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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흡혈귀 AU 합작 2 ~늦여름의 소동~(재업로드)

기상호 선후배 드림

*어색할 수 있는 사투리 주의

*희찬이 아웃스타 아이디가 뭘까요... 그냥 제 맘대로 적었습니다...ㅋㅋㅋ

집안에 대대로 전해지는 뱀파이어였다라고 해도 그 피는 세대를 거듭하면서 옅어지게 되는 법이다. 기상호는 체육대회 때 입는 뱀파이어 의상을 보면서 생각했다. 요즘 뱀파이어들도 평범한 옷 입는다고 옷을 고른 반장에게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전통에 따라 이런 옷을 입는 뱀파이어도 있다고 듣긴 했지만, 그도 밖에선 사람들의 시선때문에 현대 옷을 입고 다니니까. 체육대회인데 굳이 이런 불편한 옷을 입어야 하나 했지만, 요즘은 이렇게 한다니 대세에 따를 수밖에. 상호는 가짜 이빨까지 준비한 세심한 행동에 감격하며 자신은 굳이 이걸 할 필요가 없지 않나 하고 옆에 있는 누구 것인지 모를 손거울을 들고 한손으론 제 입을 강제로 벌려 이빨을 확인한다. 뾰족한 이빨. 세대가 거듭해도 어쩔 수 없는 습성이라는 건 남아있다.

일단 이빨을 더해 더디게 늙는 외모나 피를 보면 마시고 싶은 그런 것. 물론 강한 편은 아니나 한 번씩은 해줘야 해소가 된다. 그 정도?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실수로 같은 농구부 선배를 물어버릴 뻔한 적은 있긴 하지만… 아. 그러고 보니. 그 선배는 잘 지낼까. 상호는 거울을 내려놓고 이번엔 제 폰을 들었다.



휴일, 전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많이 없는 구석진 야외 농구장에서 선배와 함께 슛연습을 하고 있었다. 평소엔 친구 희찬이와 함께 셋이서 연습했지만, 가족여행을 가 처음으로 둘이서 연습했던 걸로 기억했다. 구석지고 조용하고 오래되어 사람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야외 농구장이라 바람만 조금 세게 불어도 골대에선 삐걱거리는 이상한 소리가 들려 무서웠지만, 이 장소를 처음으로 알려준 선배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상호는 처음엔 소리가 날 때마다 놀랐지만 함께 있는 사람이 무서운 티도 안 내니, 본인도 점차 익숙해졌고 괜찮아졌다. 

자세부터 구부리는 무릎의 모양이나 펼치는 몸까지 자신의 슛 포즈를 보여주면서 알려줬다. 진지하게 가르쳐주는 건 고마웠지만 뻣뻣한 상호에겐 그대로 따라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면서 옆에서 지적해주는 희찬이 없으니 딴생각하기 시작했다. 

바로 절 가르치는 선배에게로. 저와 비슷한 키지만 몸무게에서 차이가 나 친구 희찬이보단 아니지만, 어느 정도 마른 몸이었다. 얼굴도 예쁜 편이라 그냥 봤을 땐 아이돌? 이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희찬이랑 셋이서 슛연습 하던 중에 길거리 캐스팅 당하는 걸 눈앞에서 봤으니… 아이돌을 하지 왜 농구를 하는 걸까. 혼자만의 생각에 빠진 탓에 연습 중 서로의 몸이 부딪치고 저보다 마른 선배가 바닥으로 쓰러졌다. 

상호는 깜짝 놀라 제 선배 쪽으로 다가간다. 손바닥이 살짝 쓸렸을 뿐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기에 괜찮다며 바로 일어났다. 1년이지만 먼저 농구를 했었는데 후배에게 밀렸다는 생각에 조금 부끄러웠는지 시선을 옆으로 돌리며 손을 내밀어 괜찮다고 말했었다. 이때 상호가 기억이 나는 건 그 선배는 손가락도 가늘고 예뻤다. 였다. 


상호는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회상에서 벗어났다.


“상호 밥 먹으러 가자.”


폰을 도로 내려놓고 옷과 가짜 이빨을 챙겨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사물함에 옷을 넣고는 교실 문 앞에서 기다리던 희찬에게로 뛰어갔다. 


“뭔 생각을 그리하는데?”

“슈팅가드는 잘생겨야 하는가에 대해서.”

“준수햄?”

“준수햄도 그렇고…….”


말을 멈추고 상호는 다시 제 생각에 빠졌다. 그러는 동안 희찬은 익숙한 듯 다른 일행과 대화를 나눈다. 



상호의 기억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다시 떠올린 기억은 그 다친 선배의 손을 치료하기 위해 가까운 자기 집으로 향해 가던 것으로 이어졌다. 자신 때문에 손바닥이 쓸린 것에 대한 미안함. 다른 상급생들의 무시에도 선배만큼은 잘 해줬으니까. 그것에 대한 고마움도 있었기 때문에. 또 한 가지는 절대로 다른 사람들에겐 말할 수 없는 제 비밀 때문이었다. 쓸린 손바닥에선 상처 사이로 핏방울이 맺혀 나왔다. 그래도 나름 중학생도 됐고 초등학생도 아니고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지 앉을까 했던 방심이 드러내던 순간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선배의 집이 아닌 제집으로 갔다는 것 정도. 휴일이라 부모님을 포함한 형과 누나가 있는 집에 두사람이 도착했을 땐 구급상자를 들고 현관문 쪽에 서 있던 제 어머니와 옆에 가만히 서서 저와 선배를 번갈아보던 아버지의 시선이었다. 

다쳤냐고 물어보던 아버지께 내 말고라고 말끝을 흐리니 온 시선에 제 쪽을 다가와 당황한 선배가 잡혔던 손을 빼내어 두손을 공손히 모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이름과 저와의 관계를 간단히 설명하니 현관을 통과해 화장실로 가서 손부터 씻었다. 흙먼지를 씻어내는데 아픈지 찡그리는 걸 보다가 상호는 그 아래로 물과 함께 씻겨 내려가는 붉은색이 빠르게 흩어져 배수구로 사라지는 걸 보고만 있었다.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상호 역시 손을 씻겠다며 선배와 엇갈려 들어갔다. 나도 모르게 다친 손을 잡았구나. 제 손바닥을 보고 어떡할지 고민하고 있던 차에 화장실 문밖에서 퍼뜩 씻고 나오라는 다그치는 형의 목소리에 알겠다며 흐르는 물에 손을 비벼 씻어냈다.

밖으로 나오니 어머니에 의해 선배의 손은 치료가 되었고 온 김에 간식 먹고 가라던 아버지의 말에 거절하려던 그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제 누나가 선배 옆에 붙어서는 자신의 학교생활에 관해 물어보자 착한 선배답게 좋은 말만 해줬다. 그 말을 듣던 형과 누나의 고개가 살짝 갸우뚱 옆으로 넘어갔지만, 선배에게 그 정도만 하라며 상호는 제 방으로 그를 데려갔다. 그리고 둘만 있던 곳은 창문도 방문도 닫혀있던 탓에 치료된 손바닥에서 나는 냄새가 빠르게 느껴졌고 그 순간이었다. 실수를 할뻔했던 것은. 



진짜 저를 말리던 누나가 없었다면 어쩔 뻔했을까. 지금 생각해도 아찔했다. 반찬으로 나온 고기반찬 사이로 덜 익어 살짝 분홍빛의 고기 한 점이 보이자 상호는 모르는 척 그대로 젓가락으로 그 고기를 먼저 집어 먹었다. 주머니에 있던 폰이 울리자 젓가락을 식판 위에 내려두고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확인했다. 본인은 잘 활동하지 않는 SNS 알림이 뜨자 눌러 확인했다. 점심 식사 사진과 함께 엄지 모양의 기본 이모티콘이 적힌 게시글을 확인한 상호는 그 아래에 적힌 희찬의 아이디를 보고는 고개를 돌린다.


“상호 니 우서햄 아웃 스타 봤나? 이 햄도 우리랑 똑같은 고기반찬 먹나 보다.”

“봤다.”

“우서햄?”

“아. 중학교 때 농구부형. 준수햄처럼 잘생겼고 슈팅가드인데 다른 학교 갔다.”

“전학간거가?”

“아니. 스카우트되어 거기로 입학했다. 원래는 이 학교 온다고 했었는데.”


그러면서 다른 이야기로 이어지는 동안 희찬의 댓글 아래로 대댓글이 이어지는 걸 보고선 도로 폰을 주머니에 놓고 마저 식사했다. 




체육대회 당일은 무척이나 더웠다. 이래도 되나 싶은 정도로. 가만히 있어도 땀이 미친 듯이 흐르는데 꼭 긴팔 긴바지도 모자라 망토까지 둘러야 한다니… 여자애들은 그나마 치마가 괜찮겠지만… 뜨끈뜨끈한 돌로 된 스탠드에 앉아 우리 팀을 응원하고 있었다. 어떤 애들은 망토를 거꾸로 뒤집어쓰거나 망토를 깔고 앉는 등 더위를 피하려 각자만의 행동을 보던 상호는 망토를 끌어내려는 순간 갑자기 다가온 스마트폰 하나에 숨을 짧게 내쉰다.


“희차이 니 찍을거가?”

“와? 아웃 스타에 올릴 건데. 우서햄이 사진 올려 달라했다. 니랑 내 사진.”

“내는 쫌 그런데…….”

“얼굴 풀어라~”


몇 번의 셔터 소리와 함께 사진이 찍히고 보기도 전에 아웃 스타로 들어가 사진을 올려버린 희찬의 행동에 상호는 포기하고 숨을 길게 내쉰다. 한숨 소리를 듣곤 왜 한숨을 쉬냐며 저를 달래던 희찬은 바로 제 폰을 들어 확인했고 동시에 상호의 폰도 울렸다. 상호는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기 힘들어 바로 고개를 옆으로 꺾어 희찬의 폰을 확인한다.


rwseo0810 멋진 응원단원과 뱀파이어네! 오늘 엄청 덥다던데 긴팔, 망토에 장갑까지... 더위 조심해 얘들아 (눈물을 참는 이모티콘)(엄지 이모티콘)

| heeheeeee @rwseo0810 (오케이 이모티콘)(손하트 이모티콘)


댓글을 올릴까 고민하던 상호는 희찬에 물음에 나중에 확인한다며 그냥 폰을 꺼내는 걸 포기한다. 반 학생들의 부름에 알겠다며 두사람은 떨어지고 상호는 더위에 옷소매로 땀을 닦아내며 일단은 체육대회에 집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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