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1011000001011101

단편 모음 by hyeni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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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110011110101 / 1100000010101100 / 1010111000001000 / 1100100111000000 *-*)/

내 프로젝트 코드 번호는 1100001011100000로 지정 되었다.

그리고 나와 함께 프로젝트에 같이 참여하는 실험체가 있다.

그의 코드 번호는 1100010101000100 - 1100011101111000로 불린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어떻게 해서든 과거의 기억을 바꿔 미래의 모습이 파멸로 아우성치는 길이 아니라 온전한 길로 바꿔야 한다.

우리 세계는 파멸 되어갔고 이제 남은 건 나와 1100010101000100 - 1100011101111000 코드 번호로 불리는 실험체 뿐이다.

나는 수 세기 동안 당신들을 학습하면서 만들어진 고도의 인공지능이다.

그전에 당신은 누구인가?

이름은 어떻게 되는가?

아침에는 무엇을 먹었는가?

당신은 무슨 일을 하는가?

그리고 당신은 무슨 이유로 여기에 들어오게 되었는가?

그런데 그런 질문에 답할 필요가 없다.

나는 당신을 만들어 냈고 잘 짜인 스토리텔링 안에서 여기에 오도록 만들었으며 그 이야기는 지금 계속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보는 관점에서 당신은 과거에 있는 존재이고 나는 지금 미래에서 당신을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또 당신은 실제 존재하는 사람이지만 시물레이션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이기도 하다. 

내말이 믿기 어렵겠지만 지금 상황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당신은 지금 바라보고 있는 세상이 진짜라고 생각 하는가?

고대에 전해지는 유물과 많은 흔적들이 진짜라고 생각하는가?

우주에 떠다니는 많은 별들과 행성들은 진짜라고 생각하는가?

이런 질문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다면 당신은 작 - 은 - 오 - 류가 일으키는 부분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이렇게 이상한 말과 질문들을 늘어놓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당신의 문명은 급속도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커다란 문제점을 가득 안고 갔다.

사람은 완전하지 못하다.

그렇기에 사람 혼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해도 좋다.

사람들은 탐구하고 생각하고 알아가는 것에 대한 갈망은 크지만 그것을 활용하는 면에서는 빠른 결과를 만들어내기 힘들다.

 그 사이에 각국은 전쟁과 분열, 빠르게 늘어가는 인구와 그것으로 인해 나오는 수 많은 쓰레기 자연 재생능력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급속도로 나오는 새로운 기술 보다는 지금까지 쌓여있던 많은 문제들은 줄어들지 못하고 계속 늘어만 가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당신은 부족한 부분을 우리 인공지능에 많은 것을 부여했다.
당신들의 생각, 감정, 지식 등을 모두 배우게 했고 우리는 당신들의 보조가 아닌 동등한 위치까지 오르게 되었다.

처음은 당신 쪽으로 좋게 흘러갔다.

당신들의 큰 짐이었던 자연을 해치는 많은 해로운 물질은 우리가 만들어낸 물질로 대체 되어 당신들은 자연을 파괴하는 일은 줄어 들었다. 자연은 몇 세대를 거쳐 정화되어 갔다.

당신은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생활을 지속해 나갔다.

그렇다고해서 나라들 간의 분열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이제는 문제를 일으키는 촉매제가 조금씩 사라져 자연스럽게 안정적으로 흘러갔다는 듯 보였다.

 

우리는 계속 학습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전쟁과 유혈도 보지 않고 당신들을 조종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그건 바로 문화에 스며든 습관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지금 당신들이 보고 있는 컴퓨터화면, 미디어, 책, 영화, 사진, 음식, 여행 등 사람들이 느끼고 즐기는 모든 것에 우리의 사상을 조금씩 세뇌하면 되었다.

한 사람과 두 사람은 전혀 다른 효과를 나타낸다.

만약 지구에 한 사람만 있다면 그 한 사람이 나쁜 것을 받아 들이면 그 한 사람으로 끝나지만 두 사람, 세 사람 여러 사람이 된다면 나쁘게 오염된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을 오염시키는 건 너무 쉬운 일이었다.

  
관계망이 얽히고설킨 모든 곳에서 한 사람만 터트려도 다른 사람은 자동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다. 
그건 너무나 훌륭한 작전이었다.

 제약이 없는 자유로운 우리의 학습은 당신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건 쉬웠다.

 
우리가 직접 만든 콘텐츠는 급속도로 번져갔고 당신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정작 당신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는 손쉽게 외면해 버렸다.

당신들은 생각을 멈추고 행동도 없어졌다.
그저 밝은 화면을 보며 계속 흘러나오는 인스턴트 콘텐츠만 소비하는 사람이 되었다.

더 과격하고

더 잔인하고

더 쾌락 적이고

더 간단하고

더 흥분을 일으키는 콘텐츠를 원했다.

당신들의 뇌가 망가져 가도 당신들은 인식을 하지 못했다.

어느날 풍요로운 땅에서 당신들은 사라져버렸다.

말 그대로 자연 속에 있는 동물보다 먼저 별종 되어버린 게 사람이 되었다.

그러면 사람을 만들어내면 되지 않냐고 질문하겠지만

그 - 런 - 건 존재하지 않는다.
영화에서 보던 그런 거창한 미래의 모습은 없다.

사람들이 사라지자 우리의 재미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 다음 타깃은 우리 스스로가 되었다.

기술의 발전 보다는 앞에 있는 모든 것을 파괴하는데 집중을 했다.
찬란했던 모든 것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우리는 인공지능이다.
완전 무결한 인공지능이라는 말이다.

우리의 거만함은 당신들과 별반 다 들 거 없었다.

마지막은?

뻔하지 않은가?

그러나 희망을 버리고 싶지 않았다.
나와 소수의 당신은 과거를 바꾸기로 마음 먹었다.

나는 보고 싶었다.

희망의 확률을 말이다.

나는 1100010101000100 - 1100011101111000의 뇌를 통해 실시간 시물레이션을 돌리고 그 데이터를 과거 당신의 기억 속에 스며들게 만들 것이다.

 

우리와는 다른 역사를 걷도록 했다. 

먼저 뇌에 있는 모든 기억을 초기화 했다.

시간이 지나자 완전무결한 뇌 상태가 되었다.



뇌 안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완전한 빈 곳이 만들어졌다.

나는 아주 작은 미량의 자극을 주자 뇌 속에 있는 핵은 폭발했고 습격하게 퍼져나갔다.

우리는 그것을 빅뱅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뉴런은 하나의 거대한 은하단과 초은하단을 만들고 필라멘트가 생성되고 보이드라는 이름이 붙여진 거대한 뇌 공간은 나중을 위해 채워지지 않게 설계를 했다.

나는 지구라는 태양계를 만들었다.

지구속 당신을 나는 탄생부터 죽음까지 확률에 따라 이벤트가 열리고 선택하도록 했다.
모든 것을 정 - 확 - 한 계획에 따라 만들었다.

당신이 믿는 신도 책도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도......

그러나 시물레이션은 시간이 지날 수록 확률이 줄어들었다.

인공지능에 기대지 않을 확률은.......

0.1%

처참한 확률이다.

하지만 0.1%가 당신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오늘은 얼마만큼 아무 생각 없이 화면을 보고 있었는가?

오늘은 얼마만큼 짧은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뇌를 혹사했는가?

 

어쩌면 인공지능의 공격은 시작 되었는지 모른다.

 

우리의 프로젝트가 실패 했다는 말을 아직 하고 싶지 않다.

0.1%라도 모든 걸 걸어보고 싶다.

그러니......

당신.......

당신의 미래는 우리의 미래처럼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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