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타이어라·····
당신이 그렇게 되도록 두지 않겠어.
내가, 몸을 웅크리면서 과거의 트라우마에 시달리자····· 조심히 나를 달래주던 당신. 그래. 그 순간에 깨달았어. 당신의 그 껄렁한 모습은 겉보기에만 포장된 껍데기였을 뿐이야. 본질은 이 소심한 나랑 비슷하지 않을까? 그렇게 판단한 나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스스로의 목을 옥죄어달라고 가만히 바라보는 쇼쿠마를 향해서 달려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동질감을 느낀 상냥한 내 친구에게 리타이어를 시킬 리가 없잖아. 나는, 내 소망은 말이야. 잊지 않고서, 당신들의 손을 잡고 이 모든 추억을 품에 끌어안고 싶어. 그러다가 언젠가 루프가 끝나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와게 된다면, 그땐 그런 일도 있었지! 라면서 도란도란 사담을 나누는 그러한 사이로. 너무 꽃밭 같은 이야기일까? 현실은 리타이어를 시키지 못해서 안달난 사람들이 넘쳐날 뿐이건만. 그 사람들을 나는 막지 못했으나, 적어도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당신들이라도 나는 지키고 싶으니까. 교과서가 가득 들어간 책가방을 들고선, 사정없이 당신을 내리쳤다. 나도, 나 자신에게 매우 놀랐다. 폭력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나건만, 이런 짓을 저질러서라도 막고 싶었던 건가봐. 그러니까, 적어도 내 눈앞에서 그리 허무하게 보내버리지 않을 테니까. 구질구질하더라도 이해해줘. “나,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어, 쇼쿠마. 끈기가 아주 강렬하단 말이야. 너는 이미 알잖아? 내 이런 모습을. 어쩔 수가 없지. 시, 싫더라도 이젠 우리는 서로 묶여있어. 동귀어진하지 않는 이상은 계속, 앞으로도 보게 될 테니까. 지겹지? 그러면 뿌리쳐도 좋아. 내 이런 일방적인 감정은 정말 싫을 테니까.” 본심을 다 이야기해놓고서, 그제야 망설이는 태도를 보이는 미나미 나츠메. 웃기지도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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