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nez m’aider 1

Venez m’aider

 

Honkai:Starrail Fan Fiction

Void Archive × Welt Yang

Insphired from <Minority Report> by Philip. K. Dick

Written by Tsuta(@tustaamaz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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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했잖아, 나는 계획적이라고.”

당장 눈앞에서 숨을 쉬는, 제 멱살을 끌어당기고 있는,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쫓고 있던 거물급 범죄자―허공만장이 웰트 양의 발을 밟았다. 애꿎은 발은 심지어 잘 맞지도 않는 신발로 덮여 있었고, 그 와중에 건장한 성인 남성의 발로 짓이겨지니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오랜 미래경찰국에서의 경험으로 웰트 양은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일 났다. 이거 발톱 하나가 빠지고야 말았다. 그러나 그 생각은 오래 가지 않았다.

일단 그의 멱살은 잡혀 있었고, 지금 입이 강제로 벌려진 채 이 범죄자와 혀가 섞이고 있다면 누구라도 그럴 것이 당연하다. 이치의 율자 출신답게 그는 지금 구태여 모든 행위에 정당성을 따지고 있었다. ‘브로냐라면 이러지 않았을까?’ 아니, 그런 생각은 하등 필요 없는 일이다. 그 브로냐가 지금 자신을 체포하기 위해서 오고 있으니까.

그리고 몇 분이나 지났을까 싶은, 체감상 아주 긴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허공만장은 그의 입을 게걸스럽게 탐하는 것을 놓아주었고, 웰트 양은 제 체온이 적어도 0.2도는 올라간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는 다음 순간, 허공만장을 거칠게 밀쳤다. 그러나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추격을 할 때도 느낀 거지만 정말 단단한 균형 감각의 소유자다.

“무슨 짓인가!”

“피차 범죄자 동지 아닌가, 지금은. 아니, 자네는 예비 범죄자였지만. 열 감지 카메라를 피하려면 이게 제일이란 건 본인도 알고 있을 텐데? 그 열 감지 카메라를 작동하던 게 바로 조금 전까지 자네였으니까. 안 그런가?”

방금 일어난 일은 명백한…… 추행이었다. 그는 차마 더 적나라한 어휘를 고르지 못했다. 그저 씨근덕거리고,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다소 눈물이 흐를 것 같은 기분까지 들었다. 지금 이 나이 먹고 범죄자로 쫓기는 것도 억울한 일이다. 그런데 지금 새파랗게 어린 것에게……. 여기까지 생각이 닿자 억울함과 분노를 넘어서서 어처구니가 없어졌다. 저게 지금 몇 살인데 나이 팔십을 넘은 나를 가지고.

“이 상황에 맞지 않는 건 인지하고 있지만.”

허공만장은 눈썹을 비뚜름히 올렸다. “오, 현직 이치의 율자에게 쫓기는데 능청스럽게 질문까지 하는군.”이라고 말이라도 하는 표정이다.

“자네 대체 몇 살인가?”

“알려주면 믿을 텐가?”

“이 상황이 됐는데 못 믿을 건 또 뭐지.”

“그것도 그렇군. 뭐, 그럼 일단 몸을 좀 피하면서 얘기해 주지.”

“아니, 일단 말부터…….”

“존경하는 미래경찰관 씨, 당신이 뭘 생각해도 그 한갓 상상력으론 내 나이를 못 맞춰.”

“나 이치의 율자 출신이야.”

“으음, 그래. 물론 알고 있지. 이 도시에서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나.”

웰트 양은 익숙하게 주위를 해킹했다. 시선을 끄는 데에는 이것만 한 방법이 없다. “얼른 말하게.” 그러면서도 재촉하는 일을 잊지 않는다. 애초에 이 ‘도시’의 방어벽은 그가 설계한 것이다. 해킹은 누구보다 쉽다.

사실 바로 몇 시간 전까진 최고 등급 관리자 키도 있었으니, 그때만 해도 ‘해킹’은 아니었다.

“오만살.”

“개소리.”

바로 대답이 튀어나간다. 그러나 허공만장은 키득키득 웃었다. 아하하, 그래. 개소리라고 할 법 하지.

“이 육체는 다소 신선하긴 해. 아직 몇 백 년도 안 됐으니까. 하지만…… 내 의식은 오만 살이야.”

“개소…….”

그러나 다음 순간, 그는 눈을 번뜩이는 허공만장과 마주하였다. 아니, 마주하게 되었다. 그는 지금 ‘의식’을 개방하고 있었다. 그는 그 의식의 편린을 쉽게 읽어낼 수 있었다. 말마따나 이치의 율자 출신이기 때문에. 그러나 감히 그럴 수 없었다.

너무나 많았고 너무나 깊었고 너무나 진했고 너무나 길었다.

사람을 한 권의 책이라 비유한다면 그는 차라리 행성 전체가 도서관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약간의 구역질이 올라올 정도로 압도적인 정보의 양이다. 그 망망대해에서 손을 내민 건, 이번에도 대범죄자 허공만장이었다.

“손 잡게.”

이제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 브로냐가 시간을 끄는 것도 한정적인 일이다.

“그리고, 뛰게.”

그는 말을 고분고분 들었다. 미래경찰관으로 부임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예비 범죄자들을 잡아넣을 때마다 하던 무수한 상념들이 지금 이 순간 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졌다. 일단 확실한 것 하나. 허공만장은 오 만년간 의식을 유지한 진짜 범죄자다. 과거에도 범죄자였고 현재에도 범죄자다. 미래는 아직은 모르겠다. 그 둘, 거기에는 공무원 추행 죄도 추가될 것이다.

그리고 셋, 나는 나에 대한 누명을 벗기고 진실을 밝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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