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포음>

<수포음> 01

Coming Storm by 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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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기 어린 공기가 달갑게만 느껴졌다.

망망한 바다의 수평선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나 자신을 잃을 수 있었다.

거센 바람 탓에 파도가 높게 올랐다. 철썩거리는 소리가 불규칙적으로 울렸다. 귀를 에는 추위에도 돌아갈 마음은 들지 않았다. 육지에서 멀어져, 바다로, 바다로…. 누군가 계속 주문을 외기라도 하듯, 굽 없는 구두에 젖은 모래가 달라붙기 시작했다. 그것을 아무렇게나 벗어두고 다시 한 발, 한 발 옮겼다. 차가운 거품이 발목을 훑으며 부서졌다. 고향의 부름이었다.

해변은 깨끗하지 못했다. 어느 철없는 학생들이 두고 간 녹색 유리병과 다 타버린 폭죽 포장지 따위가 모래사장 곳곳에 박혀 있었다. 자칫하다가는 발바닥을 베일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나는 아랑곳않고 걸으려 애썼다. 두려움 탓에 종아리부터 발꿈치까지의 근육이 옴찔거렸다. 심박이 이상하게 튀어 숨을 천천히 내쉬었다. 부글거리는 폐음이 파도소리에 섞여들었다.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자 발작적으로 기침이 나왔다. 부쩍 기침이 잦아졌다. 지긋지긋한 고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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