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시온 프로젝트

Elysion Project (엘리시온 프로젝트)

프롤로그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원하고 바랬을거다. 더 이상 괴롭지 않는 삶이 왔으면 하는 꿈을, 행복해질수 있는 낙원같은 세상에서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따윈 냉정하기 그지 없는 법. 너무나도 상황이 괴롭고 슬퍼서, 제아무리 그렇게 원하고 빌어본다 하더라도 그딴건 아무런 소용 없는 꿈이자 환상이나 다름없다.....그렇기에 지금도 이렇게 죽지못해 살고있는 신세로 살아가고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아주 가끔이지만 이런생각을 하게된다. 만약....만약 이런 세상일지라도, 지옥같은 현실일지라도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런 우리들를 구원해주는 자가 있다면......

*

'후우....대충 이정도면 다 된건가?'

오늘은 생각보다 일이 많았다. 방과후때 반납 받은 책들을 정리하고 책꽂이에 다시 넣는것을 시작으로 이번에 새로 들어온 책들과 폐기해야하는 책들 알아보기, 다른 학생들이 읽었던책을 다시 분야별로 나눠서 각 분야의 책들을 배열하는것까지. 게다가 하필이면 오늘 도서부원이 나밖에 없는지라 그걸 하나같이 전부 내가 하느라 힘들어 죽는줄 알았다.

일을 대충 다 끝내고 손목에 찬 시계를 보니 슬슬 도서실 운영시간이 다 되어갔다는걸 알게되었고 이제 슬슬 마무리 정리만하고 돌아가려는데 어디선가 다른 학생 3명정도가(참고로 우리학교는 여고다.) 떠들고 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들어보니 분명 도서실에 왔으면서 정작 책은 안보고 서로 수다 떠느라 문닫는 시간이란것도 모르고 있는거겠지.

"짜증나....."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떠드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갔고 하얀 머리를 뒤로 넘기면서 내가 온 것을 알게된 그들에게 한 소리 했다.

"거기 당신들, 죄송하지만 도서실 운영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그만 나가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아까부터 도서실에서 계속 떠드시던데 다음부턴 그러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말하고 카운터로 돌아갈려는 찰나, 문득 그 애들이 하는 소리가 내귀에 들려왔다.

"방금 그 애....1학년에 소문의 그 '리라'맞지? 그 왜 '설원의 얼음 장미'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맞아, 성적 물론이요. 운동신경도 엄청 좋은데다 얼굴까지 미인, 게다가 도저히 우리랑 같은 학년이라곤 안느껴지는 강렬한 카리스마와 포스의 소유자.....오죽하면 왠만한 일진들도 쟤한테는 꼼짝을 못하는것은 기본에 아예 건들지도 않잖아?"

"근데, 아무리 우리가 좀 예기하느라 시끄럽게했어도 그렇지 좀 부드럽게 말해주면 어디 덧나나? 별명 만큼이나 성격 꽤 까칠한 애라더니 그 소문이 사실이었네. 지금보니깐 눈매도 꽤 사납고...."

"누가 성격 까칠하다고요? 그리고 눈매 사나운거에 댁들이 뭐 보태준거 있습니까?"

다른 애들이 하는 예기를 듣다가 마지막 말에 순간 욱해서 그렇게 말하니 그 3명은 '히익'하는 소리와 함께 겁먹고 서둘러 자기들 가방 챙기고 도망치듯이 도서실을 나가버렸다.

"후우....."

마음같아선 저것들한테 욕이라도 한번 했으면 좋겠지만 그런다고 바뀌는건 없는지라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미처 못한 마무리 정리까지 끝낸후 나도 도서실을 나와 이어폰을 꺼낸뒤 음악이나 들으며 집에나 가기로 했다.

그렇게 하교를 하지만 자꾸만 아까전에 그 애들이 하는 예기가 떠올랐고 그러다 안좋은 기억까지 떠오르면서 어떻게든 잊기위해 휴대폰의 음량을 높이고 빠르게 발걸음을 옮겨 집으로 갔다.

'이딴 세상에서 살아가는 데에 누가 어떻게 뭘하든지간에 바뀌는것도 없어. 설령 무슨일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그렇게 음악을 들으면서 집에 도착하였고 문을 열고 현관에 들어오니 어째선지 향긋한 음식냄새가 나고 있었다.

"하아....또야?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

곧장 신발을 벗고 주방에 가보니 정장차림에 앞치마를 하고 저녁준비를 하고있는 누군가가 있었다.

나와 같은 하얀 머리, 하지만 보라색의 눈동자를 가진 나와는 달리 맑고 반짝거리는 마치 흑진주 같은 검은 눈동자를 가진 무척이나 아름다운 사람.

"어머, 왔니? 마침 저녁준비 다되어가는데..."

 '레티시아 폰 아달베르트'....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내가 의지할수 있는 하나밖에 없는 우리 언니....레티시아 언니는 나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언니이다. 비록, 우리 할아버지의 사촌형의 딸로 내 기준으로 하여 촌수를 따지면 대략 육촌 정도 되는 먼 친척이지만 나에게 있어서 레티시아 언니는 친언니나 다름없는 존재이다.

내가 5살때 부모님은 사고로, 9살때 할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시고 본가의 친척들에게도 버림받은 몸이었던 나를 가족으로 받아준 사람은..... 오직  레티시아 언니뿐이었으니깐.

"것보다 언니....오늘 저녁식사 당번은 나였잖아? 근데 왜 언니가 저녁 준비를 하고있는거야? 저번에도 그러더니...."

"미안해, 오늘 일이 일찍 끝나다보니. 집에와보니 너도 오늘 늦는거 같아서 미리 준비하고있었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차피 말해봤자 언니는 그만 둘 사람이 아니고 이미 저녁준비도 다한 상태인지라 그냥 포기하고 잠깐 방에 들어가 평상시 입는 옷으로 갈아입고 조금이라도 언니일을 거들어주고 저녁을 먹기로 했다.

"아, 그러고보니 이번에 네가 새로 낸 책. 재밌다고 호평이 많더라. 기존에 쓰고있는 시리즈의 새편도 언제나 최고라고 하고.  그래서 언니도 서점가서 한권 샀어."

"그래? 그럼 다행이긴 한데 언니 또 굳이 서점가서 책 산거야? 그런건 내가 출판사에 부탁해서 받아올수 있는데...."

"하지만. 리라 네가 열심히 쓴 소설인데 언니로써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싶은걸."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하여간 우리 언니지만 못말려요 진짜."

그래도 기쁘면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론 늘 이렇게 나를위해 해줘서 미안하단 생각도 들었고 언니는 이런 내맘을 눈치챘는지 괜찮다고 말하는듯이 조용히 미소지었다.

아. 여담으로, 이 예기 듣고 대략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나와 언니가 대화하는 내용대로 이래뵈도 나는 학생과 동시에 소설가로도 활동하고있다. 자랑으로 들리겠지만 제법 유명하달까?

아무튼 그뒤에도 이런저런 예기를 나누며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다 끝낸뒤 목욕을 하고 내 방으로 돌아왔다.

'잠깐 쉬었다가 오늘은 가능한 복습이랑 간단하게 소설 다음권 구상만 하고 자야지. 오늘 너무 고생했어...'

그렇게 생각하면서 침대에 누우면서 휴대폰을 들여다보는데 인터넷 뉴스며 sns며,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는 어느 인공지능 버츄얼 아이돌에 관한 예기로 떠들썩했다. 

"그러고보니 요즘 학교랑 거리에도 온통 이 애의 관한 예기뿐이던데....진짜 엄청난 인기구나....듣자하니 싱크홀 사건 이후로 떠들썩하던 시기에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올랐다고 하던데...."

참고로 그 유명세를 누리고있는 버츄얼 아이돌의 이름은 '이브'. 그녀는 최근 프로그램 사업으로 급부상중인 재단 '고페르 재단'에서 만들어낸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라고 하는데. 듣자하니 그 고페르 재단이란 곳에서 그 프로그램을 필두로 한 어느 프로잭트를 시행한다고 한다.

과거 도시 주변에 거대 싱크홀이 생긴 사건이 있었는데 마침 그때 이브가 대뷔함과 동시에 버츄얼 자선라이브라는 굉장히 획기적인 일이 있었기 때문에 평소 유행에 관심이 별로 없던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고보니 오늘 선생님에게 예기하셨던 그 재단에서 주최하는 프로젝트에 동의할지 안할지에 대해 결정하라고 한거....지금까지 까맣게 잊고있었네....일단 선생님한테는 내일까지 생각해보고 결정하겠다고 하기는했는데.....어떡하면 좋지....'

실은 오늘 학교에서 담임선생님이 나와 할예기가 있다고 해서 처음에는 상담같은건가 했다. 하지만 사실은 나에게 고페르제단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되는 기회가 오게 되었고 선생님은 나에게 어떻게 할것인가 안 할것인가하는 내용의 이야기를 했었다. 그 프로젝트에 참가하겠다고 하면 학교에서도 이것 저것 해야 할 일이 많이 생기니깐.

그리고 이 프로젝트 건을 수락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엄청난 혜택과 후원을 준다고 해서 누구나 그 재단의 참가를 바라고 있고 나도 그 엄청난 혜택과 후원을 생각하면 당장 하겠다고 하겠지만....이 건을 수락하게 되면 언니랑은 당분간, 아니 한동안은 연락을 거의 못하고 지내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기에 그것이 가장 걱정이 된다. 레티시아 언니는 일 할때면 모를까 집에서는 조금 덜렁이에 천연기질이 있어서 과연 나 없이 잘 지낼지 모르겠다. 뭐 언니도 이제 28살이니 괜찮을지도 모르지만......그래도 역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을 가지고 언니와 상의를 하자니 언니는 늘 내 결정에 존중해주니 분명 내가 원하는대로 하라고 말할게 뻔할 뻔자다....물론, 내 결정을 존중해주는 것은 좋지만 적어도 조언정도는 해줬으면 하는데...... 

"하아....진짜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일단 시간도 생각보다 많이 지났고 할일도 있으니 그것부터 다 끝내고 마저 생각해....."

그런데 갑자기 휴대폰 화면에 노이즈가 일어나더니 그대로 화면이 나가버렸는데 순간 혹시 바이러스인가 싶어 어것저것 눌러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또다시 노이즈와 함께 화면에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비치는것을 보았다.

".......?!?!"

깜짝놀란 나머지 폰을 던지다시피 멀리 떨어트렸고 존재하진 않겠지만 설마 유령....?! 인가 싶어 일단 용기를 내어 다시 휴대폰을 집는데 그 순간 노이즈를 비롯한 흐릿한 실루엣과 함께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 무서워하지 않아도되 나는 너를 도와주기위해 온거니깐."

나를 도와준다고.....? 그게 무슨.....

그 말 직후 갑자기 폰 기능이 어느정도 되살아났는데.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은게 많았지만 일단 폰 액정을 두들기며 너는 누구냐고 물어보니 예상치 못한 대답이 찾아왔다.

"내 이름은.... '이브' 모두를 행복하게 하기위해 태어난 존재....."

이브....라니 설마 그 이브?!

"너는 [에덴]에 선택받은 사람....그러니 꼭 오길 바래.

나는 '그 곳' 에서 기다리고 있을테니깐...."

그 말을 끝으로 그녀의 모습과 목소리는 사라졌고 휴대폰도 원래대로 돌아왔다.

처음엔 내가 무슨 꿈이라도 꾸는건가 했지만 얼굴을 꼬집어보니 아픈걸로 보아 아까전 그게 꿈이 아니었다는것을 확실히 알수있었다.

그리고....그날을 기점으로 내 인생은 완전히 바뀌어가기 시작했다는것을 암시하였으며 그 프로잭트에서 그런 엄청난 경험을 하게된다는것을....이때 당시에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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