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장
루크 헌트 드림
선배. 혹시 당나귀와 강아지 이야기를 아시나요?
먼 옛날. 주인이 기르는 강아지만 예뻐하고 자신은 일만 시키는 걸 억울하게 여긴 당나귀가, 강아지 흉내를 내며 주인의 환심을 사려다 실패하고 마구간에 갇히는 이야기에요. 꽤 간단한 스토리죠?
저는 어렸을 때는 그 동화가 이상하다 느꼈어요. 분수에 맞지 않은 일을 하면 화를 당한다는 게 교훈이라는데, 누구든 부려 먹히기만 하고 사랑받지 못하면 화가 나는 게 당연하잖아요? 근데 그게 분수가 어쩌고 하는 게 지극히 인간 중심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어 생각해보니, 강아지는 분명 강아지대로의 일이 있을 것이었고 당나귀는 애교를 떨 거라면 다른 방법을 이용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 있죠? 그러니까, 강아지는 비록 귀여움은 잔뜩 받을지 몰라도 의외로 재산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지기도 하고 집을 지키거나 하는 일도 해야 하고…. 그런 거 말이죠. 당나귀도 말이죠, 제가 당나귀라면 기분 좋게 울거나 일을 거뜬히 해내어 나 자신의 쓸모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주인의 사랑을 받으려 했을 거 같다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까, 당나귀는 생각 없이 타인의 언행을 따라 해 사랑받으려 해서 벌을 받은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선배 생각은 어때요? 이런 이야기는 역시 선배에게 묻고 싶어서 이번에는 제 쪽에서 먼저 써봤어요.
이런, 처음 듣는 이야기지만 굉장히 흥미로운걸? 네가 살던 곳의 우화는 꽤 교훈적이구나! 이 세계에도 책으로 남겨도 좋지 않을까 싶을 정도야.
그렇군. 나 또한 네가 느낀 교훈에 동감하지만, 이런 생각도 들어. 당나귀는 그저 제가 받고 싶은 것에 눈이 멀어, 상대의 필요를 읽을 생각을 하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야.
빌이 한 말, 기억하지? 훌륭한 탤런트란 상황과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자신의 모습을 바꿀 수 있고, 상대가 연기하길 바라는 모습을 연기하는 게 프로라고 한 거 말이야. 빌은 비록 연기자로서의 태도를 말한 것이겠지만, 나는 이 마음가짐은 일상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자기 자신의 욕심에 취해, 타인의 마음을 읽지도 못하고 읽으려고 하지도 않는 건 나태하고 오만한 일이니 말이야.
당나귀도 그게 문제였던 걸지도 모르지. 농부가 제게 바라는 건 신경도 쓰지 않고, 타인의 모방만 하며 사랑받으려 한 것 말이야.
아. 생각해보니 르나르 네겐 어려운 이야기일지도 모르겠구나. 너처럼 타인의 요구를 본능적으로 깨닫고 가장 적합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남을 따라 하거나 자신을 약자나 피해자처럼 꾸며서라도 애정을 얻으려는 이는 이해 불가일 테니. 마치, 물고기가 새를 이해하지 못하듯 말이야. 물론 나도 머리로는 이해해도, 전혀 마음은 움직이지 않지만!
내 글이 너무 길어졌을까? 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오면 어쩔 수 없이 들떠버리고 말아서, 그만.
다음에도 편히 먼저 운을 띄워주도록 해. 아이렌.
댓글 0
추천 포스트
심해로 돌아온 자들 1
그림자와 명왕과 사제
FF14의 아씨엔 원형 및 고대인 × 빛의 전사(중원 휴런 여성) 드림글이며, 드림 설정이 과다 함유 되어있습니다. 이후 추가되는 공식 설정 및 그에 따라 추가 및 변경되는 드림 설정과 충돌할 수 있습니다. 드림글을 보지 못하시는 분께서는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한글 프로그램 맞춤법 검사기를 돌리는 과정에서 잘못 수정된 부분(특히 고대인들 이름)이
#라하벨 #에메벨 #휘베니 #파이널판타지14 #파판14 #FF14 #휘틀로다이우스 #에메트셀크 #라하브레아 #라하빛전 #라하히카 #드림 #라하브레아_드림 #에메트셀크_드림 #휘틀로다이우스_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