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리 서사 1
주X검 사니X검 요소 있음 (여기까지 갈 수 있나 싶지만, 일단 알립니다)
원작, 미디어믹스에도 안 나온 독자적인 설정이 막 튀어나올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개인만족용.
별로, 좋지 않은 이야기.
귀하의 혼마루 번영을 기원합니다.
-- 혼마루를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프로젝트를 실행하고자 하오니, 내용을 검토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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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이거 줄게.
강해지는 마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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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에 관심 많은 도검남사를 한 자루 꼽으라고 하면, 언제 어디서 설문조사를 해도 순위권에 올라가는 그 이름. 그게 코테기리 고우였다. 칼인데도 춤추고 노래하는 걸 신조 삼아 스테이지 위에 서고 싶어해 도공이 다른 방면으로 이름이 높은가 의심하게 만드는 도검남사였다. 도파의 다른 검도 현현하자마자 휘날리는 벚꽃을 배경 삼아 나는 고우! 춤을 출거야, 노래 할 거야! 선전포고하면 도파의 특색이구나? 넘어가기라도 할텐데. 코테기리만 이런 의욕과 열정이 가득하고, 같은 도파인 다른 남사는 그런 코테기리에게 끌려가다보니. 본검에 유독 특이한 이미지가 쏠려 표를 모았다. 춤과 노래를 하며 스테이지에 서고 싶으면 뭘 해야겠어? 춤과 노래만큼 유행을 잘 알아야하는 게 어디있는데?
그리고 그 이미지에 부응하듯 현세 외출 허가서를 많이 낸 도검남사 순위에 코테기리 고우는 빠짐없이 들어갔다. 기억에 남을만한 퍼포먼스를 위해서는 사전 조사가 가장 중요하니까요. 정찰, 그리고 탐색만큼 중요한 게 또 어디 있겠어요? 현세에 가도 크게 튀지 않을 외모와 확실한 목적이 있다보니 사니와도 다들 흔쾌히 허가서를 수리했다. 문제를 일으킬 상대가 아니니까. 어떤 부분에서 스위치가 눌려 칼을 빼들 것도 아니고. 시선이 쏠리지도 않을 테고. 엉뚱한 말로 일반인을 곤란하게 만들지도 않을 걸. 그런 판단 하에 코테기리 고우의 외출 허가서는 쉽게 수리 됐다. 어떤 조건을 달아도 코테기리면 뭐 괜찮겠지. 수리하는 분위기가 깔려 있으니까.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걱정말고 저한테 맡겨주세요.”
사니와 동행을 필수 조건으로 건 허가서가 승인 됐다는 걸 알자마자 코테기리는 힘차게 인사하면서 방을 나갔다.
주군은 조건을 확인하고 승인한 걸까. 아니면 아무 생각없이 그런 분위기에 타 승인했다가 뒤늦게 준비하고 있을까. 어느쪽이라도 사람의 마음을 전하는 게 내 역할이니까. 코테기리는 진정하기 위해서 숨을 한 번 고르고 꼿꼿하게 어깨를 폈다. 이 현세 외출은 과장을 조금 보태서, 고우 파의 미래가 달려 있는 커다란 전환점이니까! 이 기회를 헛으로 보낼 수 없다는 마음을 담아 주먹을 꽉 쥐고 사니와를 기다렸다.
아 미안. 아니 내가 일정을 잘못 봤어. 진짜 미안, 많이 기다렸어? 숨도 못 고르고 있는 사니와의 상태를 코테기리는 재빨리 확인했다. 사니와와 지낸 세월이 다른 도검에 비해서 짧긴 하지만, 변명이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실수로 늦어 급하게 달려온 게 맞아. 안심으로 코테기리의 어깨가 살짝 내려갔다. 다행이다. 시작이 좋아. 아니에요 주군이 바쁘신 건 알고 있었으니까요. 오히려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가고 싶은 곳이 있어서…….
뭐 어려운 일이라고 그래. 진정해 페이스를 되찾은 사니와가 손을 휘휘 젓고 웃었다. 스피커가 사고 싶으면 진작 말하지 그랬어. 요즘 다 배송해주잖아. 아 이런 건 듣고 사는 게 좋나? 후보는 미리 알아봤다고 그랬지. 네, 본격적으로 스테이지 연습을 하게 됐으니까 좀 더 좋은 게 사고 싶어서요. 일단 지금 봐둔 건 이렇게 셋인데요. 내가 지각했으니까, 가격 신경 쓰지말고 좋은 거 사. 제일 비싼 거. 그렇게 말하더니 사니와는 턱을 괴고 무표정으로 쭈욱 자세한 사양을 훑었다.
자연스러운 대화와 꾸밈없는 몸짓. 지금까진 나쁘지 않아. 코테기리는 그 옆에서 화면을 보는 척 하면서 사니와를 살폈다. 왜 이렇게 눈치를 보냐고?
무라쿠모 고우가 큰 실수를 했으니까.
무슨 실수를 했냐고? 어디서부터 말해야할지 감이 안 잡힐만큼, 이 혼마루 무라쿠모 고우는 유별냈다. 모든 우부 후도 유키미츠가 인사불성인 상태로 주변을 돌아다니고. 모든 우부 야만바기리 쿠니히로가 거적을 꾹 눌러쓰며 모습을 숨기고 다니는 것처럼. 모든 우부 무라쿠모 고우는 아픈 배를 부여잡고, 사미다레를 찾는 특성이 있지만…….
이 무라쿠모는 사미다레가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임무 원정 내번, 도검남사의 본분은 물론이고. 인간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면 당연하게 해야할 행위까지 전부 다. 배가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다고. 아메씨가 없으면 복통이 멎질 않는다고 호소하면서 웅크려 앉았다. 꾀병과 중병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는 이 도검남사를, 사니와는 좋게 말하자면 용인했고 나쁘게 말하자면 방치했다.
혼마루는 일종의 단체 생활이며, 단체 생활은 한명이 빠진다고 해서 그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안 되는 법. 세 자리에 가까운 도검남사가 있는 혼마루다보니, 무라쿠모 고우의 특성은 큰 문제 되지 않았다. 같은 도파인 사미다레가 있으면 하긴 하니까. 무라쿠모가 혼자 있어도 혼마루는 잘 굴러갔고, 사미다레랑 묶어도 잘 굴러갔다.
주인은, 저걸 계속 방치할 셈인가? 뭐 본인이 아무것도 못하겠다고 하는데, 사니와군이 어떻게 하겠어? 거적을 꾹 눌러쓰고 숨어버리는 야만바기리 쿠니히로는 수행으로 자기 자신을 내보이게 되고. 인사불성으로 과거를 돌아보기만 하던 후도 유키미츠는 수행으로 미래를 향해 걷기 시작했는데. 무라쿠모 고우는 갈 곳이 없었다. 본인이 달라질 의사도 없는데. 무라쿠모의 상태를 탐탁지 않게 여겨도, 아무렇지 않게 여겨도 달라질 계기가 될만한 것을 찾을 수 없으니 용인하고 방치할 수밖에 없던 어느 날.
사니와가 무라쿠모를 호명했다. 한 손에 정부에서 온 전보를 들고.
너한테 맡길 임무가 있어.
비굴한 패배견이고 아메씨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데. 무라쿠모는 덜컥 내려온 단독 출진 명령에 당황했지만 싫다, 안 하겠다는 말 대신 아픈 배를 부여잡았다. 물건이 주인의 선택을 거스를 수 있을리가 없어서 그런 걸까. 여태까지 혼자서 아무런 실적도 성과도 못 낸게 신경 쓰여서 그런 걸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어느 쪽인지는 모르지만 당황은 해도 싫은 티를 안 내는 무라쿠모를 보고 웃었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지내고 싶진 않지?
비아냥으로 들었을까, 아니면 정곡을 찌른 걸까. 무라쿠모는 평소처럼 아픈 배를 누르고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어 알 수 없었다.
아메씨가 없으면, 나, 나, 나는 어차피…….
괜찮아.
…괜찮은지, 아닌지, 어떻게 알아?
사니와는 대답하지 않고 그냥 웃더니, 품 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불안하면 나는 많이 썼으니까. 너한테 줄게. 강해지는 마법이야.
정부에서 공문을 따로 내릴만큼 중요한 안건에 사미다레 없이 무라쿠모만 단기 출진? 지금 아루지의 판단에 불만이라도 있는 건가? 그건 아닌데. 무라쿠모에게 버거운 일 아닐까. 그럼 거기까지겠지. 그런가아. 다른 도검남사들의 수근거림, 걱정과는 달리 무라쿠모는 임무 성공과 함께 귀환했지만. 주인이 준 ‘마법’은 두고 오고 말았다.
혼마루에 있는 부적과 흡사하지만, 훨씬 낡았고 영력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 파란 부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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