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結斷 :: 자신을 마주하는 법

성장 로그 (2) :: Ling Xiao Lily Lietz

사람은 한 번 무지에서 벗어나면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방으로 들어오니 활짝 열린 창문에서 꽃내음을 담은 바람이 살랑 불어왔다. 불어오는 바람에는 미세한 열기가 담겨 있었다. 이제 곧 더워지려나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자신의 방 한 가운데에 위치한 커다란 창 앞으로 따뜻한 차와 다과가 담긴 트레이를 가지고 갔다. 자신이 가져다 드리겠다며 한사코 손에 쥔 트레이를 넘겨주지 않으려던 가정부에게서 기어코 뺏어든 트레이였다. 여전히 자기를 과보호하려는 습관에 기가 질려 작은 한숨을 뱉고는 조심스럽게 창턱 위로 트레이를 올려놓고 창 밖을 바라보았다.

이곳은 링을 위해 부모님이 만들어주신 특별한 장소였다. 방문을 열면 보이는 벽에 위치한, 3분의 1을 차지하는 커다란 창은 깊게 파여있어 창턱에 앉을 수 있도록 설계 되어 있었다. 밖에 잘 나가지 못하는 링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창이었다.

링은 가벼운 몸짓으로 창턱 위로 올라가 앉아 양다리를 몸쪽으로 끌어 안고 웅크렸다. 보이지 않는 눈을 굴려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보이는 건 없었지만 밖에서는 부산스러운 직원들의 소리가 들렸다. 일하는 데 그리 잡담이 필요한가, 그 소리가 거슬렸다. 거슬리는 소음을 피해 귀를 막으면 아카데미에서의 생활이 떠올랐다.

예민한 귀를 들끓는 소란스러움. 26명이 모여 시끌시끌했던 소음들은 어째서 거슬리지 않았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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