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큐] 너의 청결도가 보여
장르가 잘못된 것 같다.
내 이름 김하나, 나이 23세.
그날 버려진 아이 중 첫 번째로 맡겨졌다는 이유로 지어진 이름에 담긴 성의처럼 내 인생은 무난했다.
풍족하진 못했지만 성실한 천주교인이던 원장님 덕분에 학대는 받지 않고 자랐고 입양이 되지는 못했지만 태어난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아 고아가 된 삶에 가족은 큰 의미가 없었다.
“병원에서는 더 이상 해 드릴 조치가 없습니다.”
기침에 피가 섞여 나오기 시작한 지 2년, 병원비가 무서워 미루고 미루다 처음으로 찾아간 병원에서는 이미 손 쓸 도리가 없다는 말뿐.
액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대학도 나오지 않은 사회초년생에게 꼬박꼬박 기본급을 준다는 점에서 열심히 일 할 가치가 있던 회사는 병으로 인한 퇴직이라는 말에 빠르게 퇴직금을 지급해 주는 것으로 그 간의 정을 표현했다.
덕분에 풍족한 자금으로 전국 일주를 다녀보며 부자 흉내를 내보던 내 여정이 끝난 것은 3달이 채 지나지 않은 어느 더운 여름날이었다.
“환자분! 눈 감으시면 안 돼요!”
다급한 간호사의 말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아쉽다는 것이었다. 이왕 여행을 다닐거라면 해외라도 나가 볼 것이지 평생 돈 쓰는 방법이라곤 모르고 살았던 23살의 김하나는 오늘의 병원비를 아끼기 위해 겨우 국내나 빌빌거리며 돌아다녔던 것이다.
제 담대하지 못한 씀씀이를 자조하며 감기는 눈을 따르려 할 때 반투명한 무언가가 눈 앞에 떠올랐다. 심신이 약해지면 이상한 것이 보인다고들 했는데 주마등 쯤 되는 것일까.
적당하고 조용한 삶이었다는 생각을 하며 눈을 감고 다시는 뜨지 못할 거라던 눈을 떴을 때, 내 눈앞에선 이상한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산모님, 축하드려요! 예쁜 공주님이시네요.”
[??? - 86%]
…이건 대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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