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 자신의 존재를 이루는 몇가지 항목을 부정한다. 예를 들어 생일이나 이름 같은 것. 생일(탄생일)이 있기에 내 존재가 세상에 비춰지고, 이름이 있어 다른 사람과의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나의 부정은 정말 중요한 사항이다. 생일이 너무 싫은 나머지 이상한 단어를 만들어 부르거나, 이름이 싫어 필명·가명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스스로의 시작점
우선, 2차 연성이 아님을 밝힙니다. 퀴어이자, 오타쿠이자, 드림러의 우당탕탕 얼레벌레 좌충우돌 결혼 일지 0. 드림러라도 결혼하고 싶어 배우자가 될 사람이 먼저 일기 형식의 정보 글을 쓰길래 나는 그냥 구경만 해야지 ㅎㅎ 하고 있었는데, 오타쿠에 글러다 보니 나도 뭔가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계속 사라지지 않았기에…. 글을 써보기로 했다. 일기인
사원이라는 곳은 참으로 묘한 곳이다.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졌지만 사람을 위해 만들어 진 곳이 아니라니, 초코보를 키우기 위해 만든 축사와 크게 다를 바 없어보인다. 그렇게 기괴한 장소에서 한 세대를 풍미했던 신앙이 껍데기만 남아 멈춘 채 일대를 지배하고 있다면, 더 그렇지 않을까. 내가 의뢰를 받아 가는 곳들의 대부분은 이른바 ‘사연이 있는 물건들’이다.
예전에 파이널 판타지 14 여성 아우라 합작에 냈던 글 입니다. 언니는 파란 배달부 모자를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넌 참 이것저것 하는구나.” “그러게...” “그런데 그런 대단한 배달부양이 편지를 잃어버려?” “그러게...” “가방에 든 편지까지 잃어버리는데 모자는 어떻게 용케 잘 갖고 다니네.” “그러게...” “피곤할 테니 씻고
치어들이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신체적인 표식 따위 없다. 눈물도 땀도 없는 건조한 물고기들이 완전한 인간(우는 인간)이 되는 방법은 없다. 그러니 열심히 인간을 흉내내시길. 아무리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 앞이더라도 섣불리 아가미를 드러내지 마시길. - 아가미. 양쪽 귓바퀴 뒤, 은밀하게 갈라진 절개선. 물 안에 들어가면 그것들이 빠끔 벌어지며 선득한 느낌을
서울 한복판에서 열리는 슬픔의 축제. 수족관이 야간개장 따윌 하지 않는 이유는 그보다 큰 돈벌이가 있기 때문이다. 삶에 지친 치어들이 이름도 달아두지 않고 하나둘 모여든다. 해수를 채운 거대한 탱크 안으로, 인간도 물고기도 되지 못한 것들이 풍덩풍덩 빠져든다. 인간의 팔다리처럼 가느다란, 아니 인간의 팔다리와 구분할 수 없는 지느러미를 아느작거리며 그들만의
소금기 어린 공기가 달갑게만 느껴졌다. 망망한 바다의 수평선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나 자신을 잃을 수 있었다. 거센 바람 탓에 파도가 높게 올랐다. 철썩거리는 소리가 불규칙적으로 울렸다. 귀를 에는 추위에도 돌아갈 마음은 들지 않았다. 육지에서 멀어져, 바다로, 바다로…. 누군가 계속 주문을 외기라도 하듯, 굽 없는 구두에 젖은 모래가 달
그 글은 내 이모할머니의 집 다락에서 발견 된 수첩에 적혀있었다. 이모할머니라 해봤자 나는 사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이모할머니를 뵌 적이 없다. 할머니의 말로는, 아마 이모할머니 또한 내가 태어났다는 것조차 모를 수도 있을거라고 한다. 거기에 대해서 그 어떤 유감도 없지만, 가끔 주인 없는 1층짜리 단독주택에 청소를 하러 가는 엄마의 뒤를 따라 이모할
뭐라고 글을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다. 우리 커플은 결혼을 준비중이다. 그리고 퀴어 커플이다. 이 글은 그냥 일기다. 다만 결혼을 준비하며 아주 많은 서치를 했지만 국내에서 퀴어커플의 결혼 정보를 찾는건 쉬운일이 아니었다. 나는 글을 재미있게 쓰거나 유용한 정보를 선별해서 보기좋게 정리하는 일은 전혀 하지 못하지만 그냥 이 정보의 사막에서 읽어 볼만한 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