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장
루크 헌트 드림
아이렌, 어제 이데아 군과 무언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던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봐도 될까?
알고 있어. 아무리 긴밀한 사이라도 누군가에게 제삼자와의 일을 물어보는 건 매너가 아니라는 것 말이야. 하지만 그대도 잘 알고 있듯, 그 남자는 쉽게 타인에게 입을 열지도 않고 말을 한다고 해도 즐겁게 떠드는 일은 드물다는 걸 말이야. 너는 충분히 매력적이긴 하지만, 자신만의 작은 방의 왕께선 미인도 말재주꾼도 똑같은 두려움의 대상이겠지. 그런 그와 즐겁다는 듯 이야기 하다니, 대체 어떤 이야기를 한 걸까 궁금해서 수업에 집중 하기가 힘들었을 정도야!
아주 당연한 이야기지만, 말하기 곤란한 주제라면 침묵하여도 좋아. 나는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무례를 저지르지는 않으니까 말이야. 사냥꾼은 사냥감을 잡기 위해 온갖 덫을 생각하지만, 인간이길 저버리는 이는 없는 법이거든. 나 또한 그러하고 말이야.
그럼, 부디 부담가지지 않기를.
선배는 혹시 천리안이라도 가지고 계신 건가요? 어떻게, 언제 그걸 아셨나 싶긴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리 대단한 이야기를 한 건 아녜요. 평범한 신작 게임 이야기였죠. 얼마 전에 서버를 오픈했는데, 마침 선배도 하고 계시기에 물어봤어요. 제가 아직 그 게임을 잘 모른다고 하니, 신이 나서 가르쳐 주시더라고요.
뭐라고 해야 좋을까…. 흔히 말하는 '오타쿠'는 관심사가 같다면 하루고 이틀이고 일주일이고 수다를 떨 수 있거든요. 물론 단순히 관심사가 같은 거로는 어림없죠. 저야 작품을 존중하는 자세만 있다면 어느 쪽이든 좋지만, 가볍게 게임을 하는 유저와 열심히 게임을 하는 유저가 싸우는 경우도 많거든요. 게임 외에도, 만화나 애니메이션, 영화도 단순히 오락거리로 보는 이와 작품으로 보는 이는 관점 차이로 싸우곤 하는 게 오타쿠라.
다행인 건 이데아 선배와 저는 꽤 죽이 잘 맞았다는 거죠. 저는 사소한 것도 파고들고 분석하는 걸 좋아하고, 선배도 그렇더라고요. 덕분에 좋은 정보도 들었죠.
어쨌든 별다른 이야기는 아니었어요. 오타쿠는 관심사 하나로 금방 친해지지만, 그거 하나로 순식간에 거리감이 제로가 될 만큼 단순하진 않거든요. 적어도, 이데아 선배와 저는 말이죠.
아, 선배도 관심 있으면 게임 해보실래요? 카드 수집형 대전게임이에요. 생각 있다면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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