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우디아】 만약 내일 세계가 멸망한다면

언제나와 같은 나날. 타이코우, 코우는 로쿠분기시에 위치한 서점에서 앞치마를 두른 채 책꽂이에 새로 들어온 서적들을 꽂고 있었다. 그 옆을 서점주의 딸인 아오이가 쫑쫑하고 다가오더니 그를 불렀다.

“있지, 타이코우.”

“앗짱?”

“타이코우는 ‘만약 내일 세계가 멸망한다면’ 뭘 할 거야?”

요즘 유행인 걸까? 아니면 갑자기 궁금했던 걸까? 코우는 질문과 다른 궁금증이 일었다. 어서! 대답을 재촉하는 아오이의 목소리가 없었더라면 어린아이의 질문에 옅게 미소만 짓고 있었을 터였다.

‘만약 내일 세계가 멸망한다면’.

코우에게는 고민조차 할 가치가 없는 질문이었다. 자신은 마법사인 「깨달은 달의 죽음」. 대법전의 일원이며 문호 소속의 서경이므로 그런 상황이 닥치면 다른 마법사들과 함께 세계가 멸망하지 않도록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었으며 의무를 이행하며 살아왔다. 학원—아카데미에서 학원기사단으로 활동할 때에도, 실무에 투입된 이후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하지만 아오이는 일반인—휘시코스였다. 그러니 마법사인 「깨달은 달의 죽음」에게 묻는 것이 아니란 뜻이다. 그래도 코우에게는 아오이의 질문은 간단했다.

“디아를 먼저 찾을 것 같아. 역시 사랑하는 사람과 마지막까지 함께 해야 하지 않겠어?”

코우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이와 함께 ‘끝’을 마주하길 원했다. 그걸로 충분했다. 정의감에 휩싸여 세계 멸망을 막으려고 세계를 돌아다닌다던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미 경험들이 있기 때문일지도…… 이별은 한순간이라는 것과 자신은 고독에 누구보다 취약한 존재임을 스스로 깨닫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도 자신과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리라, 확신이 들었다. 어릴 적 나눴던 맹세뿐만이 아니다. 그녀의 눈동자는 코우를 언제나 사랑하는 시선으로 가득 차 있었다. 코우는 그걸 모르는 바보는 아니었기에 그녀와 같은 디자인의 반지를 약지에 언제나 차고 있었다.

아이의 질문에 평범한 인간이라면 자신은 그리 택한다고 답했다. 마법사인 자신도 그럴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자신과 그녀의 이야기에 종장이 있다면 등장하는 인물은 서로였으면 좋겠다고, 코우는 그렇게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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