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크와 아이렌의 미학 예찬

셋째 장

루크 헌트 드림

부담이라니! 당치도 않아. 나는 이걸 유희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것보다, 로보라면 혹시 ‘이리왕 로보’를 말하는 걸까?

놀라운 걸. 너의 세계에도 로보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니. 예전에 핼러윈날 행사도 그렇고, 생각보다 네가 태어난 세계와 이곳의 세계는 비슷한 점이 많을지도 모르겠어.

나도 좋아해. 로보의 이야기. 그는 정말로 영리하고, 로맨틱한 늑대였지. 그 어떤 함정에도 붙잡히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잡으려는 사냥꾼들을 골려줄 뿐이었는데, 반려가 붙잡혀 절명하자 이성을 잃고 붙잡혀 반려를 따라가는 걸 선택하다니…. 그 어떤 연애 소설의 남주인공도 그보다 격정적이지 못할 것이야. 그리고 그 영리함과 용맹함은, 사냥꾼의 가슴을 뛰게 하지. 나도 언젠가 그런 사냥감을 만나고 싶어. 아니, 이미 만났 오, 옆의 이건 신경 쓰지 마. 틀린 글자가 있어 지워버린 거니까.

 

쓰다 보니 생각난 건데, 이런 식으로 주고받는 필담은 답장이 오기 전까지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쓸 수 없게 되겠군. 너만 괜찮다면 이 노트를 무슈 흑고니에게 맡겨도 될까? 그렇다면 누구든 먼저 쓰고 싶어진 사람이, 노트를 찾아와 글을 쓰면 되니까.

무슈 흑고니는 입이 무거우니 너무 걱정하지 마. 그건 폼피오레의 부사감인 내가 보증하도록 하겠어.

 


무슈 흑고니가 모건 선배라는 거, 에펠에게 물어본 후에야 알게 되었어요. 늘 생각하지만, 선배는 별명을 참 잘 짓네요. 아니, 이 경우엔 애칭이라고 하는 편이 좋을까요?

 

로보 이야기를 알고 계시다니. 저야말로 놀랐어요. 정말로 여기와 제 고향은 생각보다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렇게 필담을 주고받으며 더 많은 사실을 알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건 진심이예요. 저, 꽤나 호기심이 많으니까요.

 

어쨌든 저는 좋아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모건 선배라면 충분히 믿을 만하니까요. 만약 빌 선배라면 거절했을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빌 선배는 이길 자신이 안 들어서 웬만하면 책잡힐 일은 만들고 싶지 않아요. 상성이 안 맞는 걸까요? 빌 선배가 싫다던가 불편한 건 아니지만, 물 밖에 건져 올려진 물고기처럼 맥을 못 추겠다니까요?

혹시 너무 아름다워서 힘이 빠지는 거라면, 레오나 선배 앞에서도 얼어야 할 텐데…. 그 선배는 딱히, 뭐랄까, 귀여운 구석도 있으니까요. 응.

 

…혹시나 해서 적는 건데. 이건 비밀이에요. 레오나 선배, 제가 귀엽다고 말하면 질색하니까. 노트는 모건 선배에게 드릴게요. 그럼 이만.

 

+) 먼저 제안해줘서 고마워요. 상냥한 나의 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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