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뭉치 솜사탕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 제빈 우정?드림
“ 무작정 해보는 거지, 뭐! 모르겠으니까 일단 돌격! ”
…으와아아아!!!! (우당탕쿵탕 와장창!!!!) …아야야, 아프다….
Zr6Ov님의 픽크루 사용.
이미지는 참고용으로, 속눈썹은 그리 길지 않다.
츠유 몽블랑
13세. 150cm, 마르지도, 통통하지 않은 체격이지만 어린 아이 특유의 말랑말랑함이 느껴진다.
신오-칼로스 혼혈. 어머니가 신오인, 아버지가 칼로스인이다.
솜사탕을 떠오르게 하는 분홍빛 머리카락. 크고 또렷한 눈, 붉은색과 하늘색의 오드아이. 고양이 입. 귀여운 인상이다.
그리 길지 않은 머리카락이지만 반묶음 양갈래와 그 리본은 일종의 트레이드마크다.
츠유, 몽블랑, 둘 다 이름이다. 어머니는 츠유, 아버지는 몽블랑이라고 부른단다.
신오지방 잔모래마을에서 팔데아지방 티스푼마을로 온가족이 이사를 왔다. 이후 이웃인 네모의 안내를 받으며 그레이프 아카데미에 입학한다.
해맑은 / 엉뚱한 / 덜렁이
밝고 순수하다. 그 말이 딱 어울렸다. 너무 순수하다 못해 가끔씩 눈치가 없어보이는 듯했으나 아무튼. 언제나 활기가 넘쳤고, 매사에 희망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에서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졌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건 아닌가 싶어도 어쩐지 정말 그리 될 것만 같아 아무렴 어떠겠냐고 생각하게 된다. 어떠한 고민이나 어려움이 생겨서 잠깐 주저앉게 되더라도, 금방이고 훌훌 털고 일어나 힘차게 걸어갈 것 같았다. 아무튼간에 좌절이나 절망을 영원히 이기지 못하는 건 도저히 상상이 안 가는 사람이었다.
발랄하고, 명랑하고, 또 그만큼 새삼스럽게 엉뚱했다. 더위먹었다고 하면 될 것을 빨랫줄에 널린 걸레마냥 축 늘어져있다고 한다거나, 이래저래 독특한 언행으로 주위 사람들을 당황케 하는 일이 잦았다. 본인은 뭐가 이상한지 모르겠다고 한다. 완곡하게 말해도 될 것을 다채롭게 말하고 있는 것을 보면 표현이 풍부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기상천외한 사고뭉치인 것도 분명 한몫했을 것이다.
본인의 주장에 따르면, 자신의 덤벙대는 기질은 어머니에게서 온 것이란다. 그리고 어머니는 자기보다 더 심하단다. 여기서 더 심하면 대체 어느 정도인지 감도 안 잡힌다. 멀쩡히 걷다가 난데없이 제 발에 걸려 넘어지질 않나, 던지려다 놓친 몬스터볼이 제 이마에 세게 꽂히질 않나, 그러면서 크게 다친 적은 없는 게 더 신기했다. 나름 의욕도 있고 잘 하려고는 하는데,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닌 거 아는데, 마음은 정말, 정말정말 잘 알겠지만 제발 조심성 좀 길러줬으면 하는 심정이다. 제발!
엔트리
마릴리: 츠유의 첫 포켓몬. 알부터 직접 부화시켜서 루리리부터 함께 했다. 츠유와 제일 오래 함께한 포켓몬이고, 그와 동시에 진화가 제일 늦었다. 진화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본인도 진화 의지가 있는데 진화를 못하고 있어 않아 츠유가 마음고생을 했다. 원인은 파트너인 츠유의 심리적인 문제로, 겨우내 마릴로 진화한 시기는 수슈수슈 패닉 직전이다. 마릴리로 진화하는 것은 그보다 더 이후.
렌트라: 꼬링크일 때 신오지방에서 잡았다. 루리리를 제외하면 처음으로 잡은 포켓몬이다. 팔데아지방에서도 꼬링크를 흔하게 볼 수 있는 탓에 팔데아지방에서 잡은 포켓몬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다. 네모의 첫만남에서부터 네모를 흥분케 한 주인공이다. 아카데미 입학도 안 했는데 벌써 포켓몬이 두마라니 천재가 틀림없다면서 마구 달려들었다. 덕분에 잔뜩 겁먹어서는 한동안 네모를 기피했다고 한다.
루카리오: 그레이프 아카데미에서 수업의 일환으로 받은 알에서 부화했다. 루리리를 부화시켰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루리리보다는 조금 빠르게 부화했다고 한다. 루리리와 꼬링크를 굉장히 잘 따랐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대공의 주인 떨구새와 승부하면서 꼬링크가 진화하는 모습을 직관하고는 큰 충격을 받았다. 럭시오와 낯을 가리나 싶니 얼마 안 가 엄청난 기세로 훈련에 임하기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본인도 진화하고 싶었던 듯하다.
돈크로우: 참푸르 마을의 골칫거리 니로우였다. 쓰레기통을 뒤지고 엎어놔서 길거리를 어지럽히거나 행인들을 공격하거나 놀래키는 등 좋지 못한 장난을 쳤었다. 츠유는 니로우를 해결해달라는 의뢰 때문에 잡았을 뿐이지 곧 놓아줄 생각이었는데, 음산하게 웃으면서 자꾸 달라붙기에 그대로 엔트리로 유지되었다.
한카리아스: 에리어 제로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모란과 페퍼를 놀래켰다. 에리어 제로에는 사람이 다닐 일이 거의 없다보니 사람을 처음 봐서 신기해하던 것 같았다. 하지만 페퍼와 모란은 놀래킨 탓인지 자신을 꺼리고 있었고, 그런 와중에 배틀할 생각이 가득한 네모의 표정은 무서웠던 건지 츠유에게 달라붙게 되었다. 이후 블루베리그 사천왕 제빈과의 배틀 후 승리의 포효를 하다가 최종 진화했는데, 그걸 본 제빈 드래곤옐도 같이 배운 거 아니냐며 농담했다.
불카모스: 로스트 사막에 엄청 강한 야생포켓몬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한참 찾아다닌 끝에 조우했다. 강하다는 소문은 사실이어서 배틀 및 포획이 꽤나 어려웠다고 한다. 강한 만큼 자존심이 무척 세서 초반에는 츠유의 지시를 듣지 않았다고. 그러다 한 번은 독단으로 행동하다 크게 다쳤는데, 츠유가 자신을 끌어안고 한달음에 포켓몬센터 달려가는 것을 보고 마음을 열었다. 이후 한참 진화하지 않았는데, 블루베리그 챔피언 카지와 배틀 중 스스로의 한계를 느껴 극적으로 진화하고 승리한다. 이전까지는 진화해야 할 만큼 강한 상대가 아니었어서 진화하지 않았던 걸까?
엔트리 주요 변화 흐름
8살, 부모로부터 포켓몬 알을 받다. 석 달 뒤, 루리리가 태어나다.
10살, 정식으로 트레이너가 되고 근처 도로에서 야생 꼬링크를 잡다.
13살, 팔데아지방 티스푼마을로 이사하다. 한 달 후 그레이프 아카데미에 입학하다.
수업의 일환으로 포켓몬 알을 받다. 2주 후 그레이프 아카데미의 보물찾기가 시작되다.
두 번째 배지를 위해 베이크마을로 가던 중 포켓몬 알이 부화하여 리오르가 태어나다.
대공의 주인 떨구새와 배틀 중 꼬링크가 럭시오로 진화하다.
로스트 사막에서 우여곡절 끝에 활화르바를 잡다.
네 번째 배지를 위해 방문한 참푸르마을에서 니로우를 잡다.
여섯 번째 배지를 위해 나페산 체육관을 대비하여 훈련하던 중 리오르가 루카리오로 진화하다.
스타단 격투 군단 팀 카프의 도전 미션 중 럭시오가 렌트라로 진화하다.
일곱 번째 배지를 위해 방문한 누룩스시티에서 어둠의돌을 구매하다. 니로우가 돈크로우로 진화하다.
팔데아의 대공, 에리어 제로에서 딥상어동을 잡다.
북신의 고장에서 오거폰과 배틀 중 딥상어동이 한바이트로 진화하다.
블루베리 아카데미에서 사천왕 제빈에게 승리한 후 한바이트가 한카리아스로 진화하다.
블루베리 아카데미에서 챔피언 카지와 배틀 중 활화르바가 불카모스로 진화하다.
블루베리그 챔피언으로서 리그부 활동을 시작하다. 넉 달 후, 루리리가 마릴로 진화하다.
그레이프 아카데미와 블루베리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여행을 떠나다. 얼마 뒤, 마릴이 마릴리로 진화하다.
전체적인 사건 순서
9살이 되기 직전, 포켓몬 알을 받음→2달 후 루리리 부화→10살, 꼬링크 포획→13살에 신오지방에서 팔데아지방으로 이사→그레이프 아카데미 입학→수업의 일환으로 포켓몬 알을 받음→보물찾기 시작→세르클배지 획득→리오르 부화→베이크배지 획득→대공의 주인 클리어, 꼬링크 진화→로스트 사막에서 활화르바 포획→토진의 주인 클리어→스타단 악 군단 팀 세긴 격파→카라프배지 획득→참푸르마을에서 니로우 포획→참푸르배지 획득→위룡의 주인 클리어→스타단 페어리 군단 팀 루크바 격파→프리지배지 획득→리오르 진화, 나페산배지 획득→스타단 독 군단 팀 시 격파→스타단 격투 군단 팀 카프 격파, 럭시오 진화→잠강의 주인 클리어→누룩스배지 획득, 니로우 진화→스타단 불꽃 군단 팀 쉐다르 격파→보울배지 획득→암벽의 주인 클리어→에리어 제로 탐사, 딥상어동 포획→제1회 배틀스쿨워즈 우승→자연학교로 북신의 고장 방문→오거폰 포획, 딥상어동 진화→블루베리 아카데미로 유학→사천왕 하솔 격파→사천왕 네리네 격파→사천왕 타로 격파→사천왕 제빈 격파, 한바이트 진화→챔피언 카지 격파, 활화르바 진화→에리어 제로 재탐사→블루베리 아카데미 리그부 부장으로 활동 시작→넉 달 후 루리리 진화→복숭악동 사건 해결, 시유와 카지 복학→졸업 후 여행 시작, 마릴 진화
포켓몬 트레이너, 첫 걸음
9살이 되기 직전, 츠유는 부모로부터 포켓몬 알을 선물로 받았다. 몇 년 후면 정식으로 트레이너가 될 아이를 위해 부모가 미리 준비해둔 파트너 포켓몬-아직 알이지만-이었다. 알을 직접 부화시키고 그렇게 태어난 포켓몬을 돌보면서 트레이너로서의 책임감과 마음가짐을 깨닫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츠유가 부모님의 속뜻을 알아챘을까? 훗날 그는 첫 포켓몬이 생긴다는 사실에 마냥 기쁘기만 했다고 회고했다. 어쨌든 그는 알을 꽤 성실히 돌봤다. 행여나 떨어트려 깨질세라 넘어질 때 넘어지더라도 알은 절대사수하였다. 알을 빨리 부화시킬 순 없는지, 막 태어난 포켓몬에게는 무엇을 해주면 좋은지도 찾아봤다. 결론만 말하면 쓸모 없었다. 기다림이 답이었고, 포켓몬의 종류는 너무나도 다양했다. 누가 태어날지에 대한 기대감만 커져갔다. 사실 누가 태어나든 사랑해줄 자신이 있었다. 아니, 무력하게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만큼은 확실히 알았다. 두 달 후, 알의 부화 조짐이 보이더니 뒤이어 알에서 루리리가 태어났다. 츠유의 첫 포켓몬이었다.
몇 달 후 10살이 된 츠유는 생각했다. 트레이너라면 무릇 야생포켓몬과 배틀하고 몬스터볼을 던져서 새로운 동료로 만들어야 하는 법! 무작정 마을 밖으로 나갔다. 마침 근처에서 서성이는 야생 꼬링크를 발견했다. 안 그래도 꼬링크는 잔모래마을 인근에서 자주 보이는 포켓몬이었다. 가자, 루리리! …결론만 말하면 잡긴 했다. 엉망진창이긴 했지만. 얼마나 난장판이었는지에 대한 것은 생략하겠다. 배틀도 포획도 처음인데, 무려 그 츠유가 깔끔하게 해냈을 리가. 누가 보면 꼬링크와 배틀한 게 루리리가 아니라 츠유인 줄 알았을 거다. 노력이 가상해서 꼬링크가 순순히 잡혀준 게 아니었을까? 아무튼, 포켓몬 트레이너로서의 데뷔식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다.
신오지방에서 팔데아지방으로
츠유의 어머니는 박사다. 오 박사나 마 박사, 플라타느 박사처럼 일반인들에게도 알려진 정도는 아니지만 같은 분야의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이름을 들어봤을 위이다. 연구 분야는 일반적이지 않은, 포켓몬의 변화나 기술. 메가진화나 Z기술, 다이맥스 등이 그렇다. 결혼하고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일종의 휴직 상태였는데 팔데아지방 테라스탈 현상 연구팀 인원이 부족하다는 말에 옳다구나 티스푼마을로 온가족이 이사를 했다. 츠유도 13살, 마침 팔데아지방에는 내로라하는 유서 깊은 아카데미도 있으니까. 츠유도 반대하지 않았다. 되려 아카데미가 있다는 얘기에 잔뜩 흥분해서는 언제 이사가냐고 빨리 가자고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단다. 아카데미가 그리 좋으냐 물으니, 아카데미는 엄청 클 거라며 좋다고 했다. 이런 것도, 저런 것도 엄청 많을 거니까 좋다고 했다. 뭐, 신오지방은 다른 지방에 비해 인구도 적고 도시도 작은 편이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츠유가 아카데미에 흥분했던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이런 것도, 저런 것도 엄청 많을 거니까. 무슨 말이냐 하면, 보다 다양한 걸 해보고 싶어했다는 뜻이다.
어린 아이가 으레 그렇듯이 꿈은 자주 바뀐다. 어제는 의사, 오늘은 경찰, 내일은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하는 것이 아이들이다. 하지만 츠유는 꿈이 없었다. 뭘 하고 싶어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주변 어른들은 그에게 기대한다. 어머니는 박사, 아버지는 칼로스 킹 출신 톱 코디네이터니 츠유는 과연 무얼 하게 될지 궁금하다면서. 그런 얘기들이 부담이었던 걸까. 관동 지방의 누구처럼 포켓몬 마스터가 되고 싶다고 하면 차라리 나을 텐데, 츠유에게는 목표라고 할 만한 게 없었다. 가벼운 모험 삼아 잔모래마을 주변 마을과 도시로 떠나서 며칠 지내다온 적은 있지만 자극이 모자랐던 건지 별 도움은 되지 못했다. 내 또래들은 벌써 뚜렷한 꿈을 가지고 모험을 떠나던데…. 한 치 앞도 모르는 어둠 속에 갇힌 느낌이 들고, 뒤처진 기분이 들고, 알게 모르게 조급해지고 만다. 그래서 아카데미를 반겼다. 배우는 것도 많고 체험해보는 것도 많을 테니까. 그렇게 하다보면 자신도 꿈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이사오게 된 팔데아지방 티스푼마을, 이웃집이 아카데미 학생의 집이라는 건 인사를 나누면서 알았다. 잘 됐네, 몽블랑. 친하게 지내렴. 아카데미 적응도 해야 되는데 친구가 있으면 훨씬 낫잖니. 아니, 아빠. 누군지 알아야 친하게 지내지! 신발도 짝꿍이 있는데 친구는 나 혼자만 사겨? …물론 그 친구가 학생회장인 것도 모자라 챔피언랭크이기까지 하다는 건 입학하는 날에 알았다. 루리리 외에도 포켓몬을 하나 더 데리고 있고 그건 직접 잡은 포켓몬이라는 걸 알자마자 너 대단하다며 무지막지하게 네모가 휘몰아쳤다.
아카데미 학생, 츠유 몽블랑
아카데미까지 가는 길에서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생략하도록 하겠다. 신오지방에는 라이드포켓몬이라는 개념이 아직 없는 탓에 츠유 역시 얼떨결에 함께 하게 된 미라이돈을 낯설어했지만, 뭘 먹으려고 할 때마다 튀어나와서 같이 먹으려 드는 통에 금방 익숙해졌다. 사실 츠유는 아카데미 입학 시점부터 이미 알음알음 인지도가 있긴 했다. 챔피언 네모가 데려온 애, 챔피언 네모가 관심가지는 애. 그 네모가 밀착마크하며 달라붙는데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아카데미 생활을 시작한 이후부터는, 엄청난 사고뭉치 덤벙이로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다. 아카데미 홀 뒷편 도서관 2층 계단에서 굉장하게 굴러떨어진 후로는 더더욱.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넘어진 것도 모자라 품에 안고 있던 책들까지 영화의 한 장면마냥 극적으로 위로 떠올랐다가 떨어지는 바람에…. …정작 본인은 모두가 나를 알아봐준다며 다들 엄청엄청 상냥하다고만 생각했다는 게 황당한 포인트다.
아무튼 예상대로, 아카데미에는 다양한 교과과목이 있었다. 개중에 조리기구나 실험기구 사용 등 사고 위험성이 있는 수업의 교사들은 사사건건 예측불허 기상천외한 문제들을 일으키는 츠유 때문에 잔뜩 긴장해야 했으나, 고의도 아닌데다가 아무리 조심해도 일어날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더라. 어쨌든 츠유는 그럭저럭 아카데미에 잘 적응하고 있었고, 의외로 성적도 꽤 좋았다. 덜렁대느라 뭔 사고를 칠지 불안한 것과는 별개로 학구열이 높고 의욕 넘치며 머리가 좋은 학생이라는 게 교사들 사이의 전반적인 평가였다. 그렇다면 츠유의 고민은 해결됐을까? 정답은… 아니오다!
수업을 듣는 게 좋다. 새로운 걸 배우는 것도, 해보는 것도 좋다. 시험은 좀 싫지만 공부 자체가 싫지는 않았다. 선생님들도, 친구들도 좋았다. 미라이돈이 신경쓰이는지 페퍼도 종종 찾아왔지만 그래도 껄끄러운 사이는 아니었다. 아카데미 생활에 이미 엄청나게 만족하고 있는데 뭐가 문제냐 하면… 다 좋아서 문제다! 어머니를 닮아 학자 기질이라도 있는 건지 뭐든 다 즐겁고 좋아서 뭐가 나한테는 안 맞고 흥미가 없는지 따위를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영원히 학생할 수도 없고. …뭐,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나는 아직 어리고, 시간은 많고, 아직 못 해본 것도 많아. 무엇보다도 나는 아차모니까! 그것도 이제 막 부화한! 그리고 얼마 후, 보물찾기 프로그램이 시작되어 모험을 떠나게 된다. 네모의 제안도, 페퍼와 카시오페아의 제안도 모두 수락했다. 뭐든 하다보면 언젠가는 꿈을 찾을 수 있겠지!
진화하지 않는 루리리
모험은 즐거웠다. 에리어, 주변 환경, 날씨, 시간대별로 다른 포켓몬이 보이는 것도 신기했고 같은 풍경이라도 날씨 등에 따라 달라보이는 것도 신기했다. 올리브 밭의 밭일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에 갑작스런 소나기가 내려 물에 빠진 꼬렛꼴이 됐던 것도 재밌었다. 체육관 챌린지도, 체육관전도, 대공의 주인과 배틀하는 것도 모두 즐거웠다. 그럼에도 츠유에게는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그건 바로, 루리리가 진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루리리 본인이 진화하고 싶지 않은 거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변함없는돌을 구해다가 지니게 하면 되니까. 하지만 루리리가 진화를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발단은 꼬링크가 럭시오로 진화했을 때다. 이상함을 느끼긴 했다. 꼬링크보다 훨씬…까진 아니어도 어쨌든 더 오래 함께 지낸 포켓몬이 루리리다. 그런데 꼬링크가 진화할 만큼의 시간이 지났는데도 루리리가 진화하지 않는다고?…. 그 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진화라는 건 함께 한 시간만이 전부인 조건은 아니니까. 심각성을 인지한 건 리오르가 루카리오로 진화했을 때다. 루리리와 리오르, 둘 다 트레이너와의 친밀도가 진화 조건인 포켓몬이다. 리오르가 진화할 정도가 됐는데 루리리는 여전했다. 리오르가 진화에 대한 열망이 있었고 그래서 훈련도 열심이었다지만, 그걸 고려해도 뭔가 이상했다. 루리리도 자신의 상태를 눈치챘는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루리리의 진화 조건은 트레이너와의 친밀도. …혹시, 루리리와 나 사이에 어떤 거리감이 있는 게 아닐까? 우리는 두리쥐처럼 한마음한뜻이라고 생각하면서, 사실은 아닌 게 아닐까? 진화하기엔 내가 부족해서 그런가? 나… 때문인가?…. 루리리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어쩔 줄 몰라했다. 트레이너가 불안해하면 포켓몬도 불안해져서 믿음을 잃는다. 츠유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웃어주며 루리리를 끌어안았다. 네가 진화하지 않아도 너는 내 첫번째 파트너일 거야. 오히려 더 밝게 행동하며 불안한 마음은 애써 삼켰다.
해결되지 않은 불안들
그렇게 츠유의 모든 여행에서 루리리는 진화하지 않은 상태였다. 가명 카시오페아, 모란과 배틀할 때도, 치프 챔피언 테사에게까지 승리하여 챔피언 랭크에 등극했을 때도, 배틀스쿨워즈에서 우승했을 때도, A.I 투로와의 싸움에서도, 오거폰의 트레이너가 되기 위한 배틀에서도, 블루베리그 챔피언 카지와 배틀할 때도. 카지는 자신과의 배틀에서 루리리가 등장하자 불같이 화를 냈다. 마릴도 아니고 여기까지 와서 미진화체를 쓰다니 자신이 우습게 보이냐는 거였다. 심지어 활화르바는 배틀 중에 진화했으니 여기서 얼마나 더 나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직성이 풀리겠냐며. 츠유도 억울했고, 그래서 소리쳤다. 난 그런 의도로 내 포켓몬들과 함께 하지 않는다고. 진화해도, 진화하지 않아도 소중한 내 포켓몬들이라고. 내 포켓몬들의 진심이라고, 고작 너 하나 초라하게 만들고 싶어서 내가,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 같냐고.
여행을 떠나면서 츠유가 가지고 있던 고민과 걱정, 불안은 하나도 해결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츠유는 아직도 이렇다 할 꿈을 찾지 못했다. 되짚어보면 역사 수업을 좀 더 좋아했던 것 같은데 뭔가 미묘해서 확신하지는 못했다. 블루베리 아카데미의 교환학생으로 온 것도 꿈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부였다. 전부 다 좋다는 마음은 날카로운 칼이 되어 츠유를 괴롭히고 있었다. 루리리 역시 진화하지 않았다. 아닌 척, 괜찮은 척 웃었지만 루리리도 서로가 불안하고 조급해한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둘의 마음은 하나로 통했으니까. 그런 와중에 진화하지 않는 루리리라며 자길 우습게 본다고? 진화해야만 배틀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진화하지 않아도 내 소중한 파트너인데!! …결론만 말하면, 카지와의 배틀에서 최고로 활약한 MVP를 뽑는다면 단연 루리리였다. 그 때의 발언에 대해서는, 테라파고스 사건 이후 츠유를 똑바로 마주볼 수 있게 된 카지에게서 사과받긴 했다. 옆에서 시유가 엄청나게 카지의 등짝을 때리고 있던 탓에 츠유는 그의 등을 더 걱정해야 했지만.
블루베리 아카데미 리그부 부장 활동
불안해도 어쩌겠어, 모르니까 이것저것 할 수 있는 건 해봐야지. 불안해도 어쩌겠어, 모르니까 이것저것 해봐야지. 앞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주저앉는 건 츠유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안 보이더라도 손이라도 뻗어야지. 어라, 뭔가가 손에 잡혔는데 이건 제빈의 앞머리인가…. 얼결에 머리채를 잡힌 제빈이 땅 치고 후회하며 우는 시늉을 했다. 깜눈크의 눈물이라는 걸 알아서 별로 미안하지는 않았다. 속아넘어가는 것도 한두 번이다. 타로가 매정하게 말했다. 사람이라면 자고로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대번에 사람 안 하겠다는 소리가 튀어나왔지만, 하솔이 그럼 선배는 제빈제빈 하고 우는 포켓몬이냐고 악의 없는 대못을 박아버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사람 제빈이기로 했다. 그렇게 제빈은 새로운 리그부 부장의 보좌관이 되었다.
…말이 좋아 보좌관이지, 실제 하는 일은 츠유 전담 케어다. 사건사고를 몰고 다니는 츠유 때문에 리그부가 뒤집어지기를 여러 번 반복한 끝에, 타로가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어차피 제빈은 사천왕의 일도 하지 않고 탱자탱자 놀고 있었고, 츠유를 꼬셔서 리그부에 들어오게 했으면 방치하지 말고 4끝까지 츠유를 책임지라는 것이다. 네리네도 한 몫 거들어 타로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당연히 제빈은 꼼수 좀 부리고 슬그머니 빠질 생각이었는데, 직접 겪어보니 상상 그 이상인지라. 자기가 뒤치닥거리를 해주지 않으면 더 귀찮아질 게 뻔한 거다. 지금 바로바로 해결하기, 버려두고 달콤하게 닥쳐올 후폭풍을 맞이하기. 제빈은 얌전히 전자를 택하기로 했다. 문제가 일어날 상태가 되면 그것만 조정해주면 되니까. 그리 해주기만 하면 츠유는 일을 잘 하는 편이었다. 비로소 리그부가 원활히 돌아가기 시작하자 타로는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제빈이 드디어 한 사람 몫을 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았지. 문제는 리그부 활동 외에도 온갖 일에 츠유와 묶여서 다니게 된 것이랄까.
방학, 짧은 여행
그레이프 아카데미에서도 그랬듯이 츠유의 호기심은 왕성했다. 블루베리 아카데미의 온갖 곳을 쏘다니더니 이제는 하나지방 내륙도 궁금해했다. 방학이 끝나면 다시 돌아와야 했기 때문에 잠깐 놀러가보는 수준이었지만, 제빈도 함께였다. 카지와 시유도 같이 가면 좋겠지만 둘은 지금 휴학했으니, 남은 건 제빈 아니겠는가. 무엇보다도 제빈과 같이 다니는 게 이미 익숙하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자기가 또 사고치려고 하면 잡아줄 사람이 필요하단다. 겸사겸사 가이드도 필요했고. 그러니까 이 제빈 님을 겨우 가이드로 쓰겠다는 거네? 츠유는 부정하지 않았다. 나중에는 하나지방도 제대로 여행을 떠나볼 거지만, 그래도 제일 먼저 가보고 싶었던 곳은 설화시티의 용나선탑과 쌍용시티였다. 하나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미지의 탑,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마을. 너무너무 흥미롭지 않냐며 츠유는 눈을 반짝였다. 제빈은 공감을 못하는 것 같았지만 말이다. 특히 쌍용시티에 대해서는.
미로 같은 용나선탑 내부를 빙글빙글 돌면서 제빈이 물었다. 보통 네 또래면 뇌문유원지를 더 좋아할텐데 이런 유적 같은 곳은 고리타분하지 않냐고. 츠유가 단칼에 잘라말했다. 이런 게 오히려 지방마다 다르다고. 츠유의 말은 사실이다 지방마다 역사나 신화 같은 건 다 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팔데아지방은 이렇다 할 유적이 없었다. 팔데아지방의 역사가 에리어 제로에 집중된 게 많아서 그런 것 같은데, 그나마 있는 게 사흉수 말뚝과 봉인 정도? 하지만 하나지방은 해저유적도 있고, 리조트 데저트도 있고…. 신오지방에도 그런 유적이 많다고, 괜히 신화의 지방이라 불리는 게 아니라며 츠유는 눈을 반짝였다. 와다다 쏟아지는 말에 제빈은 멍청해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다가 심드렁하게 말했다. 너, 그쪽에 관심 많구나? 역사나 신화 같은 거. 뭐, 역사학이나 신화학 박사 해도 잘 할 것 같다. 어울리네.
마침내 찾은 길
짧은 여행을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온 츠유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다른 데 정신이 팔려 몇 번이고 넘어지고 부딪히고 할 뻔한 것을 루카리오와 루리리가 필사적으로 막아줬으나 그것 역시 모르는 듯했다. 루카리오는 물론이고 팔도 없는 루리리까지 이마를 짚었지만, 그마저도 츠유는 아마 모를 것이다. 낮부터 밤까지, 하루 내내 생각에 잠겨있던 츠유는 이내 결론을 얻은 듯 정신을 차렸다. 루리리, 나, 너한테 할 말이 있어. 그러더니 영문 모르는 루리리를 냅다 품에 안더니 입구 로비로 나가는 것이다. 밤하늘은 맑았고, 그래서 밝은 달과 반짝이는 별이 더욱 잘 보였다. 하늘이 잘 보이는 곳의 코트관전석에 털썩 앉은 츠유가 말하기 시작했다. 나, 과거 이야기, 특히 신화가 좋은 것 같다고.
자신도 무엇을 제일 좋아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제빈이 그렇게 말했던 게 충격이었다. 나, 그런 거 좋아하는구나.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일 때도, 기숙사에서 짐을 풀 때도 내내 그 생각을 했단다. 팔데아지방도 하나지방도, 신오지방도 아닌 곳을 가보게 된다면 나는 무엇에 가장 흥미를 가질까? …그랬더니, 무엇보다도 그 곳의 신화나 전설이 알고 싶어 흥분하다못해 사방팔방 펄쩍 뛸 자신이 선명히 그려졌다고 했다. 그래서 확신할 수 있었다. 좋아하는 거 맞구나. 그렇게 생각했더니, 이제는 구전으로만 내려오는 설화라든지, 아직 제대로 연구되지 못한 신화나 유적에 대해서 제대로 조사하고 싶어졌다. 생각하면 할수록 확신만 커져갔다. 그래서 이 마음을, 생각을, 결정을 말해주고 싶었다. 나의 첫 파트너, 루리리에게.
나, 신화를 연구하는 사람이 될 거야. 그래, 신화학 연구자? 꿈은 크게 잡으라고 하니까, 신화학 박사는 어떨까? 그리고… 다양한 곳으로 여행도 다녀볼 거야. 그런 오래된 이야기가 제일 궁금하긴 하지만, 난 다른 것도 궁금하고 다 해보고 싶거든! 체육관 도전도 해보고, 팔데아지방에서 그랬던 것처럼 포켓몬리그에도 도전해보고…. 아빠가 그랬는데, 칼로스지방에는 트라이포카론이란 것도 있대. 그런 것도 해보고, 마을의 축제가 있는 날이면 아르바이트도 뛰어보고 그러는 거야. …그러니까, 루리리. 앞으로의 여행에서… 내 ‘진짜’ 파트너가 되어줄래? 항상 기쁜 일만 있지는 못 해도, 언제나 함께. …어때?
루리리는 눈을 깜빡였고, 이내 활짝 웃었다. 마치 당연히 그리하겠노라, 그렇게 답하는 것 같은 울음소리가 들리더니 한밤중에도 눈부신 빛이 나더니…. 빛이 사라지고 진정된 후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이던 츠유가 이내 활짝 웃었다. 트레이너의 마음은 포켓몬에게도 전해진다. 그가 갈피를 잡지 못해 방황하고, 길이 보이지 않아 조급해하는 마음이 그에게도 전해진 것이다. 그래서 그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내딛고자 하는 의지, 그 작은 한 걸음을 위한 용기를 낸다면. 그리하면 마침내 변화는 시작되고 흐르리라, 마치 그 마음의 증거처럼. 츠유는 그를 끌어안았다. 어서 와, 마릴…!
졸업 이후, 아직은 오지 않은 미래
이제는 마릴이 된 루리리 앞에서 각오를 다질 때 했던 말처럼, 츠유는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여행을 떠난다. 더 연구하고 싶어 정착하고 싶은 곳이 따로 생기면 팔데아지방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에 칠리와 네모가 아쉬워했다. 네모는 그렇다 치고 칠리는 왜 그러나 했더니, 에리어 제로에 겁도 없이 들어가질 않나 간덩어리가 부은 녀석에게 꽤 관심을 가지고 있었단다. 저 녀석이라면 포켓몬리그 일도 재밌어지겠다는 그런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나? 테사가 은퇴하고 나면 치프 챔피언의 자리를 두고 네모와 배틀하는 것도 내심 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 때 의자에서 뒤로 넘어지지 않았었냐는 말은 가볍게 무시했다.
아무튼, 츠유는 여행을 시작했다. 마릴이 마릴리로 마저 진화한 것은 여행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일이다. 체육관을 모두 돌아 포켓몬리그에 도전도 해보고, 콘테스트도 참가해보고, 포켓우드에도 가보고, 트라이포카론도 나가보고, 섬 순례도 돌아보고. 온갖 유적과 전승을 들으며 설레는 가슴에 잠도 못 이뤄보고. 츠유는 지금도 여행 중이다. 츠유의 호기심은 마를 날이 없다.
그리고 그보다 더 먼 미래에는 신화학 박사가 된다. 박사가 되어도 궁금한 건 많기만 하다. 지방마다 신화와 전설은 모두 다르기 마련이니까. 연구할 거리가 마르지 않아서, 솔직히 힘들긴 한데 그래도 좋다고, 역시 내 길은 여기라면서 츠유는 웃는다.
제빈→츠유
호칭은 평소엔 시스터, 챔피언. 가끔 진지할 때는 츠유, 몽블랑. 장난치거나 짓궂게 부를 때는 츠몽, 츠블랑 등 이상하게 섞어부르는 이름, 부장, 후배님.
츠유의 배틀 실력은 확실히 강하다고 느끼고, 그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다. 엉뚱한 성격이 배틀에서 그대로 묻어나기도 하고, 그러면서 의외로 배틀성향이 굉장히 공격적이고 변칙이다. 공격이 휘몰아치다 못해 공격에 공격으로 맞받아치며 방어한다. 잠깐 방심하면 금방이라도 휩쓸리고 말 거대한 해일 같다. 조금이라도 긴장을 놓을 수 없어서 오히려 즐겁다.
타로와 네리네가 츠유의 보좌관으로 등 떠밀었을 때는 귀찮긴 했지만, 츠유를 리그부로 끌어들인 것을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요즘은 사고의 스케일이나 빈도도 확실히 줄어들고 있어서, 이게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이구나~ 하고 있다. 처음에는 놀리는 맛이 있었는데, 애가 너무 순수하다보니 점점 애한테 못할 짓을 하는 기분이라 조금은 자제하고 있다. 그러고보니 요즘은 좀 능글맞아졌다는 느낌인데 도대체 어디서 배워온 건지 모르겠다. 루리리가 오래도록 진화를 하지 못한 건 의아하긴 하지만, 원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츠유 본인이 직접 깨달아야 할 문제라 입을 다물고 있었다.
츠유를 보면 자신도 변해야 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서 조금 불쾌하다가도 동시에 자기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는 모순적인 상태가 된다. 특유의 해맑은 순수함과 긍정적인 에너지도 있지만, 모르겠으니까 일단 해보는 거라고 무작정 온사방에 돌진해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뒷처리는 자기 역할이었다마는, 마릴이 된 루리리를 보았을 때 특히 그랬다. 여러모로 대단한 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다보면 어느새 나도 뭐라도 좀 해볼까~ 하게 된다. 이를 테면 간만에 공부를 좀 해볼까…라든가, 사천왕의 일을 해볼까…라든가,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좀 써볼까…라든가. 이내 그런 생각을 한 자신이 징그러워져서 실행에 옮긴 적은 거의 없긴 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제빈 역시 조금씩 변하고 있고, 나아가기 시작했다는 거니까.
츠유→제빈
호칭은 거의 대부분의 경우 제빈. 장난이나 놀림을 맞받아칠 때는 전전 챔피언, 짓궂게 부를 때는 오빠, 선배.
자신을 블루베리그에 참가시킨 것에 그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고, 그 계획에 자신을 이용하고 있다는 자각이 있긴 했다. 하지만 나쁜 의도도 아닌 것 같고, 제빈도 그렇게 나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아서 응해주었다. 느슨한 껄렁껄렁 양아치처럼 보여도 할 땐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와는 별개로 초반에는 그의 장난이나 놀림을 알아채지 못해서 주변인들을 경악케 했다. 블루베리 아카데미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제빈의 ‘데이트’ 발언을, 정말 순수하게 밥 같이 먹고 싶은 거라고 생각하는 바람에 시유는 뒷목을 잡고 말았다. 덕분에 그는 특히 츠유와 있을 때 제빈을 더욱 경계하게 되었다. 지금은 츠유도 제빈이 놀리는 건지 아닌지 정도는 눈치챈다.
아니나 다를까, 블루베리 아카데미에서도 온갖 사고를 치고 다니는 것 때문에 타로와 네리네에게 미안해지다 못해 자퇴를 해야 하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을 때에 제빈이 자신에게 붙었다. 땡땡이를 치려고 했던 것도 다 보였는데, 결국은 책임지고 자신을 뒷바라지해준 걸 보니 어느 정도 믿음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본인 딴에는 이런저런 계산을 다 해본 거겠지만, 그래도 내버려두지는 않았으니까. 빈말로라도 블루베리그에 괜히 끌여들였다고 한 적도 없고. 요즘엔 애가 왜 이렇게 변했냐고 누구에게서 배웠냐며 우는 시늉을 하는데 과연 누구 때문인지 정말 모르나 싶다….
여러모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느낀다.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간다는 점에서. 정말로 가고 있는지는 차치하더라도, 호불호가 뚜렷하다는 점도 그렇다. 공부? 하기 싫으니까 안 한다. 리그부 업무? 하기 싫으니까 안 한다. …이런 점이? 남들이야 속 터지겠지만 저것도 나름의 결단력이 아닌가, 싶은 거다. 츠유가 무작정 돌진했던 이유에는 멈춰있으면 안 될 것 같다는 두려움도 있을 테니까. 제빈이 딱히 그럴 마음이나 의지가 없어서 그렇지, 마음만 먹으면 누구보다도 능히 해내리라는 점도 안다. 하기 싫어하던 사고뭉치 부장 케어도 결국 훌륭히 해내지 않았는가. …이제는 무슨 사고를 쳐도 어떻게든 수습해주는 제빈이 없으면 뭔가 허전할 것 같다….
리뉴얼 전, 커뮤 애프터 로그: https://pnxl.me/l64lvq
리뉴얼로 인해 기존 설정과는 사건이 일어난 시기와 세계관이 크게 변경되었으나 캐릭터 설정의 큰 틀은 변하지 않음.
로그에서 일부 발췌 및 변형한 문장 있음.
그 외 캐릭터별 나이 정리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공식 설정이 아님.
18살: 제빈
17살: 시유, 네리네, 피나, 비파
16살: 타로, 네모, 페퍼, 추명
15살: 하솔, 모란
14살: 카지, 오르티가
13살: 츠유, 멜로코
번외: 제빈의 키는 176cm로, 츠유와 26cm 차이. 시유는 그보다 큰 178cm. 마찬가지로 공식 설정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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