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드 재생 계획 백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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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엘라
너와 현상금 사냥꾼들을 보다가 문득 생각이 났어.
아르버트를 비롯한 '빛의 전사'들도 서로를 믿고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고 있었다는걸.
나에게도 그런 동료가 있었다면……
어쩌면 제13세계에서 전쟁에 승리해 고향을 지킬 수…….
아니, 이제 와서 이런 이야기가 무슨 소용이겠어.
…… 그러고 보니 넌
'우누칼하이'하고도 면식이 있지?
그래.
나와 마찬가지로 제13세계의 영웅 후보이자
죽어야 할 운명이었지만, 엘리디부스가 구해준 소년이지.
죽음의 늪에서 빠져나온 뒤 그와 이야기를 나눴어.
적어도 다른 세계의 생명은 구해내자고……
다른 세계에서 사명을 완수하자고 말이야.
아무튼 과거의 주인인 엘리디부스가 봉인된 지금,
그가 어떻게 지내는지 걱정 돼.
나처럼 새로운 사명을 찾아냈다면 좋겠는데…….
혹시 괜찮다면 네가 원초세계로 돌아갔을 때
그의 생각을 들어보고 상담을 해주면 좋겠어.
우누칼하이
오랜만이군요.
저에게 무슨 용건 있으십니까?
…… 당신이 제1세계로 건너간 후에 일어난 일의 전말은
위리앙제의 보고를 통해 파악은 하고 있습니다만…….
설마 그녀하고도 만났을 줄은…….
저는 그녀와 처지가 같은 동료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생전에는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각자 파멸에 대항하며
무너져 버렸습니다만…….
죽음의 늪에서 아씨엔에게 구원을 받은 후에
차원의 틈에서 '불멸의 존재'로서 만났습니다.
그리고 같은 후회와 희망을 공유했죠…….
저는 과거에 세계를 구하지 못했던 원인을
어려서 힘이 부족했던 탓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그것은 나 자신을 속이기 위해서 한 말이었어요.
그녀 말대로 제1세계의 영웅들처럼
서로를 진심으로 믿을 수 있는 동료가 있다면 우리도 어쩌면…….
삼투신과의 전투가 끝난 뒤, 저는 계속 생각했었어요.
세계를 구하는 영웅이 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실바를 만날 수 있다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든 제1세계로 건너갈 방법이 없을까요?
혼과 기억을 보관하는 마법도구, 소울 사이펀.
현인들은 그것을 사용해서 원초세계로 돌아왔군요.
당신의 이야기를 들으면 소울 사이펀이 있다고 해도
현인들이 세계를 이동할 수 있었던 건 기적에 가까운 일 같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재현하는 것이 불가능하겠죠.
하지만 '엘리디부스'에게
'불사의 몸'을 받은 저라면 혹시……!
세바투어 씨, 잘 부탁드립니다!
저를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위리앙제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사정이 사정인 만큼 서둘러 만나야 할 것 같아
한걸음에 달려왔습니다만…….
흠…….
그래요, 이 소년에게는 '초월하는 힘'이 있고
아씨엔에게 '불멸의 존재'로서 환생하는 술식도 배웠군요…….
하지만 그래도 무사히 세계를 건널 수 있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실패하면 당신의 혼이 어떻게 될지…….
우누칼하이
그래도 제1세계에 가야만 해요!
영웅이 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서!
그러니 위리앙제…… 제발!!
위리앙제
당신 나름대로 인생의 길을 찾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협력해 드리죠.
세바투어 씨는 여기서 기다려 주십시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처치는 문제없이 끝났습니다.
이제 그 소년의 혼을 제1세계에 데려갈 수 있습니다.
그는 말하자면 제1세계에서의 우리들처럼 혼을 실체화시킨 존재.
그래서 소울 사이펀과의 궁합이 좋았던 것 같고요.
제1세계로 데려간 후에는 소울 사이펀에서 혼을 꺼내어
다시 실체화시켜야 합니다만……
아씨엔이 모습을 드러낼 때 반드시 인간의 육체를 빌렸던 걸 생각하면
혼 상태로 활동을 계속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있을 것입니다.
제1세계에서 우리들이 몇 년 지나지 않아 한계에 이르렀던 것처럼…….
그러니 언젠가는 그 소년이 육체를 얻는 방법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아무튼 제1세계에서의 혼의 실체화에 대해서는
혼 전문가인 '베크 러그' 공과 의논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는 크리스타리움의 박물진열관에 틀어박혀 있을 것입니다.
그럼 저는 제 할 일을 하러 돌아가겠습니다.
그의 여정에 행운이 가득하기를…….
베크 러그
누군가 했더니 자네로구만.
벌써 이 세계가 그리워져서 돌아온 겐가?
베크 러그
뭣이라!
원초세계에서 데려온 혼을 실체화시키고 싶다고!?
얼마 전까지 자네의 동료들을 원초세계로 돌려보내기 위해
온갖 고생을 다 했건만,
이번엔 새로 데려왔다 이 말인가!?
빨리 실체화해줘요 < 선택
베크 러그
뭐라고! 친한 사이에도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단 말도 모르는가?
뭐, 그래…… 자네가 데려왔으니
나름대로 사정은 있겠지.
모두의 혼을 실체화시킨 방법에 대해서는
수정공에게 들었네.
하지만 실체화하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나네.
어떤 자든 벌거벗은 몸으로 등장하면 부끄럽지 않겠나.
어딘가에서 만나기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네만……?
흠, 헤매는 계단 식당의 종업원과 만나게 하고 싶다고?
그렇다면 그 '사이엘라'라는 자가 있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게나.
사이엘라
뭐?
내가 만났으면 하는 사람이 있다고?
사이엘라
그래서?
언제 나타난다는 거야?
베크 러그
오래 기다렸나.
생각보다 의상을 구하는 데 애를 먹었네.
사이엘라
응 모우족……?
내가 만났으면 하는 사람이……?
우누칼하이
아, 당신이 실바 씨로군요.
사이엘라
설마…… 우누칼하이?
우누칼하이
네.
정말이지 이렇게 재회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사이엘라
그거야 그렇지.
아씨엔의 개입 없이 차원의 틈을 건너는 일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우누칼하이
나는 이 세계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찾고 싶습니다.
그건 누군가의 명령이 아니라 제 스스로가 원하는 바……!
우누칼하이
그러니 더 이상 제 마음을 감추는 가면은 필요 없습니다.
베크 러그
…… 여기까지 오면서 소년에게
어느 정도 사정은 들었네만…….
주점 종업원이 다른 세계의 영웅 후보였다는 사실은 놀랍구만.
설마 그때의 모험가였을 줄은 생각도 못했네…….
사이엘라
그렇군…….
네가 푀부트 왕국의 성에서 만났던…….
베크 러그
우리처럼 오래 살다 보면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추억만 늘어난다네.
하지만 그것도 나쁜 일만은 아닐지도 몰라……
최근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네.
사이엘라
그럴지도 모르지…….
베크 러그
말을 끊어서 미안하네.
그럼 본론에 들어가도록 하세.
제13세계에 대해서 상세히 가르쳐주겠나?
사이엘라
제13세계에는 우리 말고도 영웅 후보가 여러 명 있었어.
하지만 그들은 야만신의 힘을 봉인한 '성석'이라는 안이한 힘에
손을 대는 바람에 연달아 '어둠'에 집어삼켜졌지.
그럼에도 저항하는 길을 선택한 자는 있었지만,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고독하게 싸우다 패배하고 말았어.
그리고 죽음으로 가던 그 혼을 아씨엔이 건져 올렸지…….
만약 그때 신뢰할 수 있는 친구가,
서로 굳게 믿을 수 있는 동료가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몰라.
우누칼하이
제1세계에서는 빛의 범람에 삼켜졌던 '무의 대지'가
재생의 길로 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둠의 범람에 침식된 제13세계도
희망의 여지가 있지 않을까요?
사이엘라
하지만 아씨엔들조차 제13세계를 망가진 쓰레기라 부르며
거울 세계 통합이라는 계획에도 포함시키지 않았는걸?
그런 세계를 재생시키는 일이…… 가능할까……?
넌 어떻게 생각해?
사이엘라
너는 제13세계에도 건너간 적이 있어!?
그, 그렇구나…… 정말로 어디든 안 가는 데가 없구나, 넌…….
베크 러그
흠, 관계자가 아니긴 하네만, 내 생각에는
현재 정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대책을 세울 수가 있지 않겠나.
일단은 제13세계라는 곳을 살펴보고 오는 게 어떻겠나?
일단 냅다 열죠?
베크 러그
그 탑에 대해서는 기록을 조사해서 알고 있지만,
그런 짓을 했다간 마왕급 요마가 이 세계를 침략할 걸세!
과거에는 이곳 제1세계에도 차원의 구멍을 뚫어
마물 소환 술식을 연구하던 집단이 있었다고 하네만…….
테이너를 말하는거야? <선택
우누칼하이
멋지군요!
그 '테이너'라는 소년의 힘을 빌리면
어쩌면 제13세계 관측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베크 러그
그럼 나는 관측 방법을 검토하고 있을까 하네…….
연락용으로 '소근소근풀'을 줄 테니
일에 진전이 있으면 불러주게.
우누칼하이
베크 러그 님, 감사합니다.
저도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습니다.
케리그
으으으…… 아직도 머리가 지끈지끈거려.
테이너
앗, 세바투어 님.
오늘은 무슨 일이세요?
케리그
옆에는 종업원 누나랑……
여기선 처음 보는 소년이네.
우누칼하이
네, 저는 이 세계의 인간이 아닙니다.
사실은……
……
테이너
그렇군요…….
저는 차원의 벽에 구멍을 뚫어서
먼 세계에서 마물을 소환하는 술식 수련을 했었어요.
그 결과 '공허'라 불리는 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가
차원의 틈에 갇혀 버리고 말았어요.
우누칼하이
그럼 제13세계의 문을 여는 건……!
테이너
제 마력만으로는 다른 세계에 닿을 정도의 구멍은 열 수 없어요.
그건 나일베르트와 둘이서 힘을 합쳤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죠.
그가 없는 지금은 더 이상…….
우누칼하이
그럼 제 힘을 사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보아하니 나와 테이너 씨는 신체 연령이나 마력의 양이 비슷해요.
호흡을 맞추는 연습을 하면 잘될지도 몰라요!
테이너
그래도 지금 당장은 어려울 거예요…….
나와 나일베르트는 그 술식을 사용하게 되기까지
정말로 많은 수련을 했기 때문에…….
우누칼하이
갑자기 나타나서 힘을 빌려달라니,
실례되는 부탁인 건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 나에겐 당신과
여러분의 힘을 빌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고향을 되찾기 위해서는……
사이엘라
얘기 도중에 미안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영웅들의 크리스탈에는
미미하지만 그들의 기억의 잔해가 남아 있었어.
'빛의 전사들'의 강한 마음이 정착되어 있는 거겠지.
그런데 우누칼하이.
넌 야만신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 않았어?
우누칼하이
…… 그렇구나!
그게 에테르에서 의지나 기억을 읽는 힘이라고 한다면
크리스탈에 남겨진 것도……!
사이엘라
그럼 크리스탈을 준비할게.
우누칼하이
이것이 제1세계의 영웅의 기억…….
사이엘라
어때, 술식에 관한 기억은 있었어?
우누칼하이
이, 이건……!
어쩜 이렇게…… 이렇게나 강한 마음일 수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술식은 기억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한 친구를…… 테이너 씨를 구하고 싶다는
너무나도 강하고 굳건한 마음과 함께…….
테이너
나일베르트………….
알겠습니다…… 저로 괜찮다면 협력하겠습니다.
아니, 꼭 협력하게 해주세요.
우누칼하이
고맙습니다, 테이너 씨…….
케리그
여전히 마법과 관련된 대화는 잘 모르겠지만……
위험한 짓은 하면 안 된다?
흠, 네가 지켜봐 준다고 하니 안심이야.
그럼 본인에게 의욕이 있는 이상,
내가 끼어들 일은 아니겠군.
사이엘라
수련에 진전이 있으면 알려줘.
더 이상 주점 일을 내팽개칠 수 없어서 가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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