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루시안 말하는 방식?을 잘 몰라서 여기까지...
처음에는 그저 비즈니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가 운영하는 티 하우스에 대한 소문을 듣고 관련 사업을 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방문한 곳에서 본 것은, 이곳의 주인이라는 자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광경이었다. 아름답게 연주하는 모습에 의외다,라는 생각을 하며 맛본 차는 소문만큼 좋은 향을 품고 있었다. 제 직감이 이거다, 라 말하길래 마침 눈 앞에 있던 주인에게 거래를 청했고, 그렇게 그와 함께 사업을 하게 된 것이 이 기나긴 만남의 시작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만족스러운 거래를 했다는 것을 제외하곤, 그에 대한 어떠한 감정도 갖지 않았다.
때때로 그의 요청에 의해, 혹은 제 요청에 의해 사업과 관련된 핑계로 성사된 지속된 만남은, 이 관계에 대한 변화를 갖고 오게 만들기 충분했다. 어느 순간부터였을까. 그를 볼 때면 익숙한 감정과 함께 여러 광경이 머릿속에 펼쳐졌다. 제 아래에 깔려있는 모습, 제 앞에서 울고 있는 모습과 같은 광경 같은 것이 말이다.
‘하, 요즘 그와 만난다고 다른 시간을 내지 못한 것에 대한 욕구불만인가.’
그러나 다른 이를 품에 안았음에도 느껴지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 깨닫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건 분명하게도, 가끔 갖고 싶은 것이 생길 때마다 불쑥 고개를 드러내 보이는 소유욕이었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무언가를 원했던 적은 없었다. 당연하지 않은가? 가지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언제든 쉽게 손에 넣었던 삶을 살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제게 그를 소유할만한, 혹은 잡아먹을만한 어떠한 명분이 없었다. 이미 그와 사업을 하고 있기에 제가 대가로 제시할만한 것도, 그를 몰아세울만한 그 어떤 것도 찾을 수 없었기에, 그저 기회만을 엿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불쑥 제게 기회가 찾아왔다. 루시안, 그가 제게 술을 마시자며 권한 것이다. 본래 술을 잘 먹거나 즐기는 것은 아니었기에 굳이 찾아 먹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의 제안이 기회다, 싶어 제 집으로 초대했다. 조금 도수가 높은 와인과, 안주로 치즈와 카나페를 준비해 두고 그를 기다리니 벌써부터 제 앞에 그를 깔아낼 생각에 저도 모르게 달아올랐다.
“정말 욕구불만인가.”
라고 중얼거리다 그가 왔다는 소식에 응접실로 안내하라,고 하려다 생각을 틀어 제 침실로 안내하라고 지시했다. 그편이 더 재밌을 것 같았으니까. 이때까지만해도 이런 제 선택이 실책이 되리라곤 꿈에도 알 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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