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쫑] 레시피를 미리 찾아두기를 권장하는 바이다 230624
갑자기 미래의 장인어른과 통화하고 싶지 않다면
“입이 심심해.”
성준수는 옆에 앉아서 샐러리를 씹으며 TV를 보는 최종수를 희한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손에 들고 있는 샐러리부터 내려 놓고 해야 할 말 아닌가? 심지어 소스는 하프마요네즈다. 누가 보면 다이어트 하는 사람인 줄 알겠지만 평범하게 식단 중인 농구 선수 되시겠다.
성준수는 다시 물었다. 방금 뭐랬냐? 입 심심하다고. 이번엔 최종수가 왜 들어놓고 또 물어보냐며 희한한 얼굴을 했다. 대충 간식을 먹고 싶다는 뜻인 듯한데 제가 알기로 최종수라는 놈은 지금껏 같이 생활해 오면서 간식 같은 걸 먹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구단에서 식단을 짜 주면 맛대가리없는 음식도 대충 입에 처 넣기까지 한다. 가끔 군것질 내지는 야식 얘기가 나와도 생각 없다며 발 빼기 급급하던 놈이 갑자기 무슨 심경의 변화로 간식 얘기를 한단 말인지. 내일 뭔 일 있나? 유튜브에서 선수가 너무 말랐다는 말도 안 되는 댓글을 본 건가?
성준수는 또 물었다. 뭐 먹고 싶은데. 최종수가 말했다. 아빠가 만든 치킨텐더샐러드. 야, 이 새끼야. 간식이 아니잖아. 내가 언제 간식 먹고 싶댔는데? 그건 그랬다.
문제는 두 개다. 첫 번째는 치킨텐더도 샐러드도 집에 없으니 하려면 밖에서 사 와야 했고, 두 번째는 ‘아빠가 만든’이라는 수식어다. 최종수가 아빠라 칭하는 사람은 당연히 친부로, 한국 농구 생태계에 관심 좀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었다. 최세종 선수가 샐러드를 만들어 줬다고? 언제? 차마 물을 생각이 들지 않아 유튜브에 ‘최세종 샐러드’로 검색했지만 당연하게도 나오는 게 없었다. 그냥 샐러드 만드는 유튜버들이 쏟아졌을 뿐이다. 옆에서 남은 샐러리를 씹던 최종수가 화면을 같이 보더니 고개를 기울였다. 안 나와? 안 나오는데. 그럼 됐어. 최종수와 조금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이라면 ‘그럼 됐어’가 진짜 됐다는 뜻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아는 놈이 몇이나 될까 싶다만, 일단 아는 입장에선 그냥 넘어가기가 힘들었다. 최종수가 그냥 룸메이트라면 지랄 말고 아무거나 처먹으라고 했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시절은 이미 지났다. 어쨌든 치킨텐더샐러드가 먹고 싶다니 만들어 줘야지 뭐 어쩌겠냐고. 성준수는 시간을 확인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왜는 뭔 왜야. 집에 아무것도 없는데 사러 가야지. 지금? 어. 나도 갈래. 옷 입고 와. 응. 최종수가 옷을 갈아입으러 사라진 동안 그릇을 치우고 차 열쇠부터 찾았다. 야! 나 주차장 가 있을 테니까 알아서 나와. 알았어! 이럴 때만 우렁차지.
비슷한 시간에 들어오는 일이 잘 없어서 그런지 둘이서 마트에 갈 일도 별로 없었다. 보통은 냉장고가 비었다는 걸 아는 사람이 알아서 채워오는 편이었는데 살 게 생각나지 않으면 전화로 물어보거나 마트에 간 사람이 그때 사고 싶은 걸 사서 대충 먹으라며 횡포를 부리곤 했다. 생각해 보면 그럴 일조차 그닥 많지 않았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운동 선수가 먹는 게 다 거기서 거기였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같이 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입맛이 옮았다고 해야겠다. 싫어하는 것만 빼면 있는 걸 아무거나 대충 먹는 두 사람이 모여있으니 정말로 맛있는 걸 집에서 먹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나 어렸을 때 밥을 잘 안 먹으려고 했어.”
최종수가 카트를 밀면서 말했다. 치킨텐더는 냉동식품 코너에 있을 거고, 샐러드를 뭘로 살지만 정하면 된다. 유튜브에선 맛있게 먹고 싶으면 드레싱 정도는 만들라고 하던데 그런 걸 만들 시간이 있으면 다른 데 쓰는 게 낫다는 의견이 합치해 드레싱도 기성품을 쓰기로 했다. 쫄면 좀 시식해 보라는 직원의 권유를 운동 한다는 말로 뿌리쳤는데, 아무래도 농구가 전국민의 스포츠는 아니다 보니 유하게 거절 당한 최종수가 혼자 붙잡힌 채 종이컵 두 개를 들고 왔다. 너도 먹으래. 안 그래도 달고 짠 걸 먹을 예정인데 거기에 짠 걸 또 들이붓는 심보 한 번 고약하다. 성준수는 여전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제 몫의 종이컵을 받아들었다. 입안으로 털어 넣으면 순식간에 뇌를 지배하는 강렬한 맛이 느껴져 저도 모르게 인상을 쓴다. 최종수도 비슷한 표정이었다. 마히다. 그히. 다 쓴 종이컵을 버리러 간 최종수가 쫄면 번들 하나를 들고 돌아와 카트에 넣었다. 소비기한 일 년이래. 훈련 끝나고 먹어. 성준수는 앞으로 남은 경기가 몇 개 있는지를 가늠해 보고는 때맞춰 삼겹살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빠가 빵을 먹고 엄마가 밥을 먹었는데 그땐 아빠가 하는 게 다 좋아 보여서 따라하려고 했대. 근데 엄마 없는 날에 아빠가 엄마한텐 비밀이라면서 치킨텐더샐러드를 만들어 줬어. 그게 맛있었다고? 어. 근데 엄마가 홈캠 켜 놓고 간 걸 아빠가 까먹은 거야. 들켰겠네. 다 들켰지. 근데 그게 진짜 맛있었어. 그래서 먹는 거다? 어.
어쩐지 검색해도 안 나오더라니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추억 속 음식이었군. 심지어 추억이라고 말할 만큼 먼 기억도 아닌 듯했다. 아무리 훈련 중이라도 집에 가고 싶으면 갔다 올 놈이 안 가고 저랑 마트나 돌고 있는 걸 보면 그렇게까지 먹고 싶은 건 아니었을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치킨텐더샐러드 자체가 흔해서 만들어 먹으면 된다고 생각했거나. 거기까지 생각하던 성준수는 호주산 소고기 40% 할인에 우뚝 멈춰선 최종수를 보면서 정답을 깨달았다. 그냥 저와 함께 외출할 구실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제가 나간다고 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실천하지 않았을 행동이니 기회라고 생각했나 보다. 하여간 귀여운 새끼……. 성준수는 최종수가 가져오는 모든 음식을 계산하기로 마음먹었다. 남들은 제멋대로인 놈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의외로 그렇지 않다. 최종수가 들고 오는 것들은 전부 먹어도 될 것들이다. 어쩌면 저보다도 건강을 챙길지도 모른다.
지금은 밥 먹잖아. 이 나라 살면서 밥 안 먹기 힘들어. 미국 가서 좋았겠다? 그거 편견이야. 그리고 거기 음식 다 기름지고 짜서 맛없었어. 저번에 거기 생각난다. 니 그때 그 동네에서 제일 맛있는 레스토랑이랍시고 나 데려갔다가 똥 씹은 얼굴로 나왔잖아. 아, 거기 진짜 짜증 나. 팁 주기도 싫었어. 어떻게 돈을 받고 그딴 걸 음식이라고 파냐?
최종수가 한참 미국에서 생활할 때 한 번 찾아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현지인에게 소개 받아서 간 레스토랑이 인생 최악의 쓰레기 맛집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맛이 없었다. 넣은 걸 도로 뱉을 수준은 아니었지만 누군가와 절교하고 싶을 때 이 집을 추천해 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최종수는 그보다 더 심한 감상이었는지 팁조차 꺼내려고 하지 않아서 제가 대신 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예민한 성정인 것치곤 행동 자체는 수더분한 편이었는데 그렇게까지 질색하는 건 처음 봐서 오래 기억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때를 떠올리며 웃고 있자니 최종수가 마음에 안 든다는 얼굴로 저를 쳐다보고는 고대하던 냉동식품 코너를 찾아 자리를 이탈했다. 치킨텐더를 두 봉지나 들고 오는 게 웃겼지만 집에 두면 언젠가는 먹을 테니 딴지를 걸진 않았다.
목적을 달성했으니 계산대까지는 금방이었다. 샐러드의 신선도와 소비기한을 체크한 최종수가 마음에 드는 걸 대용량으로 집어들었고, 마침 옆에 있는 드레싱을 챙기면 끝이었다. 애초에 냉장고를 채울 생각으로 온 게 아니라 그런지 둘 다 다른 걸 살 마음이 없어서 계산도 금방 끝났다. 가져온 봉투를 제가 들고 최종수가 차 열쇠를 가져간다. 누군가가 운전을 하면 돌아갈 땐 다른 놈이 운전하는 게 둘 사이의 규칙이었다. 자연스레 운전석에 앉아 벨트를 매는 최종수를 구경하다가 경고음을 듣고서야 저도 급하게 벨트를 맸다.
사이드브레이크를 내리면서 최종수가 피식 웃었다. 너 또 이상한 말 할 거지. 하지 마. 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상상하고 결론까지 내는 게 어이없어서 굳이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줬다. 내 애인 운전하는 거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죄냐? 이쪽을 보고 있던 최종수가 슬그머니 시선을 돌려 정면을 본다. 남이 보면 출차할 타이밍이라 그런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아직도 이런 말에 즉각 반응하는 모습은 몇 번을 봐도 재미있었다. 기분 좋아서 들리는 입꼬리를 억지로 내리려고 애쓰는 게 눈에 보이는데 본인만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게 신기했다. 머리만 숨기고 다 숨었다고 생각하는 고양이를 보는 주인이 이런 기분일까. 성준수는 최종수 팬들이 하도 주장하던 고양이 이론에 저까지 물들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생각 자체를 멈추지는 않았다.
“맛없어.”
난관은 그 다음이었다.
치킨텐더샐러드라는 게 뭐 별거 있나? 그냥 샐러드 위에 치킨텐더 올려 놓고 드레싱 뿌려 먹으면 되지. 그런 마음으로 뚝딱 만든 것까지는 좋았는데 최종수가 입에 넣자마자 표정을 구겼다. 뭐가 문젠데. 이거 아니야. 뭐가 아닌데. 이 맛이 아니야. 성준수는 아까 본 유튜브를 떠올렸다. ‘맛있게 먹고 싶으면 드레싱은 직접 만들어 드시는 게 좋아요. 레시피를 알려 드릴게요.’ 포크를 내려놓은 최종수를 가만히 식탁 앞에 앉혀두고 유튜브를 다시 틀었다. 레시피에서 요구하는 재료는 다행히도 집에 있는 것들 뿐이라 알려 주는 비율대로 조합해서 다시 뿌려 봤는데 최종수는 이번에도 표정을 구겼다. 이것도 아니야. 아니, 그럼 뭔데. 답을 하기 위해 심각한 얼굴로 입을 다문 최종수를 구경하는 건 재미있었으나 제 입에는 그냥 평범한 치킨텐더샐러드였다. 드레싱이 좀 더 맛있어지긴 했지만 그뿐이다. 여기서 뭘 더 어떻게 하란 말인가? 추억의 샐러드가 먹고 싶으면 그냥 집에 갔다 오면 되는 거 아닌가?
오늘은 어쩔 수 없으니 내일 집에 들렀다 오라는 말을 꺼내기 직전에 최종수가 방에 돌아가 스마트폰을 들고 나왔다. 뭐 하느냐고 묻기도 전에 어딘가에 전화를 건다.
“아빠. 난데 지금 바빠?”
누구냐고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최종수 아빠가 누군지는 최종수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모를 수가 없었으니까. 성준수는 정지 상태로 포크를 내려놓았다. 최종수가 이쪽을 힐끔 보고는 손으로 화면을 두드리는 시늉을 했다. 말할 테니까 받아 적으라는 뜻이다. 부자가 오붓하게 대화하는 동안 스마트폰을 가지고 온 성준수는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감이 좋은 편이라는 이야기는 자주 듣는다. 그리고 대체로 이런 감은 맞아 떨어지는 편이었다.
무시하고 메모 앱을 켜는데 최종수가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뭐 어쩌라고? 입만 뻥긋거리며 물었더니 최종수가 스마트폰을 들고 있던 손목을 흔들었다. 받으라는 뜻이다. 니 같으면 이걸 그냥 닥치고 받겠냐고……. 황당한 기분을 뒤로 하고 성준수는 일단 그걸 받아들었다. 내키지 않는다고는 해도 전화 너머의 어르신을 기다리게 만들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어, 음. 안녕하세요. 종수랑 같이 사는 성준수라고 합니다.”
미묘한 침묵이 있었다. 못 들은 게 아니라 듣긴 들었는데 말문이 막힌 것 같은 부류의 반응이다. 말없이 최종수를 째려보았으나 그는 입을 가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굳이 손을 내리지 않아도 웃고 있을 게 뻔해서 빡이 쳤지만 그런 걸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곧이어 들리는 목소리는 제가 익히 들어왔던 그 목소리였으므로 허리가 절로 펴졌다. 간단한 안부와 함께 아들과 같이 사느라 고생이 많다는 덕담이 쏟아졌다. 물론 고생 깨나 하는 편이었지만 이 정도면 감수할 만하고, 고생 자체는 저만 하는 게 아니었으니까 괜찮았다. 생판 남이었던 남자 둘이 사는데 고생을 안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나.
레시피는 간단했다. 마요네즈 세 스푼, 머스타드 네 스푼, 꿀 세 스푼, 식초 두 스푼. 식초는 취향에 따라 안 넣어도 상관없지만 아들은 넣는 걸 더 좋아했으니까 참고하라는 말과 함께 갑자기 통화해서 곤란했을 텐데 신경 쓰지 말고 쉬라는 말이 따라왔다. 깍듯하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은 뒤에야 허리가 구부러졌다. 한숨을 쉬는데 최종수가 이쪽을 보면서 실컷 쪼개는 중이었다.
“야. 우리 아빠 좋지.”
“니네 아빠를 내가 왜 좋아해.”
“너 최세종 좋아하잖아.”
“그거랑 이게 어떻게 똑같냐고…….”
건수 하나 잡았다고 말귀 한 번 더럽게 안 들어처먹는다. 성준수는 무시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레시피대로 새 드레싱을 만들었다. 드디어 만족한 최종수가 드레싱에 절인 텐더 조각 하나를 찍어 제 입에 넣어주었다. 이거 왠지 어디서 파는 맛인 것 같은데. 물론 생각만 하고 말하지는 않았다. 최종수가 맛있다는 말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얼굴로 저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식단 주기가 돌아오면 드레싱 없이 풀만 씹어 먹는 주제에 이렇게까지 드레싱 범벅인 샐러드를 맛있다고 입에 넣는 광경이 신기하긴 했다. 적어도 제 기억 안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같이 산 게 벌써 몇 년인데 이걸 지금 알았다는 것도 신기하고, 그동안 이게 먹고 싶을 때마다 집에 갔다 온 건가 싶기도 했다. 자주 가길래 그냥 가족이 화목한가 보다 정도의 감상이었는데 이제 와서야 이유가 따로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종수에 대해선 나름 안다고 자부할 수 있었는데 아직도 모르는 게 나오면 앞으로는 얼마나 더 나올지 가늠이 안 되는 한편 웃긴 놈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이런 걸 지금까지 말 안 하고 살았지?
그냥 입밖에 뱉은 걸 얻어내서 기분이 좋아진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씻고 말끔해진 상태로 침대에 누운 최종수가 제 쪽으로 돌아누웠다. 보통은 안겨서 자는 놈이 안아주겠다는 건 진짜로 기분이 좋다는 뜻이다. 고작 샐러드 하나로 이렇게까지 기분이 좋아질 정도면 대체 얼마나 좋아했던 거지?
“야. 우리 내일 얼굴 부으면 어떡해?”
“뭘 어떡해. 그대로 가는 거지.”
원했던 대답이 아니었는지 턱끝으로 정수리를 찍어내리는 게 느껴져서 주먹으로 등을 쳤다. 이어지지 않는 걸 보니 투닥거릴 마음까지는 없었던 듯하다.
곧 잘 자, 하는 웅얼거림이 들려와 얌전히 눈을 감았다. 조금 빠르게 뛰는 심장 소리가 일정한 박자로 느려질 때까지는 잠들기 힘들 것 같았다. 그냥 애인이 혼잣말처럼 뭐가 먹고 싶다길래 만들어 주려고 했을 뿐인데 아직 사적으로 인사를 드린 적도 없는 애인의 부모님, 그것도 존경 받는 농구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유명 인사와 통화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상하게 아까의 미묘한 침묵과 최종수의 쪼개던 얼굴이 자꾸 신경 쓰이지만…… 이건 제 감이 틀렸기만을 바라야겠다.
…… 아, 근데 이 새끼 설마 나를 애인이라고 말한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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