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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개의 포스트
준섭은 오늘 죽는다. 아니, 정확히는. 죽을 것이다. *** 준섭은 오늘 죽는다. 그 반쯤 본능적으로 깨달은 것이었다. 왜인지는 몰랐다. 그냥 막연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태섭이와 아라를 깨우고, 그 둘이 씻는 걸을 도와주며 준섭은 생각했다. 자신은 오늘 죽는다. 그럼 그 사실을 알고도 얌전히 죽을 것인가? 대답은 아니오, 였다. 어
낮의 아이는 더 이상 사무소에 없다. 길드 또한 모르는 사람들로만 가득 찼다. 신 요코하마에서 흡혈귀를 제외한, 익숙한 얼굴들을 못 만난지 꽤 오랜 세월이 지났다. 텅 빈 사무소의 소파에 가만히 앉아 아무것도 없는 책상을 보며, 존을 쓰다듬으며, 다시 짧아진 머리를 하고, 드라루크는 생각했다. 신 요코하마를 떠날 때가 왔다고. 흠, 좋아. 이 정도면
좋아해. 처음은 비웃음이었다. 좋아해. 두 번째는 의아함. 좋아한다고. 세 번째는 알 수 없음. 좋아해, 드라 공. 네 번째는 지겨움. 좋아해. 그리고 몇 번째였지? 사랑해. 너무 많아. 나랑 함께해 줘. 기억이 잘 안 나는군. 날 드라 공한테 줄 테니 드라 공도 드라 공을 나에게 줘. 어쨌든 마지막은 체념, 그리고 수긍. 견고한 성벽이 기어코 무너지고,
드라루크, 정말 괜찮겠니? 걱정 어린 목소리가 들린다. 드라루크는 뒤돌아 웃어 보였다. 정말 괜찮습니다, 아버지. 200살이 넘은 흡혈귀에게 무슨 걱정이 그리 많은지. 독립을 하겠다 이야기를 꺼낸 순간부터 안절부절 하지 못 한 드라우스는 기어코 드라루크를 붙잡았다. 드라루크, 한 번만 더 생각해보면..., 아버지. 드라우스의 말을 뚝 끊어낸 드라루크가 웃었
대만이 애 가지고 싶어서 몰래 그러는게 보고싶음 대만이랑은 섹파였으면 좋겠다 고3때 부터 이어져온 관계. 미국에 가게 되어서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귀국할 때 마다 존나 섹스했으면 좋겠으면 대만이한테 애인이 있으면 안 하지만 이상하게 태섭이 귀국할 때 마다 애인이 없는 대만이. 분명 북산 선배동기들한테 대만이한테 애인이 있다는 소리를 몇 번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미츠이 히사시는 귀신을 볼 수 있었다. 아득히 먼 과거 할머님께서 신내림을 받으신 까닭이다. 신내림까지는 아니어도, 신기는 대물림 되어 히사시의 세대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신기가 있다고 해도 어떤 거창한 것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앞서 말했듯 아득히 먼 과거의 일이었기에 히사시의 세대에 이르러서는 아주 흐릿하게 흔적만 남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얗게 얼어붙은 숨이 흩어진다. 흰 눈이 내리는 겨울이었다. * 불어오는 바람이 매섭다. 하늘에서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대만은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코트를 좀 더 단단히 여몄다. 머리에, 어깨에, 간혹 콧잔등에. 눈이 하얗게 쌓여간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눈사람이 될 수 있을까? 허황된 상상을 해본다. 하얗게 변한 세상에 서 있는 1.
“어이, 미야기.” “예?” “손 내밀어 봐.” ……왜? 머릿속에 떠오른 의문을 삼키며 한쪽 손을 내밀었다. 손등이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내밀어진 미야기의 손을 덥썩 잡아내 반 바퀴 빙 돌린 미츠이는 손바닥 위에 작은 쪽지 하나를 올려뒀다. 쪽지? 손바닥 위의 쪽지는 정갈하게 접혀있었다. 미야기는 잠시 자그마한 종이에 글씨를 쓰는 미츠이를 생각해봤다. 진
미야기 송씨 집안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불문율이 몇 가지 있었다. 첫째, 이름이 적힌 간식은 먹지 말 것. (당연하겠지만 높은 확률로 지켜지지 않았다. 남매가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내 푸딩을 먹었니 마니 하는 일은 이제 일상이었다.) 둘째, 다 먹은 접시는 싱크대에 넣어둘 것. (태섭이 간혹 까먹고는 했다.) 셋째, 세탁기가 다 돌아가면 옷을 널어놓을 것.
미츠이 히사시 인생에서 미츠이는 세 명이었다. 첫번째 미츠이, 아버지. 두번째 미츠이, 어머니.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미츠이, 본인. 그리고 오늘. 미츠이 히사시 인생에서 미츠이가 한 명 더 늘어날 것 이다. ……아마도? * 미츠이와 미야기는 연인이었다. 사귄 기간은, 대략적으로 7년 하고도 5개월 정도. 시작은 미츠이의 졸업식이었고, 그날의 기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