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
장첸강율 썰
와 벌써 12월… 와 벌써 연말… 믿기지 않는다…
12월이면 크리스마스지. 크리스마스 이브 같이 보내는 장첸강율이 보고싶다.
모처럼 강율이 출근을 하지 않는 날. 둘이 거실에 모여 티비를 보고 있었음. 장첸은 소파에, 강율은 바닥에 앉아서 소파에 기대고. 장첸 무릎에 율이 머리 기댔으면 좋겠다. 자연스럽게…^^ 암튼 뉴스 보고 율이 어, 맞다. 크리스마스. 하면서 달력을 봄. 마침 주일이겠다. 출근도 안하겠고. 놀러가기 딱 좋은 날이지만 강율은 딱히 기대를 하진 않을 것 같다. 매번 그냥 흐지부지되거나 출근하거나 했으니까.
그러다가 율이 무심하게 “아저씨, 내일 모레 뭐해요. 어디 가요?” 하고 물음. 장첸도 ?하더니 달력 한 번 슥 보고 “일 없다.” 한 마디 대답하고. “그럼 나랑 좀 놀아줄래요? 나도 그날 일 없어서.” “번거로운 일은 아이할건데.” “어차피 나도 부르면 가야해서 멀리 못가요. 그냥 맛있는거나 먹으러갈까해서요.” “뭐이먹게.” “뭐 좋아하는데요?” “양고기.”
ㅋ… 그렇게 크리스마스에 양고기를 먹으러 가게 된 장첸강율…
크리스마스 이브. 강율은 일단 출근을 해야해서 퇴근하고 저녁때 양고기를 먹으러 가기로 했음. 장첸도 일 나가려면 갈 수는 있는데 크리스마스라 산타분장같은 일 밖에 안 들어오면 그냥 문 닫거나 하지 않을까ㅋ 동네 어슬렁거리다가 그러고 보니 새삼 가게 같은 곳에 장식되어있는 트리나 크리스마스 장식들… 무심하게 구경하다가 조그마한 트리 같은거나 하나 샀으면 좋겠다. 장첸은 그런거 관심 없을 것 같은데 지난번에 “우리 집에도 트리 할까요.” 하면서 물었던게 생각나서… 적폐캐해? 어쩔 수 없음ㅇㅇ
아무튼 그렇게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날을 보내고 약속했던 식당에 도착한 장첸. 대충 둘러보니 강율은 보이지 않았음. 적당히 사람 별로 없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강율이 도착함. 평소 일 때문에 늦게 퇴근하는 편이라 저녁식사 시간은 빗겨나가있을 것 같다. 덕분에 사람에 치이지 않고 평화롭게 식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음. 강율은 사복차림이었는데 뛰어왔는지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음. “왔니. 일찍 왔구나, 야.” “미안해요, 많이 기다렸어요?” “일 없다.” 익숙한듯 괜찮다며 손을 휘젓고 대충 메뉴판을 쭉 보더니 중국어로 양고기 샤브샤브 같은 걸 주문했음. 물론 술도 같이. “뭐 시켰어요? 맞춰볼까. 양고기!” “양고기 먹으러 왔는데 뭐 다른걸 시켰겠니.” 강율이 “좀 맞춰주지.” 하면서 툴툴거려도 장첸은 뭐 신경도 안 쓸 것 같음…ㅋ
식사가 끝난 뒤, 강율은 “아, 옷에 냄새 너무 많이 벴잖아요. 좀 걸어요, 우리.” 하면서 무작정 장첸을 거리로 끌고 나감. 둘 다 얼큰하게 취해서 조금씩 비틀거리면서 걷는데 코랑 뺨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 은은하게 들리는 주변 상가들의 캐롤송, 저마다 즐거운 일이 있는 것처럼 잘게 들리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발소리… 한껏 무르익은 연말의 분위기를 만끽하다보니 어느새 광장에 이르렀음. 큰 도시는 아니라 그냥 조그만 광장에 구세군 냄비와 마을사람들이 만든 조그마한 트리가 전부였지만 강율은 이미 너무 즐거웠음. 많이 걸은 탓에 지쳤는지 둘은 어디 벤치에 앉았는데 “아저씨, 우리 집에도 트리 할까요.” 하면서 또 물음. 강율 술버릇… 예전에 했던 말 아무런 자각없이 또 함. 장첸은 트리를 가만 보다가 아까부터 들고 다녔던 쇼핑백을 툭, 내밀었으면 좋겠다. 엄청 작은… 손보다 조금 큰 크기의 트리였음. 강율은 그거 보더니 이게 뭐지… 라는 눈으로 가만 보다가 그라데이션으로 “허어, 이거 선물이에요?!!” 하면서 엄청 좋아함. 이런 선물을 엄청 오랜만에 받아본 탓에 트리를 꼭 끌어안고 신나서 붕방뛰다가 이번엔 장첸을 와락 끌어안음. “장첸씨이, 나 이런 선물 너무 오랜만에 받아봐요. 진짜, 진짜… 병원 다니면서 욕이나 잔뜩 먹었는데에. 고마워요.” 하면서 풀려가는 혀로 주절거리기 시작함. 장첸이 조금 덜 취했을 것 같긴한데 기분 좋게 취해서 그런 강율 보고 웃어줬으면 좋겠다. “기분 좋으면 됐다.” 짧게 이야기하는데 “나도 고맙단 말 오랜만에 들어본다.” 하면서 강율 슥 보는데 이미 트리 끌어안은 채로 드르렁하고 있음.
다음날. 크리스마스 당일. 어제 어떻게 집에 들어왔는지도 모르겠고 일단 둘은 집에서 깨어남. 해는 하늘 높이 떠있었고… 강율은 흠칫해서 벌떡 일어나는데 옷은 어제 옷 그대로… 한쪽은 신발까지 신고 있었고 바닥 한켠엔 장첸이 잠들어있었으면 좋겠다. 보일러 뜨끈하게 돌아서 새근새근 곤히 잠들어있었으면 좋겠음. 시계를 보니 이미 주일 예배는 물건너갔고 아쉬운대로 저녁에 있을 성탄 예배나 가자는 생각에 적당히 밍기적거리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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