했다. Who will believe my verse in time to come. 그가 소네트의 구절을 발음하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가든 마음대로인 것 아닌가’ 라고 입에 담던 것도. 대담하고 자유롭게 나아가는 모습이, 그렇게 하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약간의 위안처럼 느껴져서. 그런 태도가 스스로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되었다면, 그 사랑이 행운이라는 재능의 산물이라고 해도… 포기해 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이곳에서 자네를 보며 힘을 얻어 온 사람들은 옳고 그름보다도, 책임의 문제보다도 자네가 상처입지 않기를 바랄 거네.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계속 좋아해도 괜찮은가?’ 라는 질문에는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다. 그렇기에 참과 거짓을 따질 수 없고, 명제로써 성립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엉망진창인 방식으로 증명한다고 해도 괜찮지 않겠는가? 그렇게 해서 무언가가 전해질 수만 있다면.
“내가, 자네가 괜찮아졌으면 하네.”
명제의 범위 밖에서는 주관적 논리로 결론을 짓는 것도 허용되기 마련이다.
N.t :
“이렇게 말한다고 당장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겠지. 천천히 자네에게 어울리는 모습으로 돌아오게. …괜찮아질 때까지 지켜보는 것 정도는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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