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트앙이 주먹을 쥐고, 엄지손가락만을 빼내 자신의 심장께를 툭툭 두드렸다. 그 모습을 본 트로이메라이가 실소했다. “네가 그럴 리 없어.” “왜 그렇게 생각했지?” “굳이 ‘그런’ 외형의 개체를 골라, 내 옆에 놓아두고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도록 할 리가 없잖아. 정확히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는 알 것도 같은데.”
악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찾아온다더라. 하여 가장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어 앞에 나타난다지. 그렇다면, 아주 오래전, 나는 나의 동물들에게……. 그 짧은 말에 구스트앙은 웃음을 참는 것 같은, 다시 말해, 무어라 놀릴지 고민하는 것 같은 표정이 되었다. 트로이메라이의 눈이 슬슬 굴러갔다. 왜 그렇게 봐. 그리고 아이로서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질
사랑해요. 품에 끌어안은 작은 문어가 속삭였다. 나는 당신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요……. 언제 잠들었더라. 트로이메라이는 일단 욱신거리는 이마부터 부여잡았다. 잠결에 얻어맞은 예상치 못한 딱밤이 제법 아팠으므로. 뭐야. 왜 이러는 건데. 꿈틀거리는 움직임과 함께 머리 뒤편의 베개가 부스럭거렸다. 잠이 덜 깼을 때 특유의 희뿌연 시야에 갈
여전히 우두커니 서 있기만 한 트로이메라이를 구스트앙이 다시 한 번 불렀다. 야, 이리 오라니까. 곧 트로이메라이 특유의 굵은 눈썹이 또 한 번 위아래로 움직였다. “……갈 거야.” “이곳을 제하면 갈 곳이나 있고?” “나는, 네 맞은편 의자로 가겠다고 한 건데.” “패배가 충격적이긴 했나 봐. 예상했던 것보다야 순순하네.” “넌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
신의 탑 3부 233화를 보지 않으셨다면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3부 233화 끝부분으로부터 이어집니다. ‘로 포 비아 트로이메라이’의 IF물입니다. 자살, 자해 등의 키워드 주의. (조아라에서 연재 중입니다. 이쪽은 백업용이에요.) 「외로워.」 억제되었던 감정들이 쏟아지듯 밀려 들어오던 틈, 트로이메라이가 입에 담은 것은 그 짧은 어절뿐이었
Andromeda. 구스트앙×블로섬 사랑했던 구스. 오랜만이야. 응, 그래. 난 잘 지내. 우리 사이에 전화가 새삼스러울 일이니? 하긴. 전 남편하고 다정하게 통화할 만큼 좋은 사이는 아니지. 너도 들었겠지? 내 딸이 봉인됐다고. 마땅한, 이유도 없이 말이지. 자하드 그 자식…. 뭐? 무슨 쓸데없는 걱정이야? 감히 가주의 전화를 도청하는 짓을 할 만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