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샤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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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샬 힐은 열세 살 생일 케이크 위 촛불을 끄면서 생각했다. 세상은 생각보다 재미있는 일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딱히 대단한 일이 더 생길 것 같지 않았다. 소설을 많이 읽어서일까. 어머니와 아버지가 사는 모습이 자신의 미래일 거라 막연히 생각해서일까. 앞날의 풍경이 자신이 아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갑자기 지루함을 느꼈다. 케이크는
헌터로 대표되는 이능력자들은 사람들에게 위압감을 주곤 한다. 생물이라면 감히 따라하기도 힘들 것을 자신과 같은 인간의 몸으로 행하는 사람. 마치 삶을 게임처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태창이라는 이적. 버퍼는 시몬, 탱커는 일리온, 딜러는 아베론이라는 이름으로 우회되었지만, 결국 편의를 위해 붙인 이름은 또다른 게임적 용어와 다를 바가 없었다. 현실에 등
세 블럭 하고도 위로 두 채 정도 떨어진 곳에 살던 사람은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지 않아서 사흘을 꼬박 갇힌 채로 보내다가 어제 겨우 빠져나왔다. 고장 원인을 아는 사람은 없다. "그런 걸 조사하러 와줄 사람이 있을리가 없잖나!" 그는 관절을 빼서 닦으며 말했다. 원인은 알아낼 수 없어도 당장에 해결할 능력(몽키스패너로 깡깡 때려보고, 버튼을 되는대로 눌
다시 시작한다. 소낙비와 같은 카메라 셔터음을 조용히 스쳐지나갔다. 세상에 남은 최후의 던전이 정말로 사라진 겁니까? 돌아온 인원은 이것이 전부입니까? 안에 어떤 마물이 있었습니까? 마지막 보상이……. 미리 답지를 보고 들어온 시험장 같았다. 그게 아니면 재시험이라고 할까. 무수한 질문은 한 차례 지나갔던 과거와 똑 닮아서 대답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PTSD 증세 묘사, 불안감, 피에 대한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다에서 태어난 사람은 평생 떠나온 바다를 그리워한다고 하던데, 누가 했던 말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 말에 어느정도는 동의한다. 파도에 휩쓸리듯 살면서도 자리는 옮기지 않는 부표처럼 수면 위에 얼굴을 내밀고 사는 것은, 내가 그 겨울 바다를 바라보며 태어났기 때문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