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교

스테이크, 와인, 입맞춤

* 연성 교환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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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시간, 이누마루 토우마는 미도 토라오를 레스토랑으로 불렀다. 내키지는 않았으나 시간에 맞춰 레스토랑에 도착하면 미리 와있던 토우마가 손을 흔든다.

“어, 토라! 이쪽이야.”

점원의 안내를 따랐다. 인테리어 한번 구리네. 레스토랑에 대한 미도 토라오의 첫인상이었다. 마음에 드는 요소가 하나도 없었다. 꼴에 고급 레스토랑인 척하려고 안달이 난 모양이었는데, ‘그런 척'과 ’실제로 그러한 것'은 구분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명백한 차이가 나곤 했다. 테이블보의 재질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손끝에 닿는 감촉이 불쾌하게 거칠다.

“왜 부른 거야?”

“그냥, 할 얘기가 좀 있어서. 길어질 것 같은데 먹으면서 얘기할까?”

미도 토라오는 시계를 확인했다. 7시 43분. 그리 늦은 시간은 아니기에 지금 자리를 뜨면 더 나은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눈앞의 인간은 이미 음식까지 주문해 둔 것 같았다. 토라오는 예의상 앉아 있기를 택했다. 예의상.

웨이터가 음식을 가져왔다. 미도 토라오의 앞에 스테이크, 이누마루 토우마의 앞에 파스타, 그리고 가운데에 와인. 보이는 것부터 싸구려. 이누마루 토우마는 직원에게 감사 인사를 건네고 미도 토라오와 눈을 맞췄다.

“메뉴 예약을 해야 했거든. 토라 네가 뭘 좋아할지 잘 모르겠어서… 내가 먹어보고 제일 괜찮았던 걸로 주문했어. 스테이크 싫어하면 바꿔줄게.”

“뭐, 딱히 상관없어.”

대충 먹고 나갈 거니까.

나이프를 들었다. 익숙하게 고기를 썰고자 했으나 칼끝에 힘줄이 걸린다. 고기가 질기다. 보이는 것만 싸구려고 맛은 좀 있으려나 했더니. 대충이라도 먹어주려던 마음마저 사라졌다. 미도 토라오는 칼집이 난 고기를 그대로 두고 테이블에 나이프를 내려놓았다.

와인이 채워진 잔을 들었다. 여기 직원들은 와인 따르는 법도 모르나? 스테이크가 이 지경인데 와인이라고 고급일 리가 없지. 예상 그대로였다. 싸구려 알코올의 맛. 와인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풍미에 미도 토라오는 와인잔 또한 내려놓았다.

분위기 맞추기용 피아노 메들리, 격식이라곤 없는 인간들, 싸구려 고기에 싸구려 와인, 마음에 들지도 않는 상대.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미도 토라오는 이누마루 토우마를 관찰했다. 음식을 먹을 마음도, 술을 마실 마음도 없었으니 예의상 앉아 있는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곤 이것 뿐이었다.

이누마루 토우마는 아무런 이야기도 꺼내지 않았다. 안 그래도 오버쿡 된 파스타가 불어터질 때까지 음식에는 입도 대지 않았다. 연신 와인만 마셔댔다. 잔이 비면 스스로 채우고, 그걸 한 번 더, 또 한 번 더. 그렇게 순식간에 와인이 바닥을 드러냈다. 홀로 와인 한 병을 비우고 취기가 오른 토우마는 말했다.

“전에도 말했듯이, 가끔은 친밀한 얘기도 하고 싶어서. 그래서 따로 자리를 마련했어.”

“내가 친밀한 얘기는 침대에서만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 토라, 네 취미생활에 대해 나무라고 싶은 건 아니야. 하지만…… 아이돌에게 스캔들이라는 건 민감한 문제잖아. 우리가 아직 데뷔 초기도 하고, 그러니까 내 말은… 나는 네가 여자들보다는 멤버들과 시간을 보내면 좋겠어.”

불쾌하다.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관계를 정의하자면 단순한 비즈니스 파트너일뿐인 남자가 자신의 사생활을 통제하려 든다는 생각에, 미도 토라오는 굉장히 불쾌했다.

“네가 상대해 주기라도 할 거야?“

“어?”

“네가 상대해 줄거냐고, 나를.“

“어… 그냥 놀러 다니는 거라면 언제든지 괜찮지! 다른 멤버들도 불러서 같이 가면 좋고.”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잖아.”

상대라는 말의 의미를 모르는 거야?

미도 토라오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테이블 너머 토우마의 목덜미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얼굴을 들어 입을 맞췄다. 본보기를 보여주면 더 이상 걸리적거리지 않겠지. 당황한 틈을 벌려 혀는 들어온다. 단순무식한 알코올의 맛. 주입된 포도의 향까지 불쾌하다. 여자하고 크게 다르지도 않네. 미도 토라오는 찰나에 생각했다. 미끄럽게 얽히는 혀, 상대는 움직이지 않았다. 취기에 뜨겁기만 해서는. 불만만 쌓여갔다.

입을 좀 더 벌려, 이가 방해되잖아. 혀를 더 내미는 편이 좋을 텐데. 키스할 때 당하는 쪽은 눈을 감는 거야. 무드 없기는.

이누마루 토우마는 어지러웠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 낯설기만 했다. 당혹감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으면 입안을 채우는 건 미지근한 혀다. 뜨거움도 느껴지지 않아서, 미끄러운 것이 입안을 훑는 감각이 적나라하다. 부드럽게 파고들었다가, 숨 쉴 틈을 주지 않고 깊이까지 들어온다. 뱉어내고 싶은 말들은 혀에 가로막혀 옅은 신음으로 바뀐다.

숨 막혀, 토라. 상대가 이런 의미야? 취기 때문에 둔해져서 상대해 주지도 못하겠어.

미도 토라오는 키스로 상대를 흥분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입맞춤이 길어지면 호흡이 가빠진다. 심장은 빠르게 뛰고, 다급함에 옷자락을 붙잡는다. 이 정도면 준비가 되었다. 이제 약간의 기술만 섞으면 된다. 이를테면 장난스레 상대의 입천장을 훑는다든가,

“… 뭐 하는 짓이야?”

“아……”

이누마루 토우마는 가쁘게 숨을 쉬었다. 호흡이 쉽사리 정리되지 않았다. 아직도 혀가 입안을 엉망으로 훑던 감각 탓에 멍청하게 입을 벌리고 있었다. 흥분감에 의해서인지, 단순히 숨이 막혀서인지, 얼굴이 붉다.

그에 반해 미도 토라오는 창백했다. 느껴지던 고통에 황급히 뒤로 물러서서 입가를 매만진다. 혀에서부터 흘러나오는 피가 턱을 타고 흘렀다. 그것이 셔츠를 더럽힘을 깨달았을 때 그는 피를 삼키기 시작했다.

순식간이었다. 입천장을 느리게 훑으면 이누마루 토우마가 신음한다. 몸이 움찔댄 것이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혀를 파고드는 송곳니의 감각. 뾰족한 이는 정확히도 혀를 겨냥했다.

“미안, 토라… 그게, 좀… 당황스러워서. 미안, 진짜 미안해.”

이누마루 토우마는 안절부절못하다 테이블에 있던 티슈를 건넸다. 건네는 손이 잘게 떨린다. 본인 입에도 피가 묻은 건 모르고. 받아줄 생각은 없었다. 티슈도, 사과도.

“거절은 혀가 아니라 말로 하는 거야.”

미도 토라오는 의자를 발로 밀곤 자리를 떴다. 잠깐, 토라!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했다. 무식하게 번쩍이는 조명. 거친 테이블보. 발자국이 남은 흰색 바닥. 입안에서 끊임없이 느껴지는 피 맛.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오늘은 여자를 만날 기분도 아니야. 신경질적인 발걸음 소리가 시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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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달리는 강아지

    다시 봐도 참 좋다

  • 달리는 강아지

    토우마진짜 하…진짜 저렇게 OOOOOO해서 이 거칠고험난한세상어떻게살아갈래 어? 어떻게살아갈래 토라오랑살아가면되. 맛쭈르와살아가면되.

  • 달리는 강아지

    하 토라오 이거진짜 또라이네진짜 최고에요

  • 달리는 강아지

    아어지러

  • 달리는 강아지

  • 달리는 강아지

    감사합니다

  • 달리는 강아지

    하 이거완전 개변태쉣끼네

  • 달리는 강아지

    야 너 너 너

  • 달리는 강아지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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