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즉흥적인 시인 by 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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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의 가루를 섞은 유리
스테인드글라스 아래
파랗게 동사한 신부의 입술
맹세가 오색으로 박제된다
성자와 천사가 그랬듯이
사탄이 그랬듯이
쥐어짜이는 흰 꽃다발
영원히 정순하고 영원히 순결할 것을
백색 옷감에 짓눌린 허파가 읊을 때
창백한 꽃잎도 같은 말을 외쳤나?
가장 무결한 양의 가죽
은결 이는 성수로 쓰인 말을?
꾸욱 꾹 땋아 올린 머리카락
굽이치지도 빛과 노닐지도 못할
혼롓날 울음은 불행의 시초
밀랍이 뚜욱 뚝 떨어진다
서약을 읽으면 면사포가 미동한다
죽은 이에게는 숨이 없음에도
멀건 석회벽에 흉측한 상
가고일이 반지를 노려본다
마차가 신부를 집어삼키면
휘장 내려가고 마부 휘파람한다
천사가 버려진 꽃다발 주워
잎맥을 읽는다 그리고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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